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29 조회수1,935 추천수12 반대(0)

금으로 천사를 만들 수도 있고, 마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천사도 본질은 금이며, 마귀도 본질은 금입니다. 천사도 다시 금이 되고, 마귀도 다시 금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러 조건이 맞아서 인간에게 전해졌고, 지구촌 곳곳으로 퍼졌습니다.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는 생명활동의 원천이며, 생명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모두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왔습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가축을 대규모로 양식하면서 바이러스는 더 많이, 더 넓게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과정을 알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주변의 사람에게 전해지고,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는 치료제가 개발되면 더 이상 바이러스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감추고 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감추고 숨기면 더 빨리, 더 멀리 전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잠복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추고 숨기기 때문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가 트랙터를 동원해도 막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좀 더 빨리 알렸다면, 국제사회의 도움을 청했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머물 수 있었을 겁니다. 병은 알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야 치료제를 만들 수 있고, 더 멀리 퍼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지나친 공포와 두려움이 있습니다. 공포와 두려움은 바이러스처럼 퍼져서 우리 안에 있는 자비심을 병들게 합니다. 손을 자주 씻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감염이 되었다고 해도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은 죄를 지은 것이 아닙니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연대하면 감염된 사람은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어,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진천과 아산의 주민들은 우한에서 온 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교민들은 2주간의 격리 생활을 거친 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서 치료받고 완치된 중국인은 한국의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몸은 각 지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지체는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지체로 이루어져있지만 우리는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지체는 서로 다투는 일이 없습니다. 서로 자랑하는 일도 없습니다. 한 마음,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참 외로운 별입니다. , , , , 나무, 사람은 지구라는 몸의 지체입니다. 우리는 하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심장에서 만들어진 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해지듯이, 지구가 만들어주는 물과 공기는 지구의 지체인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을 병들게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악으로부터 오는 유혹입니다.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다음에 하지!’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음에 하지라는 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습관을 고치겠다고 하지만 다음에 하지라는 이 유혹 때문에 3살 버릇 80까지 가기도 합니다. 아직 기회가 있다고, 아직 시간이 있다고 그래서 다음에 하자고 미루는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기도 하고, 하늘로 가는 기차는 떠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도 다 그러는데!’입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세상 사람들도 다 그렇게 적당히 법을 어기고, 양심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니까 나도 그래도 된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닮아야 하는 분이 있다면 하느님을 위해 희생하고 목숨까지 바치는 사람들을 닮아야 할 것입니다. 이웃을 위해서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 10년 째 몸져 누워있는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남편,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성당의 화장실을 깨끗하게 치우고 성체조배를 하고 가는 형제를 닮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따르고 닮아야 하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여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나는 안 돼!’입니다. 베드로 사도도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반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절망을 버렸고 희망을 가졌기 때문에 회개 할 수 있었고, 다시금 주님의 커다란 사랑을 받아 교회의 큰 별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희망을 버렸고 절망을 가졌기 때문에 구원의 빛을 볼 수 없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악의 세력은 나는 안 돼!’라는 유혹으로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자녀를 키울 때도 그렇습니다. ‘너는 안 돼!’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움츠러들며 패배의식을 갖고 성장합니다. 그러나 너는 잘 할 수 있어, 잘 될 거야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실패와 좌절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것을 봅니다.

 

성서의 말씀을 보면 훌륭한 학식이나 능력으로는 유혹을 이길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만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유혹을 이길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할 때 우리는 물질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할 때 우리는 교만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할 때 우리는 권력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님께 의지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 삶의 유혹을 이겨내고 주님의 충실한 자녀가 되도록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