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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크투라에게서 얻은 아브라함의 자손/아브라함[1]/창세기 성조사[3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4 조회수1,49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8. 크투라에게서 얻은 아브라함의 자손

 

아브라함은 다시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그의 이름은 크투라였다. 사실 이 크투라는 꼭 사라가 죽은 후에 재혼하였음을 가리킨다고는 보기가 어렵다. 그녀 역시 하가르마냥 소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에게는 소실이 몇 있었던 모양이다(25,6). 아무튼, 크투라는 아브라함에게 지므란, 욕산, 므단, 미디안, 이스박, 수아를 낳아 주었다. 욕산은 세바와 드단을 낳았다. 드단의 자손들은 아수르인, 르투스인, 르옴인이다. 미디안의 아들들은 에파, 에페르, 하녹, 아비다, 엘다아이다. 이들 모두가 크투라의 자손들이다.

 

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크투라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성경에서는 다른 그 어떤 증언을 찾을 수 없다. 크투라는 향 거래에 종사했던 아랍 부족들의 여성 족장의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녀에게서 난 자손들이 사는 지역은 향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크투라는 또 지역을 암시하기도 한다. 여기에 언급된 열여섯 개의 이름 가운데 어떤 이름들은, 시리아와 아랍에 있는 지역이나 부족을 가리키는 이름들이다.

 

또한 아브라함의 이 족보에서는, 이스라엘과 미디안 사이의 미래 관계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사실을 말해 준다(탈출 2,15 참조). 미디안 족은 아카바만 동쪽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던 하나의 정치 집단으로 알려져 있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미디안은 기원전 13세기에서 11세기 사이에 번영을 누리고 큰 세력을 떨쳤다. 파라오 공주의 아들이 된 모세가, 마흔 살 때 이집트인을 죽여 도망친 곳이 미디안 땅이었다.

 

이로 인해 결국 모세는 그곳에서, 미디안 족의 사제 이트로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는 그 땅에 사는 이들이 크투라와 아브라함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들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리라. 따라서 모세의 아내 치포라 역시 이방인이 아닌 아브라함의 자손이었음을 알게 한다. 이렇게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과 미디안이 상당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사실 고대 세계에서는 아버지가 죽기 전에 아들들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본처의 아들들은 확실한 몫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첩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유언에 달렸다. 아브라함은 자기의 많은 재산을 이사악에게 물려주었다. 그리고 그는 또 소실들이 자기에게 낳아 준 아들들에게도 한몫씩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그런 다음 아브라함은 죽기 전에, 그들을 이사악에게서 떼어, 동쪽 곧 동방의 땅으로 내보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아브라함에게는 여러 아내가 있었음을 알 수가 있으나, 하가르와 크투라 말고는 성경 다른 곳에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는다. 이처럼 아브라함이 유언으로 여러 소실에게서 낳은 자식들을 동방의 땅으로 내보낸 것은, 사라에게서 난 이사악만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유일하게 축복받은 상속자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동방을 뜻하는 히브리 말 케뎀을 지명으로 이해하여 케뎀 땅으로 옮기기도 한다. 이 경우 케뎀은 이스라엘 북동쪽에 있던 지역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아브라함은 유일한 상속자 이사악에게는 많은 재산을 물려주었다는 거다. 그리하여 이사악을 다른 자식들을 구별하여, 이스라엘 후손의 종족 보존을 굳게 지키도록 했다. 심지어는 이사악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든 이스마엘의 후손과도 섞이지 않도록 하였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여러 차례 강복을 주시면서, 그를 민족의 아버지로 널리 이름을 떨치게 하셨다. 그리고 그로부터 온 인류에게 복을 내려주셨다. 그는 또 상속자 이사악에게도 하느님께서 많은 복을 내려 주시기를 간곡히 빌어 주었다. 이렇게 아브라함은 한껏 장수를 누린 노인으로 살다가, 선조들 곁으로 편안히 떠나갔다.[계속]

 

[참조] : 이어서 '39. 아브라함의 죽음'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크투라,미디안,케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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