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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스카 성야 제3독서 (탈출14,15-15,1ㄱ)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1 조회수1,614 추천수0 반대(0) 신고

 

 

 

 파스카 성야 제3독서 (탈출14,15-15,1ㄱ)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15-16)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 내시어바다를 마른 땅으로 만드셨다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갔다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21-22) 새벽녘에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서 이집트 군대를 내려다보시고이집트 군대를 혼란에 빠뜨리셨다." (24)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15)

 

'앞으로 나아가라고'에 해당하는 '웨잇싸우'(weissau)의 기본형 '나싸'(nassa)는 장막의 말뚝을 뽑아 내어 여행을 출발하거나 진행 중임을 뜻하는 단어이다즉 장막을 걷고 다시 여행을 시작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이다.

 

하느님께서 출발 명령을 하시는 이러한 모습은 전쟁에서의 지휘관의 명령을 연상하게 한다이스라엘은 하느님의 군대로서 하느님의 명령과 함께 이제 하느님의 전쟁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악의 세력과의 전쟁을 수행하시는 총사령관이신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하느님의 군대인 이스라엘은 그 전쟁에 참여하기 위하여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16)

 

'가르고서는'에 해당하는 '우베카에후'(ubeqaehu)는 직역하면 '그리고 너는 그것을 쪼개라'는 뜻이다.

'베카에후'의 기본형인 '빠카'(baqa)는 '(하나로 된 것을)쪼개다', '(닫힌 것을)열다', '(알을)깨다'등의 의미가 있다.

 

본문은 홍해 바다를 둘로 완전하 갈라지게 하라는 명령이다그런데 여기서 동사가 단순 능동형으로 사용되어 모세가 단지 지팡이를 든 손을 바다 위로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을 가르는 행위까지 그에게 속한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고 있을 때 하느님께서 강한 바람을 사용하여 바다를 갈라지게 하셨다(탈출14,21).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홍해를 '쪼개는'일이 하느님의 능력에 의한 것일지라도 그 임무는 하느님의 대리자인 모세에게 속한 것임을 이러한 표현을 시사하고 있다.

 

'빠얍바샤'(bayabbasha)는 '마른 땅'으로 번역되었다. '마르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야베쉬'(yabesh)에서 유래한 명사 '얍바샤' (yabbasha)에 '~안에(안으로)'란 뜻의 전치사 ''(be)와 정관사 '' (ha)가 결합된 형태이다.

 

그런데 '야베쉬'나 '얍바샤'의 어근은 기본적으로 '수분을 지닌 물체가 수분이 없어서 마르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이 말 속에는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을 안전하게 인도하시려는 놀라운 하느님의 사랑과 돌보심이 있다.

 

바다나 강에 물이 빠지고 나면원래 물에 깊이 잠겼던 부분은 갯벌이나 진흙 수렁과 같이 사람이 걷기에도 힘든 땅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금 그것이 마른 땅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어린 아이들과 가축들과 짐을 실은 수레들이 안전하고 쉽게 건널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초자연적으로 역사(役事)하실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져 있는 말씀이다더군다나 '마른 땅'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얍바샤'는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창세기 1장 9,10절에 창조 때에 물과 분리된 '마른 땅'을 기리키는데 사용되었다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물 가운데서 땅을 분리하여 그곳엔 온갖 생명이 자라게 하셨다또한 노아의 홍수 후에 물이 걷히고 땅이 마른(창세8,14) 다음에 그 땅위에서 생명체들이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사건 속에서도 바다가 갈라지고 그곳에 드러나는 마른 땅은 하느님께서 생명을 보호하시기 위한 또 다른 당신의 자비로우신 의지가 개입된 특별한 역사(役事)였음을 알 수 있다이제 바다 가운데 새 길을 통해서 이스라엘 자손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을 위한 재창조의 역사(役事)가 바다 가운데 마른 땅이 드러나는 현상 가운데서도 맥맥히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그리고 이 일이 탈출기 14장 24절에 '새벽에'(habboqer)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 내시어바다를 마른 땅으로 만드셨다.' (21)

 

앞에서도 언급했지만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 난 길로 가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질퍽이는 진흙투성이일 수 밖에 없는 바다 밑의 땅을 완전히 마른 땅으로 만드신 것이다바다를 가른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하느님의 세심한 배려로 당신의 초자연적 능력이 개입된 것이다.

 

'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갔다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22)

 

본문은 탈출기 14장 16절에서 하신 주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고 있다이처럼 주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시고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신약의 히브리서 저자는 이러한 이스라엘 자손들의 행위를 믿음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히브11,29).

 

이 말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아무런 두려움이나 주저함없이 주님 말씀에 의존하여 즉각적으로 홍해를 건넜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그리고 '벽이 되어'에 해당하는 '라헴 호마'(lahem homah)는 '그 벽이 그들만을 위한 것'을 나타내 주고 있다.

즉 그 벽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한 벽으로만 작용하고이집트 사람들을 위해서는 벽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새벽녘에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서 이집트 군대를 내려다보시고이집트 군대를 혼란에 빠뜨리셨다.'(24)

 

여기서 '혼란에 빠뜨리셨다'에 해당하는 '와야함'(wayaham; and troubled; and threw it into confusion)은 '혼란에 빠뜨리다', '교란시키다'(2역대15,6), '어지럽게 하다'(1사무7,10)라는 뜻을 가진 동사 '하맘'(hamam)의 미완료형에 계속적 '와우'(wau; and)가 결합된 형태로 '그리고 그가 어지럽게 했다'라는 뜻이다.

이 동사는 구약에서 13회나 사용되었는데그중에 10회가 하느님을 주어로 삼고 있으며그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적대자를 당황케 하여 치시는 것을 묘사하는데 사용되었다 (여호10,10; 판관4,15).

 

그러므로 이 단어는 이스라엘이 적대자와 싸우는 전쟁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측면을 드러내 주고 있다즉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하느님의 군대로 부르심을 받은 이스라엘이지만이스라엘을 도와 승리하게 하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진정한 승리자가 하느님이심을 나타내 주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시대에도 사탄과의 영적 전쟁을 수행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담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들의 배후에서 우리 자신들을 위하여 싸워 주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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