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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8 조회수2,101 추천수11 반대(0)

가끔씩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사제가 되고 싶었나요?’ 저는 준비된 답변을 하곤 합니다. ‘5대째 천주교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손자 중에 한명은 사제가 되면 좋겠다는 할아버지의 유언이 있었고, 제가 할아버지의 유언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아마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기도하는 분위기에서 자랐고, 성당이 놀이터와 같았으니 자연스럽게 사제가 되는 길에 가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을 바꾸어서 왜 사제가 되려고 했나요?’라고 물으면 저의 답변은 달라졌을 겁니다. 신학적인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독신, 순명, 신앙고백을 서약하면서 교회의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제의 길을 선택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에는 3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보는 겁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께 질문을 자주 하였습니다. 비유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알아듣도록 설명해 주셨습니다. 내가 아는 걸 가르치기 위한 질문이 있습니다. 불가의 선승들이 이런 질문을 통해서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질문을 통해서 가르치셨습니다. ‘누가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습니까?’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질문을 통해서 상대방의 논리와 상대방의 의견이 틀렸음을 드러내려고 합니다. 이런 질문은 주로 정치인들의 토론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을 하고, 예상 밖의 질문을 던지면 상대방은 꼬리를 내리기 마련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의 탁자를 뒤엎고, 상인들을 쫓아낸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기존의 질서와 관습을 허물었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성전이 무너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전을 통해서 이익을 챙기고, 권력을 잡았던 사람들이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하였습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합니까?’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질문으로 답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이 죄를 용서하고, 세례를 주었던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온 권한입니까? 세상으로부터 온 권한입니까?’ 사람들은 예수님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였습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세례자 요한이라면 요한을 죽인 것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부터 온 세례자 요한이라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외면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들에게 답변하십니다. ‘나도 누구로부터 그런 권한을 받았는지 말하지 않겠습니다.’

 

신앙인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오늘의 성서 말씀으로 답변하면 좋겠습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오늘 감사송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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