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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베텔로 돌아오는 야곱[1][32] / 야곱[3] / 창세기 성조사[7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2 조회수1,64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2. 베텔로 돌아오는 야곱[1]

 

야곱의 아들들이 스켐에서 만행을 저지른 후,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베텔로 올라가 그곳에서 살아라. 그곳에 제단을 만들어, 네가 너의 형 에사우를 피해 달아날 때 너에게 나타난 그 하느님에게 바쳐라.” 이제 야곱은 스켐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가나안 사람들에게 더 혹독한 복수를 당할 수 있기에. 그러기에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스켐을 떠나 베텔로 가라고 하신 것은 아주 완벽하게 시의적절했다.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베텔로 올라가 그곳에서 살아라. 그곳에 제단을 만들어, 네가 너의 형 에사우를 피해 달아날 때 너에게 나타난 그 하느님에게 바쳐라.” 스켐에서 베텔까지 이르는 야곱의 새로운 여행길이 시작된다. 지리적으로 볼 때, 베텔은 브에르 세바로 가는 남쪽 편인 밑이다. 그러나 하느님은 베텔로 올라가살 것을 말씀하신다. 그 이유는 베텔이 스켐보다 약 300m 정도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하느님께서는 베텔 그곳에다 제단을 쌓으라고 하셨을까? 그곳은 야곱이 형을 피해서 하란으로 가다가 머문 곳으로, 거기에서 꿈속에서 처음으로 하느님을 만난 곳이다. 그는 그곳에다 베개 삼았던 돌로 기념 기둥을 세우고 서원을 하였다. “제가 무사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해 주신다면, 주님께서는 저의 하느님이 되시고, 제가 기념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은 하느님의 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모든 것에서 십 분의 일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28,21-22)

 

하느님의 집인 베텔로 출발에 앞서서 경신례를 통한 정화와 우상의 파괴가 시작된다. ‘낯선 신들에 대한 거부는 여호수아의 스켐 집회의 연설에서, “그러면 이제 너희 가운데에 있는 낯선 신들을 치워 버리고,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마음을 기울여라.”(24,23)에서 그 결말을 본다. 여기서 낯선 신은 라헬이 아버지 라반의 집에서 훔친 수호신(31,19.30-35)만이 아니라 이민족들의 온갖 신을 다 가리킨다.

 

야곱은 가족들에게 그곳으로 갈 채비를 하라고 이르면서, 자기에게 딸린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희에게 있는 낯선 신들을 내버려라. 여기에는 귀걸이나 반지 등이 흔히 신들을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 역시 포기해야 한다. 몸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어라. 일어나 베텔로 올라가자. 그곳에 제단을 만들어,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 나에게 응답해 주시고 내가 어디를 가든 나와 함께 계셔 주신 하느님께 바치고자 한다.”

 

야곱의 말을 들은 그들은 저마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낯선 신들과 귀에 걸고 있던 귀걸이들을 내놓았다. 야곱은 스켐 근처에 있는 향엽나무 밑에 그것들을 묻어 버렸다. 모르긴 몰라도 이때 그들은 아마도 특정한 의식을 거행했을 게다. 이런 예식은 야곱에게도 참으로 중요하였으리라. 그곳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28,15)라고 약속하신 신성한 곳이기 때문일 게다.

 

그들은 지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베텔로 올라가고 있다. 마치 두려움에 잠긴 채 성전으로 순례 가는 그런 모습들이다. 그들이 길을 가는 동안 하느님께서 내리신 공포가 그들 주위의 성읍들을 휘감아, 아무도 야곱의 아들들을 뒤쫓지 못하였다. 이는 이사악의 두려우신 분이라 불리기도 하시는 분(31,42), 곧 베텔에서 나타나신 하느님께서(28,10-22) 야곱 집안 일행을 보호하시는 것처럼 여겨진다.

 

야곱은 드디어 자기에게 딸린 모든 이와 함께 가나안 땅에 있는 루즈 곧 베텔에 다다랐다. 그는 그날 밤 그 꿈을 생각하니 새삼 감회가 새롭다. 형을 피해 부모님께 하지 인사를 하고 하란에 계시는 라반 외숙을 찾아가다가 머문 장소였다.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해가 지자 거기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가져다 머리에 베고 그곳에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고 천사들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 층계 위에서 이르신 하느님의 말씀인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이다가 지금도 그에게는 생생하게 울린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곳의 이름을 엘 베텔이라 하였다. 이의 뜻은 베텔의 하느님으로 베텔에서만 숭배되었던 신의 이름으로 여겨진다. 그가 자기 형을 피해 브에르 세바에서 하란으로 달아날 때, 처음으로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바로 그곳에서 그에게 드러내 보이셨기 때문이다. 그때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베텔 아래에 있는 참나무 밑에 묻혔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베텔로 돌아오는 야곱[2]‘ / 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베텔,제단,하느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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