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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스카 성야 _ “평안하냐?” (마태 28,9)
작성자한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2 조회수1,494 추천수1 반대(0) 신고

“평안하냐?” (마태 28,9)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평안한 밤 보내고 계신가요? 미사가 없는 부활성야가 조금은 어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부재’가 어쩌면 인간적인 부족한 표현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그 참된 ‘존재’를 드러내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물으십니다. “평안하냐?” 한국말 성경으로 보면 뭔가 어색해 보이기 그지없습니다. 단순한 마음의 평화를 물으시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떤 깊은 뜻이 있는 것일까요? 그리스어 성경 원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Χαίρετε” (카이레테)

성서 그리스어 사전에는 이 동사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뻐하다. 즐거워하다.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이는 아마도 부활한 예수님을 만난 그들의 마음 상태를 예수님께서 대신 표현해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부활 체험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밤을 보내는 여러분들은 기쁘십니까? 즐거우십니까? 여러분들의 마음은 즐거움으로 가득하십니까?

사실 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부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와 기쁨은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우리 스스로가 다시 다른 것에 고개를 돌릴 때가 아니면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앗아가지 않으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를 보고 있는가 입니다.

 

많은 예술의 장르는 표현하고자 하는 중심주제에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입니다. 음악에서의 클라이맥스나 영화에서의 명장면이라 불리는 부분들이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진예술입니다.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그 부분만이 극도로 선명하게 표현됩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그 작가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이와 비슷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람은 그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 설령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 절대 이겨낼 수 없는 어려움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 그 고통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외에는 어떠한 큰 관심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다른 대화에 집중하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주변 소음이 귀에 들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의 움직임도 이와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밤을 보내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 각자의 영혼이 하느님께로만 온전히 향해 있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주시는 그 평안함에 온전히 젖는 밤이 되길 바랍니다. 

 

“그분만이 내 바위, 내 구원, 내 성채. 나는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시편 62,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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