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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사악의 죽음[37] / 야곱[3] / 창세기 성조사[8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7 조회수1,91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7. 이사악의 죽음

 

이처럼 성조사 이야기에서 아들들을 태어난 연대순으로 배열하지 않고 어머니 순으로 배열한 것은, 앞으로 전개될 요셉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될 가족 내의 불화가 있었음을 은연중 암시한다. 그것은 아들들 사이에서도 어머니에 따라 편이 갈리기도 했다는 방증이리라. 아무튼 이 아들들에 의해 열두 지파의 구성원은 좀 다르게 정해졌다. 열두 지파에서 레위와 요셉은 빠진다. 레위는 하느님에 의해 성별 되었기에 빠졌다. 다만 요셉은 자신이 빠지는 대신에, 그의 두 아들 므나쎄와 에프라임(48,1)이 포함되었다.

 

마침내 야곱은 마므레 곧 키르얏 아르바에 있는 자기 아버지 이사악에게 다다랐다. 그곳은 아브라함과 이사악이 나그네살이하던 헤브론이다. 그때에 이사악의 나이는 백여든 살이었다. 그러면 이때 아들 야곱은 몇 살이었을까? 이사악은 나이 마흔(25,20), 파딴 아람에 사는 브투엘의 딸이며 라반의 누이인 레베카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리고 그는 오랜 고생 끝에 쌍둥이 에사우와 그의 동생 야곱을 낳았는데, 그의 나이는 예순 살(25,26)이었다. 그러니까 야곱이 아들을 이끌고 아버지 이사악을 다시 찾은 때의 나이는 백스물 살이었다.

 

그러면 이때 요셉의 형제들은 과연 몇 살이나 되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맏이인 르우벤은 일흔이 훨씬 넘었을 게고 하란에서 막내로 태어난 요셉은 환갑이 지났으리라. 그렇지만 이때는 다른 형제들은 몰라도 요셉은 가나안 땅에 없었다. 그는 이집트에서 파라오 다음가는 재상이 되어 있을 때였다. 이 사실을 야곱은 물론 그의 형제들은 요셉이 이집트의 재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때였다. 그렇지만 요셉이 이집트에서의 재상 재임 기간에, 가나안 땅을 다녀갔는지는 성조사 이야기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참에 야곱이 자식을 둔 나이를 한번 따져보자. 성조사 이야기에서 야곱은 나이 마흔에 하란으로 가서(26,34), 그곳 라반 외숙 집에 칠 년간 머물면서 그의 큰딸 레아와 결혼을 하였단다(29,22). 그 후에도 그토록 사랑한 라헬과 결혼을 위해서 칠 년을 더 일해야 했으며, 이어서 외숙 라반을 위해 육 년을 더 일해 주어야만 했다. 그래서 그가 하란에 머문 이 기간 약 이십 년이다(31,41). 이 긴 기간 레아와 결혼을 오십 전에 했으니까, 나이 쉰 정도에서 맏이 르우벤을 낳았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육십 전에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을 얻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그러면 요셉은 이집트로 몇 살에 팔려 가서 몇 살에 파라오에 의해 재상으로 지명되고 거기에서 형제들은 어떻게 만났을까? 이에 대한 상세 내용은 다음 성조사 이야기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일단 그가 그의 형제들을 이집트에서 만나 서로 형제애를 나눈 것은(45,11) 그가 마흔이 되지 않은 나이였다고 여겨진다. 사실 요셉은 파라오의 꿈을 풀이해 주고 이집트의 재상이 되었을 때가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41,46). 그로부터 7년의 대풍이 들었고 이어 칠 년간의 흉년이 시작되었다. 이 흉년 기간 삼 년 차에 요셉은 양식을 구하러 이집트로 온 그의 형제들을 만났으니, 그때가 그의 나이 마흔 살이었다.

 

그러니까 요셉이 아버지 야곱이 하란을 떠나기 전 몇 년 전에 낳았다고 생각해보면, 적어도 야곱이 육십 전이라고는 추측해 볼 수가 있을 게다. 이렇게 보면 요셉의 나이 마흔이라면, 야곱의 나이는 백 살 정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야곱이 백스무 살에 아버지 이사악을 헤브론에서 만났을 때는, 요셉은 갓 환갑이 되었을 나이로 여전히 이집트에서 재상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였다.

 

이렇게 요셉은 이미 이십 년 전에 양식을 구하러 이집트로 온 형제들을 만났다. 야곱의 아들 출생 순서는 맏이 르우벤과 두 번째 아들 시메온까지는 알겠지만, 세 번째부터 요셉 앞까지의 순서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야곱의 형제들끼리는 저들의 나이를 저마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은 그들이 이집트에서 요셉을 만나 르우벤, 시메온을 포함해 막내 벤야민까지 나이순(43,33)으로 앉은 것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그들은 하란에서부터 각자의 어머니와 함께 야곱 아버지와 한집에서 함께 기거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마침내 야곱의 식솔들은 마므레에 있는 자기 아버지 이사악에게 다다랐다. 그곳은 아브라함과 이사악이 나그네살이하던 헤브론이다. 그때의 이사악의 나이는 백여든 살이었단다. 야곱이 마흔에 아버지와 이별한 후 성조사 이야기에서 재회하는 데 걸린 기간은 장장 팔십 년이 지난 뒤였다. 이사악도 이렇게 노인으로 한껏 살다가, 숨을 거두고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갔다.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도 백칠십오 세까지 살았으니, 장수 집안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아들 에사우와 야곱이 그를 가나안 땅 마므레 맞은쪽 막펠라 밭에 있는 동굴의 가족 묘지에서, 어머니 레베카 옆에 안장하였단다(35,29; 49,30-31).

 

사실 야곱이 하란을 떠나 고향으로 되돌아와 아버지 이사악을 지척에 두고 만남 기간이 이렇게 오랜 기간이 걸렸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하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해 주신 약속은 아직 다 실현되지 않았지만,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오게 해 주시겠다는 약속은 이루어졌다. 그사이 심한 기근이 들어 양식을 구하러 자식들을 이집트로 보내기도 했다. 에사우 형과는 그 오랜 기간 어떻게 지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지만, 프니엘에서 만나 회포를 푼 후, 헤브론에서 육십 년 만에 아버지 장례 때 다시 쌍둥이 형제는 만났다.

 

이제 아버지 이사악의 죽음으로 야곱의 이야기는 야곱 형 에사우의 족보를 좀 묵상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에사우와 그의 후손들도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후손들이기에. 나아가 그들도 하느님의 피조물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에사우의 후손들[1]‘ / 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키르얏 아르바,파라오,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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