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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복음(마태5,20ㄴ~26)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6 조회수1,229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복음(마태5,20ㄴ~26)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 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멍청이!' 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2)

 

한글 새 성경에는 단순히 '형제'로 번역되어 나오지만원문에는 인칭대명사와 정관사가 붙어 '토 아델포 아우토'(to adelpho autou; to his brother)에 해당하는 '(바로)그의 형제에게'가 된다.

 

말하자면 '그에게 있어서 형제되는 바로 그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형제'는 혈육이나 같은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들 뿐만 아니라 비신앙인이나 자신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았던 사람까지 포함할 수 있다(루카10,29~37).

 

그러니까 그가 누구이든지간에 사랑으로 감싸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누구나'에 해당하는 '파스'(pas; whosoever)라는 단어는 '전체'를 강조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사람은 그 누구나 빠짐없이 모두'라는 뜻을 가진다.

 

이것을 자구적으로 해석하면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예외없이 모두 심판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의로운 분노(의노)는 여기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이것은 과거 예수님이나 세례자 요한이나 사도 바오로도 악한 자들에게 대해 거룩한 분노를 발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에서도 잘 보여진다 (마태3,17; 마르3,5; 사도10,16).

 

마태오 복음 5장 22절의 '성을 내는 자'에 해당하는 '오르기조메노스(orgizomenos; who is angry with-without a course)가 일시적인 흥분을 나타내는 '튀모스'(thymos)와 달리주로 악한 뜻을 가지고 남을 해치고자 하는 지속적인 분노를 가리킨다.

 

더욱이 표준 원문에 삽입된 '까닭없이'에 해당하는 '에이케'(eike)는 정당한 사유없이 자신의 감정이나 이기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분노를 가리켜준다.

 

예수님께서 이와같이 악한 뜻(악의)을 가지고 형제에게 성을 내는 것을 살인하는 죄로 규정하시는 이유는 많은 경우의 살인이 바로 성을 내고 미워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예수님께서는 사람을 죽이는 실제적 행위만이 아니라그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인 동인(動因)인 그 마음에까지 살인하는 죄를 확대 적용하고 계신 것이다.

 

여기서 '바보'에 해당하는 '라카'(Raca)는 히브리어 '레크'(req)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레크'(req)는 또한 '황폐하다', '비다'는 뜻을 지닌 '루크'(ruq)에서 유래하여 '빈말', '허사', '헛것'이라는 추상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 단어가 사람에게 적용될 때는 '(머리가 텅 빈모자란 자'나 도덕적인 정도가 낮은 '사악한 자'를 가리킨다.

 

성경에서는 '잡류', '건달'(판관11,3), '무뢰한'(2역대13,7) 등으로 번역되었는데이것은 상대방   에 대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짓밟고 인격을 모욕하는 심한 욕설이다.

그리고 '멍청이'로 번역된 '모레'(More; You fool)는 '모로스'(moros)의 호격이다.

 

'모로스'(moros)는 '입을 다물다'는 뜻이 있는 '뮈오'(myo)에서 유래하여 '말하지 않는 자', '우매한 자'라는 뜻을 지닌다.

 

그런데 집회서 22장 11절에서 이 단어는 '하느님을 부정하는 자'라는 의미로도 쓰여서유대인 사회에서는 도덕적인 단죄를 넘어선 종교적인 단죄이며멸망받은 자라는 뜻을 지닌 것으로 '라카'(Raca)보다 더 심한 욕설이 된다.

 

이러한 의미의 욕설을 하는 자는 바로 하느님의 고유 영역인 심판권을 남용한 죄를 범한 것이며영혼의 살인 행위까지도 서슴지 않는 죄를 범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사람의 육체적 목숨을 해치는 것 뿐만 아니라 인격을 모독하여 인간성을 상실케 하는 것까지 살인으로 규정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살인의 새로운 기준이요 동인인 내적인 분노에 대해서 말씀하신 후에그러한 자가 받게 될 형벌이 재판 받음최고 의회에 넘겨짐불붙는 지옥에 넘겨짐으로 묘사하신다.

 

이것은 그 형벌의 정도가 점차 심해지는 삼중 점층법적 묘사가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지옥'으로 번역된 '게엔난'(geennan; hell)의 원형 '게엔나'(geenna)는 '골짜기'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까이'(gai)와 예루살렘의 원주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힌놈'(hinnom)이 결합되어 '힌놈의 골짜기'라는 뜻을 갖는 '까이힌놈'(gaihinnom)의 음역(소리나는 데로의 번역)이다.

 

'힌놈의 골짜기'(Valley of Hinnom)는 예루살렘 남쪽과 남서쪽 사이에 있는 깊은 골짜기인데역사적으로 이곳에서 가나안의 우상인 몰록에게 바치는 인신제사가 행하여졌으므로(2열왕23,10) '살육의 골짜기'로도 불리워졌다(예레19,6).

 

이처럼 이곳은 사람을 불태워 우상에게 제사지냈던 끔찍한 범죄의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의 쓰레기들이 태워져서 늘 연기가 나며 불이 타오르는 더럽고 공포스러운 장소였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범죄한 자가 죽은 후 들어가서 영원한 형벌을 받는 장소인 '지옥'을 '힌놈 골짜기'에 비유하였다.

'힌놈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희랍어 '게엔나'(geenna)가 '지옥'으로 번역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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