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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사악과 아비멜렉[3]/이사악[2]/창세기 성조사[4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9 조회수2,01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이사악과 아비멜렉

 

이사악과 아비멜렉의 이야기는 이미 언급한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의 이야기 복사판이나 거의 다름없다. 물론 그라르에서의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이야기(20)도 따지고 보면, 아브라함의 유목 생활 초기 기근으로 이집트로 나그네살이 하려고 떠난 이야기(12,10-20)의 판박이다. 이 세 내용에서 이번 이사악과 아비멜렉 내용이 유일하게 이사악 성조사의 삶의 모습을 전하는 내용으로, 그 골자는 앞 두 내용인 자기 아버지 아브라함의 일화와 거의 흡사하다.

 

일찍이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에 이주해 왔을 초기에, 그 땅에 기근이 든 적이 있었는데, 지금 그의 아들 이사악이 머무는 브에르 라하이 로이’(25,11)땅에도 기근이 들었다. 그래서 이사악은 그라르로 필리스티아 임금 아비멜렉에게 갔다. 그라르는 팔레스티나 남쪽, 곧 예루살렘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주님께서 이사악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이집트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너에게 일러 주는 땅에 자리 잡아라. 너는 이 땅에서 나그네살이 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너에게 복을 내려 주겠다.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이 모든 땅을 주고,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그 맹세를 이루어 주겠다. 너의 후손을 하늘의 별처럼 불어나게 하고, 네 후손에게 이 모든 땅을 주겠다. 세상의 모든 민족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에 순종하고, 나의 명령과 나의 계명, 나의 규정과 나의 법을 지켰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이사악에게 하신 약속은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22,16-18)과 거의 비슷하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악에게도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의 상속자로 선포하신다. 이렇게 이사악이 아브라함의 상속자로 선포되는 것은, 하느님께 순종하고 하느님의 명령과 계명, 규정과 법을 지킨 아브라함 덕분이었다.

 

이리하여 이사악은 그라르에 살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 사내들이 자기 아내에 대하여 묻자, 이사악은 내 누이요.” 하고 대답하였다. 그는 레베카가 예뻐서 이곳 사내들이 레베카 때문에 나를 죽일지도 모르지.’ 하고 생각하였기에, “내 아내요.” 하고 말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사실 아브라함도 이집트 파라오에게, 또 그라르 임금 아비멜렉에게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12,13; 20,5)라고 하였고, 사라 역시 아브라함을 두고 그는 제 오라비입니다.’(20,5) 하였다.

 

분명한 것은 아브라함은 사라를 두고 자기 누이라고만 했지, 아내가 아니라고는 하지 않았다. 누이는 맞는 말이다. 아내가 아니라 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이렇게 아브라함은 거짓말은 결단코 하지 않았다. 이사악도 마찬가지다. 그와 레베카와의 관계는 아주버니와 조카 사이다. 이사악은 레베카의 오촌 아주버니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 여자는 누이, 남자는 형제라고 통칭한다. 마찬가지로 이사악도 레베카를 아내가 아니라고는 하지는 않았다. 다만 누이라고 했을 뿐이다. 이렇게 진실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거짓말까지는 하지 않았다. 거짓을 입 밖에 내어야만 거짓말이니까.

 

이사악이 그곳에 산 지 꽤 오래된 어느 날, 필리스티아 임금 아비멜렉이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이사악이 자기 아내 레베카를 애무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비멜렉이 이사악을 불러 말하였다. “그 여자는 그대의 아내임이 분명한데, 그대는 어째서 그 여자는 내 누이요.’ 하고 말하였소?” 이사악이 그에게 그 여자 때문에 제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아비멜렉이 말하였다. “그대는 어쩌자고 우리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소? 하마터면 백성 가운데 누군가 그대 아내와 동침하여, 우리를 죄에 빠뜨릴 뻔하지 않았소?”

 

임금은 이전에 아브라함한테 다그친 그대로 이사악에게도 다그친다. 이는 그가 비록 레베카를 범할 마음이 추호도 없었지만, 당신이 염려했던 것처럼 만에 하나 임금의 백성이 간음행위를 저질렀다면 백성 전체가 죄로 오염되는 것은 물론 당신네 하느님의 징벌을 받을 수 있었다는 거다. 그러고서 아비멜렉은 온 백성에게 경고하였다. “이 남자와 이 여자를 건드리는 자는 사형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볼 수가 있다. 그분의 이루 말할 길 없는 보살핌이 묻어난다. ‘이집트로 가지 말고 여기 머물러라. 내가 함께 있겠다.’고 하신 분의 보살핌이다. 그 기근에 남의 땅 나그네살이 하는 이사악에게 그 모든 일이 이루어지게 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게 만드셨다. 그가 평온하게 살고 모든 걱정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그 임금이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을 보자.

 

아비멜렉은 온 백성에게 이 남자와 이 여자를 건드리는 자는 사형을 받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나그네살이 하는 이사악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사랑 많으신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이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당신의 구원 계획에 따라 이사악과 레베카를 보호하시고 그들이 거기에 머무르는 내내 함께하셨다. [계속]

 

[참조] : 이어서 '4. 그라르와 브에르 세바 사이 우물/이사악[2]'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아비멜렉,그라르,팔레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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