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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0.04.24. 부활 제2주간 금요일 _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요한 6,14)
작성자한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24 조회수1,386 추천수0 반대(0) 신고

2020.04.24.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요한 6,14)

 

오늘 복음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오병이어’ 기적사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의 공관복음서들뿐만 아니라 요한 복음서까지도 전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참으로 익숙하고 한 편으로는 중요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들과 의견들이 분분했습니다. 과연 이 기적의 의미는 무엇인가?

가진 것 하나 없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 나선 모습에 가엾은 마음이 드신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치유해 주시고 먹을 것까지 주신 사랑을 전하는 모습.

어린 아이가 자기가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 놓자 주섬주섬 자기들이 가진 것을 꺼내어 먹었다는 가슴 따뜻한 나눔의 이야기.

 

하지만 오늘 저의 마음을 울린 것은 이 기적 자체의 의미가 아닌 그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체험했습니다. 즉, 빵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임금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어쩌면 오랜 시간 그들에게 다시 돌아올 과거의 영광을 그리고 그 영광을 이루어줄 다윗 임금의 후손을 기다리던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피하신 예수님을 보며 그들이 바라본 것과 예수님께서 바라던 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마태 11,17) 하셨던 말씀처럼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진정 우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하느님의 일’들에 눈이 멀어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왕이 되기 위해 하신 행동이 아닌데 군중들은 그분을 임금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보여주신 기적이 우리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데에 쓰이곤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늘 우리의 뒤에서 우리를 지지해주고 계신데 왜 내가 바라보고 있는 ‘그 방향’에 당신이 없느냐고 화내곤 합니다.

이미 은총의 샘이 터지고 넘쳐 내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내가 원하는 그 ‘물’이 없다고 투덜대고 하느님은 계시지 않다고 부정합니다.

 

우리는 언제 가장 그분께서 우리 곁에 함께 하시고 계시다고 생각합니까?

가장 행복한 순간에?

원하던 기도를 들어주셨을 때?

내가 가장 지치고 힘들었을 때에?

그분께서는 그 모든 순간에 함께 하십니다. 단지 우리가 그분을 보려고 하지 않기에 볼 수 없을 뿐입니다.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우리가 부족해도, 우리가 정녕 ‘먹을 빵’만을 생각해도 그분께서는 그 ‘모든 것’들을 ‘항상’ 우리에게 주십니다. ‘언젠가는 진정한 내 뜻을 알아주겠지’하는 마음으로 빵도 치유의 기적도 그리고 끝내 당신의 목숨도 우리에게 내어주십니다. 참으로 바보같아 보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란 것도 사실입니다. 이미 그렇게 우리를 사랑하시기로 결정하신 그분은 너무나도 완전한 분이시기에 그리고 변함이 없으신 분이시기에 그 결정을 무르는 방법도 모르시고 가지고 계시지도 않습니다.

 

이 어찌 감사한 일입니까?

우리가 부족해도 그분이 완전하시니 말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도 그분이 용서해주시니 말입니다.

우리가 어디를 향해 있을 지라도 그분이 항상 그곳에 함께 계시니 말입니다.

 

그런 그분의 변함없는 사랑에 힘입어 아주 조금만 변하는 오늘이 되길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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