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19 조회수2,408 추천수14 반대(0)

영어와 한국어는 표음문자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음과 모음으로 소리 나는 것을 모두 적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읽고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영어와 한국어는 어순에 차이가 있습니다. 영어는 동사가 주어 뒤에 바로 나옵니다. 한국어는 동사가 맨 나중에 나옵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말은 변화의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사가 나중에 나오기 때문에 명사의 의미가 다양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믿음과 믿는다.’는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믿음은 명사이고, 변화의 여지가 없습니다. 믿는다는 동사이고 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유혹 앞에 무너지는 믿음이 있고, 고통과 박해 앞에 쓰러지는 믿음이 있고, 유혹을 물리치는 믿음이 있습니다. 고통과 박해를 받아들이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앙 고백은 나는 믿나이다.’라고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겨자씨의 비유, 씨 뿌리는 이의 비유는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밀알 하나의 비유도 그렇습니다. 밀알 하나가 썩지 않으면 하나로 남지만, 썩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십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자매에게 사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자매님은 누구인가요? 나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자매님은 누구인가요? 나는 한 남자의 아내입니다. 자매님은 누구인가요? 나는 학교의 선생입니다. 그러자 사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엄마, 아내, 선생에 대해서 묻지 않았습니다. 자매님은 누구인가요? 자매님은 사제의 이야기를 듣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나는 명사가 아니구나! 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사이구나! 하느님께서도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있는 나다.’ 하느님은 창조주이시기도 하고,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하시기도 하고, 하느님은 기다려주시기도 하는 그런 분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하는 한국의 대응 방법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명사가 아니었습니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형이 이루어지는 동사였습니다. 한국은 변하는 바이러스에 맞게 접근하였습니다. 선제적인 검사로 확진자를 격리시켰습니다. 환자는 병원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경증환자는 생활치료 센터로 보내는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투명하게 통계자료를 공개하였습니다. 변화하는 바이러스는 감추고, 속여서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새로운 검사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는 명사적인 관념에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포항의 수산물 양식장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회를 판매하였습니다. 회는 횟집이라는 관념을 버렸기에 가능했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명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생로병사의 고정관념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은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더 깊은 곳으로 그물을 던지듯, 오른쪽으로 그물을 던지듯 변화하는 삶이 부활입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주님은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십니다. 갈릴래아는 명사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끊임없이 행동하고, 가르치고, 표징을 보여주었던 삶의 자리요, 변화의 자리입니다. 그곳에서 눈먼 이는 눈을 떴습니다. 중풍병자는 일어났습니다. 나병환자는 깨끗해졌습니다. 죄지은 이은 용서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던 하느님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가 이 땅의 부모에게 받은 모습을 벗어 버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화되게 하소서. 저희가 그렇게 할 때, 주님께서는 손을 뻗으시어 병자들을 고치시고, 주님의 거룩한 종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이 일어나게 해 주십시오. 기도를 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흔들리면서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였다. 너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여라. 거기에는 그리스도가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신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