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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18 - 동굴방 (카파토키아/터키)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0 조회수1,655 추천수1 반대(0) 신고


터키 (카파토키아) - 동굴방


 

카파토키아는 아마도 이스탄불다음으로 터키로 온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닌가 싶다.

 

이스탄불과 카파토키아가 빠진 터기여행은

 

앙꼬 없는 진빵, 김 빠진 사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직접 보니 그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나는 해가 완전히 저문 후에 카파토키아에 도착했는데 그 첫 인상은 독특함과 신비함그 자체였다

 

아마도 내가 밝은 대낮에 이곳에 도착했다면 보이는 것이 더 많았기 때문에

 

독특한 느낌은 더 컸을지 모르지만 신비한 느낌은 분명히 덜했을 것이다

 

거리에 켜져 있는 가로등과 바위 봉우리들을 더욱 돋보이도록 설치해 놓은 조명들이

 

신비한 느낌을 부축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독특한 지형에 조명발이 신비함까지 보탠 셈이다. ^^

 

게다가 바위봉우리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동굴방의 창문들은

 

마치 공상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여행을 준비 할 때부터 카파토키아서는 꼭 동굴방에서 묵을 작정이었다.

 

좋은 방이야 돈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묵을 수 있지만

 

(돈이 없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ㅠ.)

 

동굴 방은 카파토키아가 아니면 안되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 방에 비해서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다행히 나 같은 가난한 배낭 여행자들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감당 할 수 있는 가격의 동굴방들이 많이 있다.

 

물론 카파토키아는 동굴방에서 지내지 않더라도

 

충분히 멋지고 꼭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임에는 확실하다.

 

내가 지냈던 동굴방은 

 

마치 수박의 껍질만 남기고 속을 모두 파낸것 같이 큰 바위 봉우리 속에 있었는데  

 

방을 만들면서 사용한 다른 재료라고는 출입구와 창문의 나무를 빼고는

 

천정도 바위, 벽도 바위, 붙박이 선반도 바위 그리고 방 한쪽에 있는 작은 화덕도 바위인 것이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파냈으니

 

방을 만들었다라는 표현 보다는 방을 조각했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듯 싶다.

 

물론 카파토키아의 바위 자체가 그리 단단하지 않고 쉽게 다룰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자연이 준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훌륭한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카파토키아가 속한 지역이 반 건조 기후이다 보니 집 지을 만한 목재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멀리서 구해오기에는 지금처럼 도로나 운반 수단도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동굴 집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자연이 준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훌륭한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지구상의 모두 동물들은자연재해와 천적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장소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장 실용적인 형태의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그러다 보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주위환경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룰 수 밖에 없다.

 

우리 인간들도 과거에는 그랬었지만 과학과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안전한 장소에 효율적인 방법과 실용적인 형태가 아닌

 

내가 원하는 곳에,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내가 원하는 형태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물론경제적인 뒷받침이 가능한 한도 내에서라는 중요한 조건이 추가되기는 한다.)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집은 낮은 곳 보다는 높은 곳에


추운 지역일지라도 작은 창 보다는 통 유리창, 가능하면 넓고 크게 등등이다.

 

이런 것들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장소이고 형태들인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보다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지어져야 한다.

 

문제는 사고위험이나 환경 파괴 등 거기에 따르는 부작용이 많고 심각하다는 것이며 

 

특히 주변에까지 피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론 강해져야 할 때가 있다


인생이라는 것이 늘 내가 계획하고 원하는 데로 흘러가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섯 살 철없는 어린아이도 내일이 오는 것을 두려워 할 만한 큰 고민거리가 있을 때가 있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사람도 가슴이 큰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가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이다.

 

산다는 게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살면 살수록 깨닫게 된다.

 

하지만강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게 인생이다라고 단정 짖는다 해도 


결코 필요이상으로 강해지려고 하지는 말자

 

왜냐하면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까지도 

 

몸이면 몸, 마음이면 마음을 필요 이상으로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에 조금만 순응하고 주위 사람들과 조금만 조화를 이룬다면 

 

필요이상으로 강해지지 않아도 되지 싶고 또 그 만큼 사는 게 덜 힘들지 싶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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