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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제1독서 (사도2,14.22-33)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3 조회수1,307 추천수0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제1독서 (사도2,14.22-33) 

"이스라엘인 여러분이 말을 들으십시오여러분도 알다시피나자렛 사람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여러 기적과 이적과 표징으로 여러분에게 확인해 주신 분이십니다하느님께서 그분을 통하여 여러분 가운데에서 그것들을 일으키셨습니다." (22)

 

사도행전 2장 22절부터 32절까지는 계속되는 베드로의 설교 가운데베드로가 시편 16장 8-11절에 나오는 다윗의 예언을 인용하여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란 복음의 핵심을 선포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이러한 새로운 내용의 선포를 시작함에 있어서베드로가 자신의 설교를 듣고 있는 청중들을 가리키는 호칭이 2장 14절과 다르다.

 

2장 14절에서는 '유다인들과 모든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이라 하면서청중들의 혈통과 더불어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비중을 두고 있다.

즉 '유다인이 종족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면본절에 나오는 '이스라엘인'은 종교적 측면을 더 강조한다다시 말해서 본문의 '이스라엘인'이라는 호칭은 그들과 하느님 사이의 계약에 비중을 두는 호칭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혈통적인 직계조상은 야곱이다그는 야뽁강가에서 하느님과 겨루어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새롭게 받고다시는 야곱으로 호칭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이스라엘은 바로 축복을 약속하는 이름이다.(창세32,24-30)

 

유다인들은 이 축복받은 이름에 근거하여 하느님의 백성들이 된 것이다베드로가 유다인이라는 이름 대신에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청중들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 깨닫고그 이름을 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의미를 지닌다.

 

베드로가 여기서 주로 예수를 비하시키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했던 '나자렛'이란 지명을 언급한 것은예수께서 유다인들에게 고난당한 사실을 강조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이처럼 예수의 수난을 강조하여 말하는 것은주로 유다인들로 이루어진 청중들로 하여금 회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이러한 베드로의 의도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이 설교를 들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삼천명이나 세례를 받게 되었다.(2,37-41)

 

"여러 기적과 이적과 표징으로" (22)

 

'여러 기적'으로 번역된 '뒤나메시'(dinamesi)의 원형 '뒤나미스'(dinamis)는 '능력'(권능)이라는 뜻으로여기서는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행해지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리고 '이적'으로 번역된 '테라시'(terasi)의 원형 '테라스'(teras)는 주로 자연계에 나타나는 이적적 현상을 가리키는데 주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표징'에 해당하는 '세메이오이스'(semeiois)의 원형 '세메이온'(semeion)은 반드시 초자연적인 일은 아니더라도행해진 일이 진리에 대한 증명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기적'의 본질은 하느님의 권능(능력)을 보이는 것이며, '이적'의 효력은 놀라움을 가져오는 것이고, '표징'은 영적인 진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3년이라는 공생활 동안에 '기적과 이적과 표징'을 통해서자신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메시야임을 밝히 드러내셨다그럼에도 불구하고유다인들은 어리석게도 이러한 예수를 못박아 죽였다는 사실을예수님의 지상에서의 행적을 특징짓는 세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베드로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라 여러분에게 넘겨지신 그분을여러분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23)

 

'무법자들'(법없는 자들)은 하느님의 율법을 지키지 않는 이방인들을 가리킨다. '손을 빌려'라고 번역된 희랍어 '다이 케이로스'(dia cheiros)는 히브리어 '뻬야드'(beyad)에서 온 단어이다.

'뻬야드'는 유다인들이 사용하는 관용구로서 '~의 방법을 사용하여혹은 '대리자를 사용하여'라는 뜻이다유다인들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로마의 권력,즉 총독 빌라도의 권위에 의지하여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도록 사주했었다.(로마2,14 ; 1코린9,21) 따라서 예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로마인들에게 보다는 유다인들에게 있다.

 

한편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힌 일이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측면과 무법자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내용은예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구속사업이 하느님의 계획의 실현과 인간의 사악함이 그 도구로 사용된 사실을 동시에 드러내 준다.

 

이는 인간의 자유 의지와 하느님의 필연적 계획이 결코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역설적 진리를 잘 보여 주고 있다하느님의 계획이 있었다고 하여 인간의 사악함이 죄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고인간이 사악하다고 하여 하느님의 계획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견하며 '그분은 저승에 버려지지 않으시고그분의 육신은 죽음의 나라를 보지 않았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31)

 

27절의 시편 16장 10절 '당신께서 제 영혼을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당신의 거룩한 이에게 죽음의 나라를 아니 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 내용은실제로 다윗이 자신의 영혼이 죽지 않고자신의 육신으로도 썩지 않게 된다는 고백을 한 것이 아니라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한 것이다베드로는 본절에서 시편 16장의 저자인 다윗이 예언자적 계시와 영감을 가지고 미래의 사건을 미리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입니다." (32)

 

베드로가 본 설교에서 강조하려고 했던 것은다윗의 예언이 아니라 바로 부활하신 예수이다다윗이 예수의 부활을 예언했다는 사실이나 부활 그 자체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부활의 주체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시다.

 

예수께서 바로 부활의 주 이시고예수께서 복음 그 자체이시다과거에 예수의 십자가 수난의 의미에 대해서 못알아듣고예수를 부인까지 했던 베드로가 이런 놀라운 깨달음과 확신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 진리를 전파하게 된 것은실로 성령의 강력한 역사이다.

 

이제 베드로는 자신 만이 아니라 그들 모두가 주님의 성실한 증인 (martyres ;순교라는 말이 여기서 나옴)임을 천명하고 있다여기서 '에스멘'(esmen)이라는 현재형 동사가 쓰인 것은 이 증인됨이 과거와 현재 뿐만아니라 영원토록 계속될 일임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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