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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그래도 기뻐해야 하나?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2 조회수1,706 추천수2 반대(0) 신고

 


안드레아신부님복음묵상

그래도 기뻐해야 하나?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부활은 참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우리 신앙의 핵심이고 가장 중요한

부활대축일 미사를 성당이 아닌 집에서

사제와 함께가 아니라 TV.

함께 드려야 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주님 부활의 기쁨을

크게 누릴 수 있는 날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함께 기도드립니다.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예수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형제자매님은 지금 기쁘신가요?

우리가 가장 기뻐해야 할 날인

부활대축일을 맞이했지만

신자들이 다 함께 미사를

드리지 못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의 눈초리로

서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주님의

부활축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기뻐해야 할까요?

여러분께 소개드릴 글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아일랜드의 프란치스코회

리차드 핸드릭 수사신부가 쓴

격리라는 시입니다.

격리 (Lockdown)

, 두려움이 있습니다.

, 고립이 있습니다.

, 두려움의 사재기가 있습니다.

, 질병이 있습니다.

, 심지어 죽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소음

가득하던 우한에서는

새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정적이 흐른 지 단 몇 주 만에

하늘은 더 이상 매연으로 덮이지 않고

푸른색과 회색으로 맑아졌다고 합니다.

아시시의 거리에서는 텅 빈

광장을 사이에 두고 각자 창문을

열어놓고는 서로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고 합니다.

홀로 있는 이들이 주위 가족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일랜드 서부의 한 호텔은

집에 묶여 있는 사람들에게

무상 음식을 배달해 준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아는 한 젊은 여성은

이웃들에게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전단지를 전하느라 바쁩니다.

노인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오늘 성당과 예배당 그리고

유대교 회당, 이슬람 모스크와

불교의 절들이 집 없는 사람들,

아픈 사람들, 지친 사람들을 맞아들여

쉴 곳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속도를

늦추고 생각에 잠깁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이웃을 바라봅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새로운

현실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얼마나 큰지

우리가 정말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적은지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랑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 고립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 두려움의 사재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색할 필요는 없습니다.

, 질병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혼까지 아플 필요는 없습니다.

, 심지어 죽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사랑은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 숨을 쉬세요.

들으세요, 그대의 공포가 만들어낸

소음 뒤로 새들은 다시 노래하고

하늘은 맑아지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사랑으로

에워싸여 있습니다.

그대 영혼의 창문을 여십시오.

그대가 비록 빈 광장 너머 만날 수는

없더라도 노래를 부르십시오.

형제자매님, 리차드 신부님이

부르라는 노래는 슬픔의 노래나

절망의 노래가 아니라

희망의 노래이겠지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자 제자들은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못하고

다락방에 꽁꽁 숨어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처형한 사람들이 자기들도

다 잡아 죽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더 큰 두려움은 예수님의

죽음으로 그들의 희망이

다 사라져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십자가에서 죽으신지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수님

자신만의 사건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인간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 부활은

우리 신앙인의 부활에 대한

희망이며 보증이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님,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리스도교 신자란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자신의

부활을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부활이 없다면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관은 쓸모없고

인간의 삶은 결국 멸망과

죽음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부활처럼 기쁘고 복된 소식은 없습니다.

축제의 날,

기쁨의 날,

환희의 날인 이 부활성야를

마련해주신 부활하신 예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시다.

부족한 우리 죄인들,

자신이란 쇠사슬을 끊지 못해

끝없이 고통당하는

우리 가련한 인간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부활하신 예수님께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과

정성을 드립시다.

형제자매님, 그런데 우리가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이 기쁨을

오늘 단 하루만 누릴 수 있다면

좀 억울하겠죠?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약속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었던 복음은

빈 무덤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으로 간 여인들에게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세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 “두려워하지 마라.” 말합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소식을

잘 듣기 위해서 인간적인

온갖 두려움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신비 앞에서 느낄 수 있는

놀라움도 버려야 합니다.

내 마음이 고요할 때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과 그분의 손길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둘째,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는 줄을 나는 안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라고 말합니다.

십자가에 처형되신 예수님의 처지는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처지였을 따름입니다.

그분의 새로운 처지는 산 생명이고

그분은 이제 새로운 현존을 갖고서

우리 곁에 살아 계십니다.

마찬 가지로 우리의 현실도

일시적인 것입니다.

셋째,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제자들에게 전하라고 합니다.

갈릴래아는 제자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예수님과 함께 생활했던 곳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만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형제자매님, 천사의 입을빌어

여인들에게 하신 말씀은

바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진정 예수님은 살아나셨습니다.

죽음을 딛고 다시 일어서신

예수님께서는 활기찬 생명력으로

우리들 가운데서 현존하십니다.

우리 생활 한 가운데, 우리 삶의 현장

그 한 가운데, 우리의 마음속에

언제나 살아 계십니다.

갈릴래아는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삶의 터전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줍니다.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지만 어디서 만날 수 있을지

알지 못해서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참으로 고맙게도,

바로 나의 삶의 터전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 가정 안에서 가족들과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이웃들과 서로 사랑하고자

노력할 때 거기서 우리를

만나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부활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알렐루야,

내가 사랑과 용서로써 다른 사람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 때마다

부활이 거기 있습니다.

우리가 이웃과 좀 더 정의롭고

형제애가 넘치는 관계를 맺을 때

부활이 실현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 안에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예수님의 얼굴을

발견할 때마다

부활이 시작됩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기 위해

마음을 성령께 드릴 때마다

부활이 충만해집니다.

내가 십자가의 가치를 깨달을 때마다

그리고 내 삶의 이유를 내 기쁨의

원인을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를 오로지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할 때마다 부활의 의미가

되살아납니다.

형제자매님,

부활의 기쁨은 오늘 하루 전례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아 사랑을 살 때,

언제나 누릴 수 있는 참된 기쁨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이 일 년 내내

여러분 모두와 여러분

가정에 충만하길 빕니다. 아멘!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 드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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