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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22 조회수3,129 추천수15 반대(0)

인터넷 공간에서 기사와 글을 읽을 때가 있습니다. 글의 내용을 보지만 글을 읽은 사람의 댓글도 볼 때가 있습니다. 칭찬과 격려의 댓글이 있습니다. 응원과 희망의 댓글이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방역과 정책에 대한 외국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의 방역과 정책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기사입니다. 한국의 정책은 투명성, 개방성, 자발성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했다고 합니다. 극심한 사재기도 없었고, 마스크를 착용하였고,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실천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기에 이런 기사를 읽으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느끼고, 기분이 좋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에도 댓글을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원로사목자께서 저의 글에 댓글을 주셨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영성과 열정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따뜻한 사목으로 신자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셨습니다. 본당 사목을 하실 때면 언제나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셨습니다. 신자들에게 사랑의 실천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였고, 신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신부님의 나눔에 함께 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신학생 양성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거금을 기부하셨습니다. 원로사목자로 사목 일선에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매년 한센 인을 위해서, 요셉의원을 위해서 기부를 하신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신앙은 이어달리기와 같습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교회는 사람에게 순종하기보다는 하느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오늘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사도였고, 그분들이 순교자였고, 그분들이 성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신앙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사람은 생명을 보지 못합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하느님을 믿고 알아 구원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 있고,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인생을 아름답게 살다가 하느님께로 간 박경리 데레사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옛날의 그 집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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