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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_ “평화가 너희와 함께!” (루카 24,36)
작성자한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6 조회수1,454 추천수1 반대(0) 신고

2020.04.16.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루카 24,36)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과 평화가 여러분 안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여러분들은 언제 가장 평화롭다고 느끼시나요?

 

아무런 약속도 없는 주일 아침?

하루 일과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며 마시는 맥주 한 캔?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참으로 많은 순간을 우리는 ‘평화롭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은 평화라는 말을 이렇게 정의 합니다. ‘평온하고 화목함’.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함. 또는 그런 상태’. 평화는 평온과 화목이며 이는 일체의 갈등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평화는 어떤 것일까요?

 

저는 이 평화를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뿌리 깊은 믿음에서부터 비롯되는 일체의 갈등이 없는 상태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무언가가 부재함으로써 평화가 올 수도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로부터 오는 평화는 그분의 존재에서 찾아오는 것입니다. 또한 그분이 나와 ‘함께 존재’ 한다는 것은 그분의 존재에서 오는 수많은 용기와 위로와 사랑이 일반적인 갈등과 어려움을 쉬이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30)고 말씀하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이루어야만 하는 꿈이 있던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그 꿈이 아니면 정말로 죽을 것 같아서 어떻게든 그것이 내 삶 안에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던 때. 그 꿈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난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때.

특별히 이런 소망은 사랑하는 이를 향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사랑은 쉽지 않습니다. 나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 있지만 사랑하기에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많은 순간에 나를 희생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더 깊게 생각하는 것이 정말 쉽지는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해본 사람은 모두 그 순간을 ‘힘들었던’이라고 묘사하기 보다는 ‘가장 행복했던’으로 묘사합니다. 이는 사랑이 모든 갈등을 ‘없애줬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의 크기가 존재하고 있는 모든 갈등을 ‘하찮게’ 보이게끔 만들어 준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사랑했던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수많은 고초와 박해 속에서도 하늘을 향해 미소 지으며 지상 여정을 마칠 수 있던 것도, 그들은 ‘오직’ 하느님께만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었기에 그 외의 수많은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은 그들에게 갈등이라 불릴만한 무게조차 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환난과 고통, 핍박과 죽음 앞에서도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화를 온전히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이 살기 쉬운, 살기 편한 시대는 아닐지 모릅니다.생존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악착같이 버텨야지만 내가 남아 있을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평화’를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방해할 수 없도록 우리는 그 평화를 마음 속 가장 중요한 곳에 정성스레 놓아두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 모든 어려움 중에도 내 삶에서 솟아나는 평화 안에서 잔잔한 하루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세월호 6주기를 맞이하는 날입니다.

정치적인 잘잘못을 떠나 그저 우리 곁을 떠난 어린 영혼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을 잃은 부모와 지인들의 슬픔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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