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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베텔로 돌아오는 야곱[2][33] / 야곱[3] / 창세기 성조사[7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3 조회수1,24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3. 베텔로 돌아오는 야곱[2]

 

야곱은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곳의 이름을 엘 베텔이라 하였다. 이의 뜻은 베텔의 하느님으로 베텔에서만 숭배되었던 신의 이름으로 여겨진다. 그가 자기 형을 피해 브에르 세바에서 하란으로 달아날 때, 처음으로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바로 이곳에서 그에게 드러내 보이셨기 때문이다. 그때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베텔 아래에 있는 참나무 밑에 묻혔다. 그래서 그곳의 이름을 알론 바쿳이라 하였다.

 

드보라는 꿀벌을 의미하며, 통곡의 참나무인 알론 바쿳은 신성한 나무를 가리키는 것 같다. 여자 판관 드보라가 그 밑에서 판관직을 수행하던 이 드보라 야자나무(판관 4,5)’,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가 그 밑에 묻힌 참나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면 야곱의 어머니 유모의 죽음이 왜 갑자기 거론되는가? 그것도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말이다. 드보라는 레베카의 유모이다. 젖먹이 레베카를 애지중지 키운 이다. 레베카가 하란에서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 가나안으로 떠나올 때, 이 드보라가 함께 왔다(24,59).

 

말이 함께 온 것이지 레베카의 오빠 라반이 멀리 보내는 동생을 잘 돌봐달라고 딸려 보낸 여자다. 레베카가 시집올 때는 어머니는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은 레베카가 자신의 소개에서도 대충 짐작이 된다. ‘밀카가 나호르에게 낳아 준 아들 브투엘의 딸(24,47)’이 레베카이다. 할머니와 함께 유모 드보라의 도움으로 그녀가 자랐다는 것을 은연중 알게 하는 대목이다. 아무튼 그 자세한 내막은 고대 유목 사회에서의 사회 풍습으로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다만 이 드보라가 어쩌면 레베카의 유모로서 어머니 역할을 했고, 그녀의 오빠 라반은 이 유모를 누이동생의 먼 길 여정에 딸려 보낸 거다.

 

그 유모의 죽음이 야곱의 베텔 생활에서 거론되는 게 내심 어떤 의미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어쩌면 야곱의 어머니 레베카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야곱은 어머니의 죽음을 이미 알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프니엘에서 에돔의 세이르에서 달려온 형 에사우를 만날 때도 어머니 이야기는 없었다. 물론 아버지 이사악의 근황에 관해서도 형제 사이에서는 아무 이야기가 없었다. 아마도 그때 레베카는 가나안 땅 마므레 맞은쪽 막펠라 밭에 있는 동굴 가족 묘지에 안장(49,31)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기에 야곱은 드보라를 마치 어머니 레베카를 보듯 모셨을 게다. 그래서 야곱은 어머니 같은 드보라를 정성껏 장사지내 드렸다.

 

이렇게 야곱이 파딴 아람에서 가나안 땅 베텔로 돌아오자, 하느님께서 그에게 다시 나타나 복을 내리시면서 말씀하셨다. “너의 이름은 야곱이다. 그러나 더 이상 야곱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제 너의 이름이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셨다. 이는 야곱이 이미 야뽁 건널목에서 하느님과 씨름을 한 뒤에 받은 그 이름(32,29)과 같다. 이리하여 야곱은 하느님의 얼굴을 뜻하는 프니엘에서, 그리고 하느님의 집을 뜻하는 베텔에서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두 번이나 받은 셈이다.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기억하시는 분이시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너는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라. 너에게서 한 민족이, 아니 민족들의 무리가 생겨날 것이다. 네 몸에서 임금들이 나올 것이다. 내가 아브라함과 이사악에게 준 땅을 너에게도 준다. 또한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도 그 땅을 주겠다.”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땅과 후손을 주시겠다고 야곱에게도 거듭거듭 반복적으로 약속하신다. 그러시면서 하느님의 집인 베텔에서는 후손에서 임금이 나올 것도 약속하셨다. 그리하여 야곱은 새 이름을 받고는 아버지 이사악에 이어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는 반열에 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다음 하느님께서는 야곱과 말씀을 나누시던 그곳을 떠나 올라가셨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신 거기에 기둥, 곧 돌로 된 기념 기둥을 세운 다음, 그 위에 제주를 따르고 또 기름을 부었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신 그곳의 이름을 또다시 베텔이라 하였다. 이후 그들이 베텔을 떠나 에프라타 곧 베들레헴까지는 아직 얼마 더 가야 하는 곳에서 라헬이 해산하게 되었는데, 산고가 아주 심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벤야민의 탄생과 라헬의 죽음‘ / 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드보라,브투엘,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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