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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벤야민의 탄생과 라헬의 죽음[34] / 야곱[3] / 창세기 성조사[7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4 조회수1,95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4. 벤야민의 탄생과 라헬의 죽음

 

그런 다음 하느님께서는 야곱과 말씀을 나누시던 그곳을 떠나 올라가셨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신 거기에 기둥, 곧 돌로 된 기념 기둥을 세운 다음, 그 위에 제주를 따르고 또 기름을 부었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신 그곳의 이름을 또다시 베텔이라 하였다. 이후 그들이 베텔을 떠나 믹달 에데르로 가는 길에 에프라타 곧 베들레헴까지는 아직 얼마 더 가야 하는 곳에서 라헬이 해산하게 되었는데, 산고가 아주 심하였다.

 

믹달 에데르는 가축 떼의 탑이라는 뜻을 지니는 지명이며, 이 지역은 시온의 언덕이라 불린다(미카 4,8). 이렇게 라헬의 산고가 심하여지자 산파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셔요. 이번에도 아들이에요.” 사실 라헬은 첫아이를 낳을 때, 둘째를 그토록 갖기를 염원했다. 그래서 그녀는 주님께서 나에게 아들 하나를 더 보태 주셨으면!” 하면서, 첫아기의 이름을 요셉이라 지었다. 산파가 라헬에게 이번에도 아들이라고 알려주는 것을 보아도, 그녀가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렸는지를 알 수가 있다.

 

라헬은 마침내 죽게 되어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아기의 이름을 내 고통의 아들을 뜻하는 벤 오니라 하였다. 그러나 아기의 아버지 야곱은 아이의 이름을 벤야민이라 바꾸어 불렀다. 벤야민은 오른손의 아들또는 오른쪽의 아들을 뜻한다. 야곱은 흉조가 깃든 벤 오니라는 이름을 길조를 띤 벤야민으로 바꾼 것이다. ‘오른쪽은 지리적으로는 남쪽을 가리키지만, 성경에서는 매우 좋은 방향으로 동방을 가리킨다. 동방에서 빛이 비쳐 온다고도 할 만큼 오른쪽은 대체로 좋은 방향이다. 나중에 벤야민 지파는 요셉의 아들 에프라임 지파의 남쪽에 정착한 씨족들로 구성된다.

 

벤야민을 뺀 야곱의 아들들은 하란에서 나그네살이하면서 얻었다. 르우벤이 첫째이고 열한 번째가 라헬이 낳은 요셉이었다. 그때는 외숙에게 비록 더부살이를 살았으나, 그나마 정착 생활이었기에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야곱은 많은 가축을 거느리면서 유랑의 유목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 이사악이 계시는 남쪽의 헤브론으로 옮겨가는 중이었다. 이러니 당시만 해도 성조들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할 수가 있다.

 

이 어렵고 고된 유목 생활을 하면서도 야곱은 끝내 벤야민을 낳아 열두 아들을 두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후손을 두기 위해서는, 결국은 이 열둘에서 뻗어 나갈 것이다. 야곱이 이렇게 막내를 얻고는 참으로 마음이 흡족했던 모양이다. 라헬이 지은 슬픈 이름을 자신이 직접 바꾸면서까지, 기쁨을 뜻하는 벤야민으로 개명까지 한 것을 보면 그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이 열두 아들은 야곱에게는 기쁨이요 축복이며, 하느님 영광 드러내는 이스라엘 백성의 구성원이 될 게다. 그리고 이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정복하여 정착하게 될 때, 열두 지파의 씨족이 될 게다.

 

라헬은 결국은 난산 끝에 죽고 만다. 그녀는 이렇게 죽어, 에프라타 곧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가에 묻혔다. 에프라타를 베들레헴과 동일시하게 된 것은 후대의 일이며, 이는 다윗의 에프랏이라는 이름의 유다 씨족에 속했기 때문으로 보인다(1사무 17,12). 야곱은 라헬의 무덤에 비석을 세웠다. 그것이 오늘날까지도 서 있는 라헬의 묘비이다. 야곱은 그 어려운 여정에서 비록 벤야민을 얻었지만, 그토록 사랑한 라헬을 잃은 슬픔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을 게다.

 

사실 라헬은 야곱이 하란에서 처음 만난 여자였다. 그는 아버지 이사악의 당부로 하란에 계신 라반 외숙댁으로 도피했다. 아버지의 부탁(28,2)으로 그는 베텔을 지나 하란에 도착했고 거기에서 라헬을 만났다. 그녀는 몸매도 예쁘고 모습도 아름다웠다. 그는 라헬을 얻으려고 칠 년 동안 외숙 라반을 위해 일했다. 그에게는 그 긴 세월이 며칠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만큼 그녀를 사랑했다. 그러나 외숙은 관례대로 둘째 라헬이 아닌, 첫 딸 레아를 그의 아내로 주었다. 그는 기어코 라헬를 얻고자 칠 년을 더 외숙을 위해 일해 주어야 했다. 그 라헬이 고향 가는 길에 죽었으니, 그의 발길은 차마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도 벤야민을 낳는 산고의 고통으로.

 

라헬의 무덤에 비석을 남기고 떠나는 야곱은, ‘시온의 언덕이라 불리는 믹달 에데르를 향했다. 다행히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엄마를 잃은 갓난아기 벤야민은 엄마 없이 포대기에 싸여, 그들과 함께 떠난다. 이때만 해도 어린 요셉은 야곱 아버지의 슬픈 눈물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동생 벤야민의 힘없는 울음소리도 들었으리라. 이제 라헬을 잃은 야곱의 이야기는 서서히 끝나는 것 같다. 하느님은 야곱 후의 성조사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하실지 자못 궁금하다.

 

앞으로 야곱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 열두 아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리라. 그중에서 누가 야곱의 축복을 받으며 주요 인물로 부각될 것이며, 누가 야곱의 후손으로 예수님 족보에 기록될 것인지! 그렇지만 야곱에게는 설상가상으로 더 나쁜 일이 생긴다. 큰아들 르우벤이 자기의 소실이자 라헬의 몸종인 빌하와 근친상간을 범한 것이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르우벤의 추행‘ / 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벤야민,믹달 에데르,르우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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