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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후의 심판 묵상 2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2 조회수1,846 추천수1 반대(0) 신고

 

 

신부님,

 

책을 읽다가 우연히 마태복음 25장 최후의 심판을 다시 읽어 봤습니다. 워낙 제목도 강렬하고 워낙 유명한 부분이라 잘 알려져 있어 왠만하면 누구나 잘 아는 대목입니다. 근데 저는 오늘 한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잠깁니다. 그걸 잠시 나누려고 합니다. 시시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의인들에게 칭찬을 하면서 내가 뭐 했을 때 하시면서 반복적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러다가 37절부터는 의인들이 주님, 저희가 언제라는 말을 하면서 주님께 자신은 모르는 일처럼 생각해서 되묻는 형식으로 주님께 여쭤봅니다. 저는 여기 이 대목에서 색다른 묵상을 한번 해봅니다.

 

사실 시점이 성경 제목처럼 최후의 심판입니다. 사실 말처럼 이젠 어쩌면 마지막 심판이라 자신이 세상에서 살은 삶에 대해 심판을 최종적으로 받는 시점일 겁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자신이 인간적으로 선하게 살았다 하더라도 인간적인 기준에서는 선할 수는 있어도 하느님 기준에서는 선한 삶을 살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심판 때에는 자기에게 어떤 심판이 내려질지 막연한 두려움에 쌓인 채 하느님의 심판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두려움 반, 또는 천국에 대한 희망 이래저래 가슴 떨리는 심정일 겁니다.

 

근데 이제 드디어 심판이 내려져 의인으로 구분되어 창조 전부터 예비한 나라를 차지하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습니다.  만약 일반적으로 보통 이런 말씀을 듣게 된다면 보통 그런 상황에서 그런 심판을 받게 되는 사람의 심리를 살펴본다면 일단 감사합니다. 하느님, 하면서 넙죽 절을 하며 감사함을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머리카락 수도 헤아리시는 분이시고 모든 걸 정의와 공정의 관점에서 심판하실 텐데 그때 심판 때는 그르침이 없으실 거라고 생각한다면 설사 자신이 자신을 되돌아봤을 때 그런 심판을 받을 만한 자격이 미달된다고 생각이 들지라도 그냥 단순히 기쁘게 받아들일 겁니다.

 

근데 37절부터 보면 언제 저희가 , 언제 저희가 하면서 오히려 주님께서 자기들이 누릴 심판의 결과에 대한 원인, 해명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며 반문을 주님께 하십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봤습니다.

 

왜 이 사람들은 물론 성경에서는 의인으로 등장하지만 그런 의문을 제기했을까 말입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역시 의인은 의인이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자신에게 어떤 하느님의 심판이 내려질지 긴박하고 절체절명의 순간인데 그 상황에서 좋은 심판이 내려졌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그런 판결을 인용하는 행동이 취해지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걸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국 이런 사람을 왜 의인으로 심판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성경에는 우리가 지상에서 행한 행실대로 갚아준다는 표현처럼 행실대로 공과를 저울질하셔서 판단하셨겠지만 그때 의인들의 반응을 보면 최후의 심판 그런 긴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생각했을 때 자신에게 주어진 심판의 결과가 과분하다고 생각했고 또 자신은 세상에서 살면서 지극히 작은 이에게 행한 게 예수님께 행한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기에 오히려 예수님께 반문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 의인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마음 바탕의 깊은 내면에는 살아있는 양심이 있었고 그런 양심을 가진 사람이기에 결국 예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의인의 기준에 맞는 사람들이라 그런 심판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내용이 좀 두서가 없습니다. 저는 순간 언제라는 이 말에서 묵상거리가 생각나서 잊어버리기 전에 메일로 그냥 신부님 생각나는 대로 폰으로 보내드리는 겁니다. 원래 렉시오디비나에서 하는 묵상은 성경 주석으로 신학적으로 해석하며 하는 성경 접근 방법과 다르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터무니없는 내용만 아니라면 묵상이 어떤 기준 틀 안에 들어가야만이 제대로 된 묵상이라고 단정짓지는 않는 것 같아서 저 나름 그냥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 겁니다. 물론 많이 부족합니다. 이걸 감안해서 보셔야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신부님으로부터 온 답장

 

강만연 베드로 형제님, 

 

묵상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늘 그 복음을 접할때마다 정말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가장 작은 이에게  해주는거구나 하면서 그렇게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형제님 묵상글 읽으면서 동감이 크게 갑니다.

 

보통 자신에게 좋은것을 주면 그냥 넵다 받을것인데, 그들은 반문합니다. 저희가 언제 주님께 그렇게 해드려냤고요. 형제님 말씀대로 정말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의인들은 마음이 겸손하고 소박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뭔가 조금 선한 일을 하면 그것에 대한 갚음을 바라거나 아니면 은근히 마음속에 그에 대한 만족감을 가질텐데요. 

 

마음이 가난한 의인들은 당연히 당신들이 해야할바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에 조금이라도 자신이 뭐를 했다는것을 두지 않아서, 아버지 심판때 그와 같이 질문하는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맨날 듣는 복음이지만 또 다르게 와 닿네요. 우리도 늘 선을 행하면서도 저런 의인들과 같이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할일을 했을뿐입니다라는 마음으로 삽시다.

아버지 저와 베드로 형제님에게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마음을 주시고 당신이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시는 일을 혼연히 해나가게 하소서. 당신 뜻을 이루는것이 저희들의 상급이옵니다. 아멘. 

묵상글 고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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