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6 조회수1,859 추천수14 반대(0)

기회가 되어서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먼 타향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시는 어르신을 보면서 강론대신 고향의 봄, 봄날은 간다.’를 불러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을 보면서 한국의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봄날은 간다.’를 잘 부르셨습니다. 비록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시지만, 가시고 싶은 곳을 마음껏 가실 수는 없으시지만 마음은 따뜻한 봄날, 생동감이 넘치는 봄날, 사랑이 싹트는 봄날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흥부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을 기르기 위해서 품을 팔았고, 매를 대신 맞았습니다. 그러나 흥부의 마음은 봄날이었습니다. 처마 밑에서 날지 못하는 어린 새끼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고쳐주었습니다. 많은 것을 소유한 놀부는 넓은 집에서 살고,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었지만 놀부의 마음은 봄날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의 어려움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흥부는 박을 타서 많은 재물을 얻었습니다. 흥부는 그것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러기에 흥부는 가난했어도, 부자가 되었어도 언제나 봄날이었습니다.

 

심청이는 어머니가 일찍 죽어서 어머니의 젖을 먹지 못했습니다. 눈이 먼 심봉사가 심청이의 먹을 것을 얻어 왔습니다. 어린 심청이는 아버지 대신 동냥을 했고, 바느질을 배워서 아버지를 모셨습니다. 가난했지만 심청의 마음은 봄날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위해서 공양미 삼백석에 바다에 몸을 던질 때도 심청의 마음은 봄날이었습니다. 용왕의 도움으로 왕비가 되었어도 심청의 마음은 봄날이었습니다. 전국의 눈먼 이를 위해 잔치를 벌였습니다. 심청의 효성으로 아버지와 같이 왔던 맹인들이 모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심청은 가난했어도, 왕비가 되었어도 언제나 봄날이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또 다른 봄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실천하는 겁니다. 하느님의 말씀대로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박해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듯이, 햇빛은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듯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하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우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삶의 자리에서 실천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봄날입니다.

 

교회가 아름다운 것은 성직자, 수도자들이 있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교회가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마음을 삶으로 드러내는 신앙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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