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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4/5]/아브라함[1]/창세기 성조사[3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2 조회수1,74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6.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4/5]

 

그러자 라반과 브투엘이 대답하였다. “이 일은 주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우리가 당신에게 나쁘다 좋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레베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가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당신 주인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십시오.” 성경에는 이 대목에서 그러자 라반과 브투엘이 대답하였다(24,50).’ 라고 언급되어있다. 과연 이 표현이 적절할까? 대부분의 성경학자들은, 이는 성경 최초 편집자의 큰 오류라나.

 

지금 아브라함의 종과 대화하는 이는 브투엘의 아들 라반이다. 설사 브투엘의 이름이 정확하다 하더라도, 아들 이름 다음에 아버지의 이름이 나열되는 것은 고대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이스라엘처럼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더할 게다. 그래서 라반과 브투엘을 '라반과 집 식구들, 이를 바꾸어 소개하기도 한단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의 종이 레베카의 집을 찾았을 때는, 그녀의 아버지 브투엘은 이미 죽고 없음을 암시한다. 이 사실을 어머니 집 식구들‘(24,28)에서도 인지할 수 있다. 그래서 아버지가 없는 집안에서 출가하지 않은 딸에 대한 권리와 의무는 자연히 맏아들의 몫이다. 그래서 라반이 동생 레베카의 혼사 문제를 관여하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브라함의 동생 나호르 족보에 관련되어서는 몇 가지 더 오류가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 이야기에 있어, 그 진의를 확인한 후에 계속 이야기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 라반과 레베카는 브투엘의 자식으로 남매지간이다(24,15.24.47.50; 25,20; 28,2-5). 그런데 이사악과 레베카의 혼인 문제를 다루는 이 대목에서 이들 남매를 브투엘의 자식이 아닌, 할아버지 나호르의 아들과 딸로 설명되기도 한다(24,48; 29,5). 이는 성조사 전체를 보면 잘못된 기록이다. 그러기에 이 내용을 매번 수정하는 것은 피하고, 여기에 이렇게 그 사실만을 간단히 기록하는 것으로 한다.

 

아무튼 아브라함의 종은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담은 이야기에 이 일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것이기에, 우리가 나쁘다 좋다 말할 수가 없으니 레베카를 데려다 가서, 그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당신 주인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십시오.”라는 그들의 말에 땅에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하였다. 드디어 종은 혼사 문제에서만은 주인에게 받은 사명을 완수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준비해 온 선물인 금은 패물과 옷가지를 꺼내어 레베카에게 주고, 또 그녀의 오빠와 어머니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종과 그의 일행은 먹고 마신 뒤 그곳에서 밤을 지냈다. 이튿날 아침, 모두 일어났을 때에 그 종이, “제 주인에게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자, 레베카의 오빠와 어머니는 저 애를 다만 며칠이라도, 열흘만이라도 우리와 더 머물게 해 주십시오. 그런 다음 가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가 대답하였다. “저를 붙잡지 말아 주십시오. 주님께서 제 여행의 목적을 이루어 주셨으니, 주인에게 하루빨리 이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저를 보내 주십시오.”

 

그래서 그들이 그 애를 불러다가 직접 물어봅시다.” 하고는, 레베카를 불러 그에게 이 사람과 같이 가겠느냐?” 하고 묻자, 그가 가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누이 레베카와 그의 유모를 아브라함의 종과 그 일행과 함께 보내면서, 레베카에게 축복하였다. “우리 누이야 너는 수천만의 어머니가 되어라. 너의 후손은 적들의 성문을 차지하여라.” 우리는 이 축복을 통해서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멀리 떠날 때, 고대 세계에서 어떻게 복을 빌어 주었는가를 알 수 있다.

 

레베카는 몸종들과 함께 일어나, 가족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남편 될 이사악을 만나러 낙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나섰다. 아브라함 자손들의 친족끼리의 결혼은 이렇게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나중에 이사악의 아들 야곱도 아내 될 여자를 친족 중에 찾고자 떠난다(28,1-2). 또 성경 곳곳에 이스라엘 백성이 이방인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을 아주 엄하게 강조한다(판관 14,3; 1열왕 11,1-2; 말라 2,11 참조). 후에 바오로 사도도 그리스도인들끼리의 결혼을 강조하게 될 것이다(1코린 7,39; 2코린 6,14).

 

사실 아브라함의 모든 재산을 맡아보는 가장 늙은 종은 행동하기 전에 꼭 기도한다. 응답할 때까지 꾸준히 기도한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믿는 이었다. 하느님을 섬기고 산 아브라함 주인 못지않게 그도 하느님을 섬겼다. 이렇게 그는 그분의 섭리를 믿고 그분과 지속하게 대화하며, 그분이 끝내 모든 것을 좋게 이끌어 주신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이리하여 그는 레베카를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37.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5/5]'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레베카,브투엘,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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