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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26.“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6)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26 조회수1,333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24, 13-35(부활 3주 주일)

 

 

 

오늘은 부활 3 주일 입니다.

오늘 <1독서>는 오순절 날에 베드로가 유대인들에게 한 설교의 일부입니다. 이 설교의 핵심은 한 마디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습니다.”(사도 2,24)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쳐주신 분(사도 2,27)이라고 고백합니다.

<2독서>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약 30년이 지나서 베드로가 소아시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서간으로,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으며(1베드 1,28),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 만드셨음을 말해줍니다.

<복음>은 당신 부활의 모습을 드러내주시는데,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곧 당신의 제자들이 믿음을 지켜내도록 하기 위해, 얼마나 섬세하게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주십니다. 사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은 당신께 대한 믿음을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으로 희망을 잃고 슬픔과 절망에 빠져 이전의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 모두는 실망과 절망에 빠져 본 적이 있을 것 입니다. 가던 길을 중단해버릴 만큼, 희망이 꺾인 적도 있을 것 입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버릴 만큼, 믿었던 바가 의혹과 불신으로 바뀌어버린 적도 있을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엠마오로 가고 있는 두 제자들이 바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찾아오시어 길을 함께 걸으시며 동행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루카 24,16)

 

 

 

절망과 슬픔에 빠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먼저 말씀을 건네십니다.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루카 24,17) 무슨 일이냐?”(루카 24,19)

 

 

사실, 그들은 일어난 일의 표면만 보고서 절망에 빠져, 진정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슬픔과 절망에 빠졌을 때가 가장 위기의 순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기회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바로 그때가 우리의 희망, 우리의 믿음을 내려놓아야 할 때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희망, 우리의 믿음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희망과 믿음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눈이 가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눈이 가려져 있음을 깨달아야 할 때요 우리의 눈이 열려야 할 때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요한 20,25)

 

 

 

그렇습니다. 알아야 할 바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그것을 믿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설명해 주시며(루카 24,27), 슬픔에 젖은 그들의 어루만지시어 마음이 타오르게(루카 24,32)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루카 24,29)하고 청하자, 식탁에 앉으셔서, 빵을 들어 떼어 나누어주시며(루카 24,30) 사랑으로 응답하십니다. 그토록,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시니,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루카 24,31).

여기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보는 믿음의 눈이 열리는 과정을 봅니다. 그리고 이는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렉시오 디비나)의 과정에 비길 수 있습니다.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설명해 주심읽기’(lectio), 마음이 타오르게 하심은 묵상(meditatio),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하고 청함은 기도’(oratio), 식탁에 앉으셔서, 빵을 들어 떼어 나누어주시며, 그들의 눈이 열어 예수님을 알아보게 하심은 관상(contemplatio)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말씀의 경청으로 지성을 동반하여 깨달아 알아듣고’(lectio), 알아들은 바를 마음으로 받아들여 믿으며(meditatio), 믿는 바를 그분의 뜻에 따라 응답하고(oratio), 마침내 그분을 뵈오며 일치를 이룹니다(contemplatio).

이토록,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을 붙드시고 지켜주시기 위해 감동적으로 우리를 동행하십니다. 오늘도 우리의 슬픔과 절망과 고통 속에서, 당신을 쪼개어 나누어주시며 우리를 동행하십니다.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동행하시는 우리 주님의 깊고 깊은 사랑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동행과 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꿰뚫어 본 사도 바오로는 이를 참으로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늘 우리를 그리스도의 개선행진에 데리고 다니면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기가 우리를 통하여 곳곳에 퍼지게 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1코린 2,14-15)

 

 

 

오늘 우리도 눈이 열려야 할 때입니다. 우리 주님의 사랑과 부활생명을 보는 눈이 열려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기를 뿜어 나르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고,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할 때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6)

 

 

 

주님!

저는 고통을 없애주기를 바라지만, 당신은 고통을 함께 지라 하십니다.

저는 평화롭기를 바라지만, 당신은 평화를 위해 일하라고 하십니다.

저는 세상의 부패를 비난하지만, 당신은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 되라 하십니다.

저는 세상의 어둠을 탓하지만, 당신은 세상의 빛이 되어 밝히라 하십니다.

주님, 당신 빛 안에 걷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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