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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원수에 대한 사랑이 실천되는 곳에는 언제나 놀라운 기적과 변화가 뒤따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7 조회수1,296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원수에 대한 사랑이 실천되는 곳에는

언제나 놀라운 기적과 변화가 뒤따릅니다!

오늘 우리에게 원수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봅니다.

평생 지울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고 이제는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그가 원수일 수도

있겠습니다. 내 가족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겨준 댓가로 큰집

수감되어 있는 그가

원수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좀더 묵상해보니

원수는 뜻밖에도 아주 가까이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사람,

한 사무실 안에 같이 일하는 동료,

매일 몸 붙여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가운데

원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듣기 싫은 말만 골라하는 그,

내가 싫어하는 행동만 골라하는 그,

끝끝내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가

원수인 듯 합니다.

남들 앞에 내 위신 좀 세워주면

좋겠는데, 틈만 나면 사람들 앞에서

내 흉을 보는 그가 원수일 것입니다.

나는 할일이 태산이라서

분단위로 시간을 나누어 뛰어

다니고 있는데, 일어나지도

씻지도 않고 뒹굴거리는 그가

원수로 여겨집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기껏 차려놓은

밥상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나가버리는 그가 원수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른 그,

백번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

존재 자체로 고통이요 십자가인 그를

기꺼이 견뎌내고 기다려주는 것이

원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산상 설교가 이제

절정을 향해 다가서고 있습니다.

바로 원수 사랑이요,

박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요청의 말씀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은 비폭력·

무저항 평화주의를 뛰어넘은

꽤나 부담스런 요청입니다.

성격이 원만하고 예의바른 사람은

원수에게도 관용을 베풀고

편안하게 대할 줄 압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십니다. 즉 한 차원 높은 사랑,

결국 신적 사랑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은

자아’(自我)라는 작고 옹색한 그릇을

벗어날 때 가능합니다.

인간의 협소한 시선이 아니라

하느님의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볼 때 가능합니다.

원수사랑은 우리 인간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영과

그분의 정신이 자라날 때,

우리는 옹색함에서 광활함으로,

비루함에서 위대함으로,

이기적 사랑에서 아가페적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 때

불가능하게만 여겨지던 원수 사랑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악을 악으로

갚지 않으시고 악에서 선을

이끌어내셨습니다.

증오의 힘을 사랑의 힘으로

발전시키셨습니다.

이 세상에 악이 종식되지 않지만

악은 사랑에 의해 선으로

승화될 수 있습니다.

말이 쉽지 원수사랑,

참으로 힘겨운 일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그를 위한

목숨 건 기도요, 틈만나면 그를

하느님께 의탁하려는 노력입니다.

그의 인생 안에도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현존하시고

동행하심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원수에 대한 사랑이 실천되는 곳에는

언제나 놀라운 기적과 변화가 뒤따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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