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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제1독서(사도2,36-41)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4 조회수1,099 추천수0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제1독서(사도2,36-41)

 

"이스라엘 온 집안은 분명히 알아 두십시오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 (36)

 

'이스라엘 온 집안'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느님을 향한하느님의 신앙을 가진 신앙 공동체임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매우 강조적인 표현이다베드로의 설교의 종결부인 본절에서 메시아를 죽인 이스라엘 민족을 '이스라엘 온 집안'으로 표현한 것은 그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부름받은 신앙 공동체라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주님'에 해당하는 '퀴리오스'(kyrios)는 '주인'이란 뜻으로히브리어로는 '아돈'(adon)이다이것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가리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용어이기도하다(사도1,6). 본문에서는 믿음의 조상들이 주 하느님을 향해서 사용하던 의미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재자라는 뜻이다(창세15,8; 9,26).

 

그리고 '그리스도'(christos; 크리스토스)는 '기름을 붓다'라는 뜻의 '크리오'(chrio)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어 '기름부음 받은 자'란 뜻이며히브리어로는 '메시아'(mashiah; 마쉬아르)이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형제 여러분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37)

 

'꿰찔리듯 아파하며'에 해당하는 '카테뉘게산'(katenigesan)은 '찌르다','찔러 관통하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 '카타닛소'(katanisso)의 부정 과거 수동태로서 '그들이 찔려 관통함을 받았다'는 뜻이다여기서 수동태는 신적(神的)수동태로 볼 수 있는데 이때 하느님의 강력한 역사(役事)가 있었다는 의미이다즉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강한 회개의 마음을 불어넣어 주셨던 것이다.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또한 하느님의 회개의 영을 받은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대망하였던 메시아를 자신들의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회개의 역사가 일시에 강력하게 일어나게 된 것이다그들은 걷잡을 수 없는 후회와 절망감에 사로잡혀 마치 그들의 마음이 창에 찔리듯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 것이다.

 

"회개하십시오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38)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를 듣고 자신의 죄로인해 마음의 찔림을 받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방법을 묻는 청중들에게 베드로가 요구한 첫번째 것은 바로 회개였다.

'회개하다'는 의미의 원어 '메타노에오'(metanoeo)는 '바꾸다'라는 의미의 단어 '메타'(meta)와 '생각하다'라는 의미의 단어 '노에오'(noeo)의 합성어로서 '바꾸어 생각하다또는 '마음을 바꾸다라는 뜻이다.

 

본문에서는 죄와 불신에서 떠나 그리스도를 향하여 인격적인 믿음을 갖게 되어 영적 순결과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마음의 변화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도행전은 다른 어떤 책들보다도 이런 의미의 회개를 강조하였다(사도3,19; 5,31; 8,22; 11,18등등이 시대의 교회는 회개를 통한 교회의 성장이라는 사도행전적인 쇄신의 모델을 잊지 말아야 한다(41-46)

 

베드로는 설교를 듣고 마음의 찔림을 받은 유대인들에게 회개를 촉구한데 이어서 세례받을 것을 요구하였다.

세례는 죄사함과 더불어 그리스도와 하나됨으로써 교회의 일원이 된다는 신앙 고백적 의식이므로 죄에서 떠나 구원받기 원하는 자들에게는 반드시 이것이 요구된다.

 

'용서받으십시오'에 해당하는 '아페신'(apesin)의 원형 '아페시스'(apesis)는 '해방'과 '용서'(사함)이라는 뜻이다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죄사함(죄의 용서)은 죄와 그 죄과로부터 해방되어 영원히 자유롭게 하는 강력한 효과를 갖게 된다회개하고 세례를 받는것이 이런 사죄(죄의 용서죄사함)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에서 인과 접속사 '그러면'(그러하면)으로 시작하여 회개하고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얻어야만 성령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그러나 '그리하면'으로 번역된 '카이'(kai)는 인과 접속사가 아니라 등위 접속사로서 '그리고'(and)라는 뜻이다.

 

따라서 원문대로 하면 회개하여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얻으면 그 결과로 성령을 받게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회개하여 세례를 받으며 죄사함을 얻으라란 명령형과 장차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병렬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사도행전 816절에 의하면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지만 베드로가 안수할 때까지 성령을 받지 못했다이것은 세례와 성령 받음이 기계적 인과 관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또한 사도행전 10장 44-48절에 의하면 고르넬리오 가족이 베드로의 설교를 들을 때에 이미 성령을 받았고성령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이것 역시 회개와 세례 및 죄의 용서가 성령을 받게 하는 원인 및 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은 각기 개별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고난 뒤 성령을 받는 일은 그리스도인들이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이것들은 실제로 각각 따로 따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또는 한꺼번에 이루어질 경우도 있다.

 

어쨌든 여기 사도행전에서 말하는'성령'은 입문성사로서의 세례와 견진 성사 때에 받는 성령이 아니라 요사이 말하는 '거듭남'의 '성령', 체험적이고 인격적인 신앙으로 인도하는'성령', 소위 성령 세미나에서 말하는 성령에 대한 가르침의 확실한 성경적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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