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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레아의 몸종에게서 낳은 아들들[13] / 야곱[3] / 창세기 성조사[5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4 조회수1,64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3. 레아의 몸종에게서 낳은 아들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아담을 위해 하와 한 여자만을 만드셨다. 이는 첩을 취하는 행위가 그분의 뜻이 아님을 분명히 나타내는 거다. 노아 이후 첩을 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다만 아브라함이 옳은 첩다운 첩을 둔 것 같다. 중혼은 어쩌면 파국으로 끝날 수 있을 법한데, 그는 어쩔 수 없이 사라의 이집트인 몸종 하가르와 관계를 맺었다. 이는 사라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16,2). 그 일로 인해 두 여인 사이에는 보이지 않은 암투가 있었다. 결국 하가르와 그녀와 아브라함 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마엘은 함께 쫓겨났다.

 

결국 사라도 천진 만고 끝에 이사악을 낳았다. 하느님의 각별한 도움이 있었다. 이 본처에서 난 이사악과 후처에서 난 이스마엘의 후손이 오늘 이 시각까지 아직도 서로 종교적인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그만큼 중혼은 가정사는 물론 세상사에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문제점을 없애고자 마련한, ‘아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자매를 첩으로 데려다 치부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레위 18,18)라며 중혼을 금하는 규정까지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조사를 보면 이 중혼 금지에 관한 것이, 그리 설득력 있는 강제 조항으로는 적용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중혼에 관한 내용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내용은 아마도 야곱의 경우가 그 중요한 이야기일 게다. 그와 결혼한 레아와 라헬은 형제다. 배다른 형제인지, 아버지가 다른 한 형제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친형제로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속임수에 넘어가, 마음에도 없는 레아와 먼저 결혼한 셈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그토록 사랑한 라헬을 장장 칠 년을 기다린 끝에, 결국 본처 자리를 내주고 후처라는 꼬리표를 달고 맞이한다. 그러니 아무리 형제라 하여도, 둘 사이에는 자연 질투가 생겨 그것이 시기까지 가기도.

 

하느님께서는 동생 라헬에게 미모를 주어 야곱의 사랑을 받게 했지만, 태는 마지막에 가서야 열어 주셨다. 레아에게는 언니 자격을 주면서,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서도 먼저 결혼의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녀에게 동생과 달리 일찍 태를 열어 주었다. 그리하여 둘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것을 서로 갈망한다. 레아는 야곱의 사랑을, 라헬은 야곱의 아이였다. 그래서 그들은 애를 낳을 때마다, 애들의 이름에 자기들 소망을 담았다.

 

아무튼 형제는 자신만의 목적을 얻고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라헬은 몸종을 데려다 자신의 애를 얻고자 했고, 뒤질세라 레아도 그랬다. 레아는 그래도 자기가 낳은 애가 있었다.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출산이 멈춘 것을 알고, 자기의 몸종 질파를 데려다 야곱에게 아내로 주었다. 그래서 레아의 몸종 질파도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다행이로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가드라 하였다. 레아의 몸종 질파가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여인들이 나를 행복하다고 할 것이니, 나는 행복하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아세르라 하였다. 가드라는 이름은 행운, 다행을 뜻하고, 아세르는 행복을 연상시킨다.

 

이제 야곱의 자식 소개는 막판으로 달려간다. 레아의 출산으로 라헬이 고통을 받아 그녀 몸종을 내주었고, 레아마저 덩달아 자기 몸종을 바쳤다. 사랑받는 것에 비례해서 자녀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랑받는 데 성공한 라헬은 여전히 실의에 빠진다. 언니의 출산에 더 깊은 고민이다. 그리고 곁에 야곱이 늘 자리해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아이를 낳았지만, 남편 사랑을 얻지 못하는 레아도 마찬가지다. 잠자리까지 배제되는 그녀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기에 하느님의 자비가 레아를 찾는 것 같다. 이 새로운 이야기의 실마리 제공자는 야곱의 맏이 르우벤이다. 그가 어머니 레아와 작은어머니 사이의 새로운 불화에 불을 지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14. 레아의 자녀‘ / 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첩,몸종,르우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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