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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3 조회수1,813 추천수10 반대(1)

문화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통해서 인류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를 보여 주었습니다. 상상력, 신뢰, 신화는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코로나19를 대하는 방법과 해결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두 가지의 대처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중국식 방법입니다. 전제주의적인 방법입니다. 강압적으로 봉쇄하고, 통제하는 방식입니다. 국가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주민은 그 통제를 따르는 방법입니다. 효율적이었고, 지금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있으며, 진정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공산주의에 기반을 둔 사회체제이기에 가능한 방법입니다. 모든 나라가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인격과 개인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독점한 정권은 권력의 독재에 저항하고, 불의에 항의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한국식 방법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한국식 방법의 특징은 투명성과 정보의 공개입니다. 유증상자 뿐만 아니라, 원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검사를 하였습니다. 이는 체계적인 의료 지원과 신속한 인터넷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바이러스의 전파는 확진자의 격리와 치료를 통해서 막을 수 있습니다. 성숙한 시민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불편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는 겁니다. 신속한 검사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고,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지만 바이러스의 전파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 주었습니다. 한국의 투명성과 공개는 바이러스를 대하는 정책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은 인류의 생명, 경제,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두 가지의 해결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입니다. 입국을 제한하고, 국경을 폐쇄하고, 지역을 봉쇄하는 겁니다. 이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바이러스는 여권도 없고, 국경도 없고, 지역도 없습니다. 이미 시작되었을 때는 제한과 폐쇄와 봉쇄로는 막기 어렵습니다. 국가와 국가의 이동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공포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도 크지만, 경제적인 손실이 막대합니다. 세계경제 역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도생은 이미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상부상조(相扶相助)’입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지역으로 의료진과 물품을 지원하는 겁니다. 가난한 나라의 공공의료 시설을 지원하는 겁니다. 폐쇄하고 봉쇄하고 제한하는 대신에 파견하고 도와주고 함께하는 것입니다. 감염병이 발생한 다음에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감염병이 생기는 원인을 미연에 방지하는 겁니다. 마스크, 방호복, 약품을 함께 나누는 겁니다. 빛이 있는 곳에는 어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과 전파는 강 건너 불구경으로는 결코 막을 수 없습니다. 정보의 공유와 투명한 공개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몸에 함께 살아야 하는 지체입니다. 연대와 협력만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부활시기를 지내면서 신앙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몇 가지 있습니다. 지키기 힘든 것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조금만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첫 번째는 하루의 시작과 마침을 기도로 하는 겁니다. 오랜 시간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주님께 찬미를 드리고, 잠시 기도를 한다면 하루가 은총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도를 한다면 우리는 집안의 문을 잘 잠그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을 악의 세력이 들어오지 못하게 잘 잠그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회개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베드로 사도에게 어떻게 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회개하라고 말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말을 들었던 사람들은 회개하였고, 그날 신자가 된 사람은 삼천 명이 넘었습니다. 회개는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만이 아닙니다. 진정한 회개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거짓과 불의를 따르는 삶이었다면 진실과 정의를 따르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욕망과 교만을 따르는 삶이었다면 비움과 겸손을 따르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이웃과 나누는 겁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매일 신선한 공기를 받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남을 도와준다면, 우리가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눈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이미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이제 모든 것의 우선순위를 주님께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즐겨했던 오락, 취미, 만남이 뒤로 밀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와 선교 그리고 나눔의 삶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부활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이제 내 삶의 우선순위를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살도록 결심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우리를 속박하는 것들을 끊어 버릴 수 있다면, 주님 부활의 의미를, 주님 부활의 기쁨을 보다 진실 되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주님의 영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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