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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37,3-4.12-13ㄷ.17ㄹ-28)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13 조회수1,323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순 제2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37,3-4.12-13ㄷ.17ㄹ-28)

 

그런데 그의 형들은 멀리서 그를 알아보고그가 자기들에게 가까이 오기전에 그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다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저기 저 꿈쟁이가 오는구나이제 저 녀석을 죽여서 아무 구덩이에나 던져 넣고사나운 짐승이 잡아먹었다고 이야기하자그리고 저 녀석의 꿈이 어떻게 되나 보자." (18~20)

 

'음모를 꾸몄다'에 해당하는 '와이트낙켈루'(waithnakellu; they plotted; they conspired against)에서 원형 '나칼'(nakal)은 '사기하다', '죽이다'(말라1,14), '유혹하다', '속이다'(민수25,18)는 뜻을 가진다.

여기서는 재귀형이 쓰였는데이것은 '악한같은 일을 꾀하다', '망나니같은 행동을 하다'라는 뜻이다.

 

요셉이 다가오기 전에 그의 형들이 취한 행동에 대해서 이같은 뜻을 가진 단어가 쓰인 것은이미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그들의 생각이 악하며또한 그같은 일을 저지르기로 그들이 마음에 작정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살인하기 전에 화내지 말라는 예수님의 산상설교 말씀과 맥을 같이한다뿐만 아니라 고향으로부터 100km가 넘는 지역에서 동생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악한 계략을 먼저 마음에 떠올린다는 것은 요셉을 향한 그들의 미움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한편, '저기 저 꿈쟁이가 오는구나'에 해당하는 '힌네 빠알 하알로모트 할라제 빠' <hinne baal hahallomoth hallaze ba; (Behold) here comes that dreamer!> 에서 '빠알'(baal)은 '주인'(탈출22,7), '남편'(2사무11,26), '소유자', '주인' (욥기31,39) 등의 뜻이 있다.

 

그리고 본문 끝에 나오는 단어 '할라제'(hallaze)는 새 성경에 번역되어 있지 않는데형용사로서 '저쪽에혹은 '이리로'(here; this)라는 뜻이 있다따라서 본문을 직역하면 '보라 꿈들의 주인이 저쪽에 있다'이다이것은 형들이 요셉의 꿈을 언급하면서 그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요셉이 들을 수 있는 거리에까지 접근했을 때먼 여정과 방황으로 인하여 지치고 초췌해진 동생의 형편없는 모습과 꿈속에서 묘사했던 요셉 자신의 고상하고 당당한 모습을 요셉으로 하여금 기억하도록 해서 스스로 자기 꿈에 대해 좌절과 불신을 갖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창세기 37장 20절의 ''에 해당하는 '웨앗타'(weathah)의 원형 '앗타'(athah)는 '시간'을 뜻하는 '에트'(eth)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과거나 미래와는 대조되는 현재(new), 즉 '지금'(여호14,11)이라는 시점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말하자면 형들이 요셉을 미워하여 죽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그러한 생각을 실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지금'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이야기하자'로 번역된 '레쿠'(leku; come)는 '오다'는 뜻이 있는 '할라크'(hallak)의 복수 명령형으로서 '우리 ~을 합시다'라는 뜻을 가져서 앞의 '웨앗타'(weathah; new)와 어울려 매우 선동적이고 긴박감 넘치는 광경을 잘 묘사해 주고 있다.

그리고 창세기 37장 19절에서는 이 행동의 선동자가 '서로'인 것으로 나타난다이것을 볼 때 요셉의 형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저 녀석을 죽여서'에 해당하는 '웨나하르게후'(wenahargehu)의 원형 '하라그'(harag)는 '살육하다', '도륙하다', '죽이다'(창세20,4)로 번역된다.

이 단어는 창세기 37장 18절의 '무트'(muth; '죽이려는')와 비교해 볼 때 사람을 죽임에 있어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더욱 더 강한 분위기를 전달한다이것은 분노와 원망이 가득차 사람을 처절하게 죽이고자 할 때 사용하는 강한 단어이다.

 

창세기 37장 초반부터 형들이 요셉을 향해 가지고 있었던 미움이 억제되지 않고 오히려 크게 증폭되어 가고 있다가결국 자신의 형제를 참혹하게 죽이고자 계획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류 역사의 첫 시점에서 동생 아벨을 미워하다가 동생을 살인하여 죄의 종이 되어 버린 카인의 악이 이곳에서 다시 한 번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창세4,7; 갈라5,16참조).

 

그리고 '던져 넣고'에 해당하는 '웨나쉴리케후'(wenashillikehu)의 원형 '살라크'(shallak)는 '던져지다'(아모8,3), '쫓아내다'(2열왕24,20)의 뜻이 있다.

이 단어가 여기서는 사역형으로 사용되어 쓰레기를 버리듯이 구덩이에 요셉의 시체를 버리려고 하는 형들의 태도를 보여준다.

 

이것은 그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요셉에 대한 분노의 깊이를 짐작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최소한의 인간적인 양심과 도덕마저 바로 이 순간에 모두 사라져 버렸음을 보여 준다.

또한 가나안 땅은 다양한 기후와 지형이 있어서 산악 지대평야 지대계곡사막 등이 혼재하는 곳인데요셉이 형들을 찾아 떠난 헤브론에서 세켐까지의 거리는 대략 100km가 되며산지대로 연결된 지역으로 여러 종류의 짐승이 살았다.

 

더욱이 여기서 '사나운 짐승'으로 번역된 '하야 라아'(hayah raah)는 '야생 동물'을 뜻하는 히브리어 관용구이다.

따라서 형들의 계획은 죽이려는 것 뿐만 아니라 살인을 행한 후 시신을 처리하는 것까지도 생각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끝으로 '저 녀석의 꿈이 어떻게 되나 보자'는 원문의 뜻은 '그의 꿈들이 무엇이 될지를'이다요셉의 형들은 요셉의 당돌한 꿈 이야기에 심한 분노를 갖고 있었기에 조롱하는 어투로 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요셉을 죽이면임금이 되겠다던 요셉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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