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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주간 수요일 복음 이야기(과연 누가 유다에게 돌을 던질 수가 있을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08 조회수1,188 추천수0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였던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할 것을 예고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유다를 향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유다의 삶이 불행한 삶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오늘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이 말씀에 초점을 맞추어 묵상을 하고자 합니다.

 

파스카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서 기쁨이 샘솟아야 할 그런 분위기에서 예수님의 앞날을 내다보시면서 어차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운명을 그대로 따라야 하신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씀하시는 걸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운명이라고는 알고 계시지만 참으로 그걸 피부로 느끼는 그 심정은 어떠하셨을까요?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자라고 하며 당신 문하에서 수학한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 말입니다. 만약 우리 인간 같았으면 분노와 복수의 칼을 갈았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는 단 한 말씀도 그런 표현을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삶을 불행하다고만 하시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안타까운 말씀을 하십니다.

 

6년 전에 고성 올리베따노 수도원에서 토요일에 바비큐 파티가 열렸습니다. 그때 오후 늦게까지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도 발렌티노 수사 신부님이 고성에 계시는데 그분과 나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제가 그때 수사님들께 5일 동안 영어를 강의하러 갔던 때입니다. 무슨 이야기 끝에 유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금도 생생합니다. 어느 날 수사신부님들과 유다에 대해 묵상 나눔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저승에 내려가시잖습니까? 그냥 이런 표현을 사용하면 좀 어색한데요 사도신경을 생각하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예수님께서 누구를 만나러 가셨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유다이지 않았을까 하고 묵상 나눔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것도 사실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묵상이니 정답은 없겠지요.

 

오늘 독서에서도 나오지만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으셨다고 나옵니다. 당신 제자에게 배신을 당하셨으면 끝까지 아니 저승까지 가서라도 분노를 드러낼 수도 있었겠지만 그곳에서도 마지막에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버렸지만 그런 영혼을 위로하시기 위해서 유다를 찾아가셨다는 걸 묵상하게 되면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무한하신지 알 수가 있습니다.

 

만약 유다를 찾아가셨다면 정말 유다는 그때 아마도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바로 통회의 눈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다의 삶을 보면서 우리는 유다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할 겁니다. 과연 우리는 예수님을 배신한 유다를 비난할 수가 있을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봐야 할 겁니다.

 

예수님을 배신한 유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일 수가 있습니다. 꼭 유다처럼 한 그런 행동만이 배신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유다에 대해 태어남을 이야기하실 때 이때 태어남은 아마 육적인 의미일 겁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영적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신분도 얻지만 묵시적으로 예수님의 제자가 됨을 드러내고 또 그런 길을 가겠다고 공언하는 행위일 수가 있습니다.

 

하나의 계약일 겁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그 계약을 일방적으로 지키지 않을 때가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아니 하루에도 몇 번도 더 어길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런 게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의 모습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때 당하시는 예수님의 수모도 예수님 당신께서는 그걸 외면하지도 않으십니다. 독서에 나오는 모습과 같을 겁니다.

 

파스카 만찬 식탁에 모여 있는 모습은 바로 공동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성경주석에 나옵니다. 바로 유다는 공동체 속 하나의 일원입니다. 우리에게 적용한다면 바로 우리 각자 한 사람 한 사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일 겁니다. 예수님을 등지는 삶만이 예수님을 배신하는 게 아니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하면 그 삶이 그때 유다의 모습일 겁니다.

 

묵상글을 쓰는 저도 지금 반성하지만 나약한 인간인지라 유다와 같은 삶을 살기도 하지만 유다는 자신을 단죄했지만 우리는 비록 지금은 넘어지더라도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의 손길에 다시 손을 내밀며 언젠가는 정말 당신의 자녀로서 또 진정한 제자로서 우뚝 서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용기를 내어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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