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7 조회수1,840 추천수11 반대(0)

교구장님의 인사이동에 따라서 미국으로 왔고, 신문홍보와 강의가 있어서 미국에서도 여러 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건강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에게 새로운 곳으로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두렵지만 길을 떠났습니다. 이것이 신앙의 길이고, 이것이 사랑의 길이고, 이것이 희망의 길입니다.

 

중국 우한에는 우리 교민들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3대의 전세기를 동원해서 교민들을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모두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할 때, 우한에 남아 있겠다는 교민이 있었습니다. 우한 한인 교민회 총무가 있습니다. 한국의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고, 본인도 한국으로 가고 싶지만 남아 있는 교민을 돕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의 탑승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다른 한분은 우한에 있던 한국인 의사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탐승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한국으로 가면 우한에 한국인 의사가 한명도 없다는 말을 들었고, 남아 있는 교민을 돕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의 탑승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신앙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분들이 지는 십자가는 분명 신앙인의 삶입니다.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마치고 아산과 진천을 떠나는 날입니다. 아산과 진천의 주민들이 길에 나와서 따뜻하게 환송했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하고, 위험하기에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교민들에게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내 주었고, 교민들은 주민들의 따뜻한 환송을 받으며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교민들은 아산과 진천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를 기억할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내린다고 하셨습니다. 태양은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가리지 않고 빛을 비춘다고 하셨습니다. 아산과 진천의 주민들이 신앙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분들의 배려와 포용은 분명 신앙인이 가야 할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타볼산으로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거룩하게 변하셨고,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인 모세와 엘리야가 함께 있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님 제가 이곳에 초막 셋을 지어서 하나는 주님께 다른 초막은 모세와 엘리야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었을 겁니다. 따뜻하고, 편하고, 아름다운 곳에 머물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신앙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나와 나의 가족들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신앙은 꽃이 필 수 있도록 거름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물이 아래로 흘러 깊고 넓은 바다로 가듯이 신앙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곳으로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우리는 깨어있는 신앙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깨어 있는 신앙은 악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깨어있는 신앙은 회개하는 신앙입니다. 회개한 사람은 행동이 변해야 합니다. 행동이 변한 사람은 이제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살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거룩한 변모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거룩한 변모는 외모가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변모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 길에 십자가가 있을지라도, 그 길에 고통과 좌절이 있을지라도, 그 길에 죽음이 있을지라도 길을 떠나는 겁니다. 아브라함은 길을 떠남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모세는 길을 떠남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엘리야는 길을 떠남으로서 침묵 속에 계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심으로서 부활의 기쁨이 있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제자들에게 미리 알려 주시고 그 거룩한 산에서 당신의 영광을 보여 주시어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대로 수난을 통해서만 영광스럽게 부활한다는 것을 밝혀 주셨나이다.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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