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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제1독서(에스테르4,12.14-16.23 -25)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5 조회수1,402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제1독서(4,12.14-16.23 -25)

 

에스테르기는 표면상 푸림절의 기원 밝히기 위해 쓰인 책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푸림절은 종교 축제라기보다는 세속 축제 분류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유다인들은 이 축제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에 이 에스테르기를 낭독하는데 낭독 도중에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은 하만의 이름이 나오면 야유하는 소리를 내지른다.

 

푸림절은 유다교 축제의 특징인 거룩함과 경건함과는 거리가 먼 일종의 카니발이다. 이 축제에는 기도나 제사와 같은 종교적 행사는 없고 많은 사람들이 기이한 옷을 입고 가면을 쓴 채 마음껏 먹고 마신다.

 

푸림절은 본디 이스라엘이 아니라 바빌론에 기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모세 오경에 언급되지 않은 축제는 이 푸림절뿐이다.

 

푸림은 바빌론의 아카드어 푸루(운명 또는 주사위)라는 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니산달에 지내던 바빌론의 신년 축제를 페르시아인들이 이어받아 즐기던 것인데 수사의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 에스테르와 모르도카이의 이야기를 첨가해서 자기네 축제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에스테르기의 히브리어 성경 본문은 두 가지 신학적 어려움 안고 있다.

하나는 하느님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인종 학살의 잔학상을 정당화 또는 경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는 전통 신앙에 충실한 유다인들에게 걸림돌이고 후자는 양식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걸림돌이다.

 

히브리어 구약 성경에서 하느님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책은 아가와 에스테르기뿐이다. 그래서 이 두 책을 유다교 정경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신학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스어 칠십인역(LXX)의 에스테르기는 167절로 된 히브리어 성경에 하느님의 주권과 율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107절을 더 보탠다. 이로써 에스테르기가 히브리어 성경 정경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어느정도 완화 수 있었다.

 

동방 그리스도교(정교회)는 이 칠십인역 에스테르기를 정경으로 받아들이고 로마 가톨릭에서는 제2경전으로 이 본문을 받아들인다.

이것을 새 번역 <성경>에서 칠십인역 에스테르기 본문(그리스어 본문)에 대하여 해당 절 바로 옆에 동그라미 안 숫자(①,②등)로 표현한다.

다시말하면 오늘 독서같은 그리스어(희랍어)로 씌여진 제2경전은 개신교 성경의 에스테르기에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제 에스테르기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면서 오늘 독서의 말씀으로 돌아가자.

때는 크세르크세스 임금 시절이었다. 임금을 해치려는 두 내시의 음모를 적발한 공으로 모르도카이 임금의 신임을 받자 이것을 질시하는 아각 사람 하만 모르도카이와 그의 겨레를 없애 버리려고 노리고 있었다.

 

어느날 임금이 장수들과 대신들을 불러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술취한 임금은 왕비 와스티에게 왕관을 쓰고 연회장에 나오도록 지시하였다.

미드라쉬에 보면 이때 임금은 왕비가 벌거벗은 채 왕관만 쓰고 나올 것을 명한것으로 풀이한다. 왕비가 이를 거절하자 임금이 격분하고 결국 왕비를 폐위한다. 그리고 사촌 모르도카이의 양녀가 된 유다인 처녀 에스테르 페르시아의 새 왕비로 뽑힌다.

 

에스테르 후견인 모르도카이 임금의 총애를 받고 왕궁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굳혀가는 사이에 아각 사람 하만이라는 자가 재상 자리에 올라앉게 된다.

임금은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시종들에게 하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해야 한다 명했는데 다른 시종들과는 달리 모르도카이 하만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라삐들 하만이 가슴깃에 우상을 꽂고 다녔기 때문에 모르도카이 그에게 예를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어쨌든 그로 인하여 하만 모르도카이와 그의 겨레 유다 민족들을 말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유다 민족이 자기네 법만 고집하고 페르시아 임금의 법도를 지키지 않고 있으니 아다르달(음력2월) 14일에 그들을 전부 죽이라는 임금의 칙령을 받아내어 전국에 하달하게 되었다.

유다인들을 죽이기로 한 날짜는 주사위, 곧 푸림을 던져 정하였다. 이것이 푸림절의 기원이다.

 

유다인들을 모두 죽이라는 임금의 칙령이 내려지자 모르도카이는 옷을 찢은 다음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 쓴 채 성읍 한가운데서 다른 유다인들과 함께 단식하고 통곡한다.

그러고는 에스테르를 시중드는 내시 하탁을 통해서 그녀로 하여금 하느님께 간청을 드리고 임금을 움직여 유다인들을 구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칠십인역에서는 4장에 모르토카이 에스테르의 기도가 소개된다. 그들의 기도를 보면, 두 사람 다 율법의 규정들과 조상들의 전통을 실히 지켜 온 경건한 유다인으로 자신을 묘사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하느님이시요 임금님이신 주님께만 모든 희망을 두고 악인들의 손에서 자신들을 구해 주시라고 간청한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 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  ~~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신들의 임금님, 모든 권세의 지배자시여!  ~~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자기 민족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거는 에스테르는 이 사흘 밤낮의 단식을 겸한 믿음의 기도 후에 기도복을 벗고 왕비의 화려한 정장을 갖추고서 임금 앞에 나서서 기도의 응답을 체험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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