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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6 조회수2,789 추천수16 반대(0)

평화신문을 읽으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유명한 학원 강사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수도승처럼 사신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영어와 불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학원 옥탑 방에는 작은 기도실을 만들어 시간이 되면 기도하신 분이었습니다.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고, 노년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은 그물을 배 오른편으로 던졌습니다. 6년 동안 공부해서 침구사 자격증을 얻었습니다. 남미 페루의 작은 공소로 가서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환자들을 고쳐주신 것처럼 아픈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 주었습니다. 너무 과로해서 잠시 귀국했지만 몸이 좋아지면 다시 남미 페루로 가신다고 합니다.

 

교구의 선배 사제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분은 평화신문 미주 지사의 일도 하셨습니다. 원로사목자가 되신 후에 더 바빠지셨습니다. 신부님은 수경침을 배웠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주는 것도 좋겠지만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만드는 기술을 전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멕시코로 가서 사람들에게 수경침을 알려주고, 수경침을 보급했습니다. 사람들은 수경침을 배웠고,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멕시코가 너무 멀어 지금은 필리핀으로 다니시며 수경침을 알려주십니다. 신부님 역시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졌습니다. 편안한 노년을 지내셔도 충분하지만 신부님은 더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찾아다니십니다.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다시금 수경침을 전하기 위해서 길을 떠나신다고 합니다.

 

한국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습니다. 첨단 의료 체계, 신속한 검사, 투명한 공개,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전염병이 퍼진 현장으로 달려간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오래 착용해서 콧잔등에 상처가 났고, 밴드를 부쳐야 했습니다. 현장으로 달려간 의사가 있습니다. 방호복을 입으면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답답했습니다. 그런 방호복을 5시간씩 입으며 환자를 치료하였습니다. 손으로 마스크를 만들어 전달한 83세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성금을 전달한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한국이 코로나19를 막아내고 있다면 이는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지라고 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졌습니다. 그러자 그물이 터질 만큼 고기가 잡혔습니다. 오른편은 단순히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른편은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의미합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동시통역의 길을 버리고 침구사가 되어 아픈 이를 도와준 선생님이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노년에 수경침을 배워 아픈 이를 도와주는 사제가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전염병이 퍼진 현장으로 달려간 간호사와 의사가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표징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은 우리가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야 한다는 표징이기도 합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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