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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4 조회수2,034 추천수13 반대(0)

음식점에 가면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옵니다. 메뉴를 보면서 가격도 보고, 음식의 종류도 보고, 함께 한 사람과 메뉴를 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꼼꼼하게 메뉴를 보고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가격을 먼저 생각하고 음식을 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남들이 정하는 음식을 따라서 정합니다. 저는 꼼꼼하게 메뉴를 보고 결정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정한 걸 따라서 정하곤 합니다. 생각보다 맛있는 경우도 있고, 생각보다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톨릭 평화신문에서 일하면서 평화신문이 영적인 메뉴판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꼼꼼하게 읽으면서 신앙에 도움을 받습니다. 어떤 분들은 관심 있는 부분만 읽으면서 신앙에 도움을 받습니다. 어떤 분들은 바쁘기 때문에 평화신문이라는 영적인 메뉴는 보지만 제대로 읽지 않습니다. 좀 더 좋은 메뉴를 준비해서 많은 분들에게 영적인 기쁨을 주고 싶습니다. 매주 수요일이면 따끈따끈한 신문이 나옵니다. 2시간 정도면 신문의 모든 내용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사목체험, 강론, 독자투고,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교황님 소식, 교회 소식, 영성 등 다양한 메뉴가 있습니다.

 

요즘 제가 관심을 가지고 읽는 메뉴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창훈 소장의 사도행전 이야기입니다. 4월에 사도행전의 무대인 그리스, 터키성지순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욕에서 가브리엘 행전을 쓰고 싶어서입니다. 사도들이 복음을 선포한 곳은 결코 편하지 않았습니다. 강도를 만나기도 했고, 이교도에게 끌려가기도 했고, 믿는 사람에게 배신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곳곳에서 천사들을 만났고, 협조자를 만났습니다. 이창훈 소장님의 사도행전 이야기를 읽으면서 2000년 전의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종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 132약전입니다. 순교자들의 이야기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5대째 천주교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난 저의 집안의 이야기였습니다. 순교자들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뎌진 저의 신앙을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형제가 순교하기도 했고, 아버지와 아들이 순교하기도 했고, 부부가 순교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순교자들은 스스로 체포되기도 했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순교를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사도행전 이야기와 순교자들의 약전은 제게 용기를 주었고, 제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험한 파도를 헤쳐 나가는 배를 생각합니다. 노를 젓는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이 하고 싶을 때 노를 젓는다면 배는 험한 파도를 뚫고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배는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난파할지도 모릅니다. 파도가 거셀수록 함께 힘을 모아 같은 방향으로 호흡을 맞추어서 노를 저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여러분이 바라는 대로 이웃에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두드리고, 찾고, 열어야 하는 것은 바로 생명에 대한 사랑입니다. 모든 이에게 모든 이가 되어주는 헌신과 봉사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믿음입니다.

 

기도는 아침을 여는 열쇠고, 하루를 닫는 자물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기도로 하루를 마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가 늘 함께 할 것입니다. ‘주님, 제가 부르짖던 날, 주님께서는 제게 응답하셨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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