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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감옥에 갇힌 요셉[12]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9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03 조회수1,521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2. 감옥에 갇힌 요셉

 

그렇지만 그 여자는 요셉이 계속 거절하는 데도 끈질기게 음욕의 모습으로 유혹한다. 그녀는 이렇게 날마다 요셉에게 졸랐지만, 요셉은 그의 말을 아예 듣지 않고, 그의 곁에 눕지도 그와 함께 있지도 않았다. 그만큼 요셉과 여주인 사이에는 어떤 긴장감이 팽배해 있었다. 주인집 여자는 아무리 유혹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요셉에게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그리하여 요셉에게 돌이킬 수 없는 화풀이를 하려고 잔뜩 벼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긴박한 일이 벌어지고야 만다. 하루는 그가 일을 보러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집 안에는 하인들마저 아무도 없이 단지 주인집 여자뿐이었다.

 

그때 또 그녀는 요셉을 보자마자 그의 옷을 붙잡고 침실로 가자고 유혹했다. 그날따라 더 요란스럽게 떠벌이는데, “나와 함께 자요!”가 아예 그녀의 입에 발린 소리였다. 요셉은 더 이상 그녀와의 입씨름으로는 더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아, 순간 그 자리를 피하고자 했다. 그러자 그녀는 옷을 잡은 채 완강히 버텼다. 참으로 요지부동이었다. 요셉은 어쩔 수 없이 자기 옷을 그녀의 손에 버려둔 채 부리나케 밖으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문제는 그녀의 손에 쥐어진 요셉의 옷이었다. 야곱이 요셉에게 지어 준 소매가 긴 옷이 그의 형제들로 하여금 요셉을 증오하게 만들어, 끝내는 그의 목숨까지 위협하더니만, 이번에는 주인댁 여자에게 빼앗긴 그의 옷이 어쩌면 부도덕한 행위의 증거물로 제시되어 그의 신변을 위협할 지경이 되었다. 사실 야곱은 요셉을 참으로 늘그막에 얻었기에 그들 형보다 더 사랑을 주었다. 그로 인해 요셉은 형들로부터 시기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고, 야곱이 손수 지어 준 그 옷마저도 그들의 눈엣가시처럼 거슬렸다. 그리하여 이집트로 오기 직전에 형들에 떠밀려 구덩이에 빠질 때도, 입었던 저고리가 형들에 의해 강제로 벗겨지기도 했다(37,23).

 

그 여자는 요셉이 옷을 자기 손에 내버려 둔 채 밖으로 도망치는 것을 보고, 하인들을 불러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 좀 보아라. 우리를 희롱하라고 주인께서 저 히브리 녀석을 데려다 놓으셨구나. 저자가 나와 함께 자려고 나에게 다가오기에 내가 고함을 질렀지. 저자는 내가 목청을 높여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 자기 옷을 내 곁에 버려두고 밖으로 도망쳐 나갔다.” 이렇게 그녀는 그 옷을 하인들에게 들어 보이며 요셉을 음해하려는 증거물로 취급하며 중요 단서로 들이댄다.

 

심지어는 주인이 그토록 믿는 요셉을 두고, 마치 외국 사람이 이스라엘인들을 경멸조로 부를 때 사용하는, 저 히브리 녀석이라는 표현까지 거침없이 사용한다. 이는 요셉의 옷을 증거물로 제시하면서 그가 강간하려 했기 때문에 고함을 질렀다는 거짓말을 강조하려는, 눈에 드러나는 의도이기도 했다. 또한 요셉이 옷까지 벗고서는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드러내어, 하인들까지 동원하여 요셉을 주인께 단단히 일러바치자는 속셈도 있었을 게다.

 

그녀의 이런 뻔뻔스러운 거짓말은 요셉의 옷이 한몫을 하는 탓에 가시적인 효과까지 더해져 흡사 진실인 양 비친다. 그러나 그녀가 누명을 씌우려 요셉의 옷을 붙잡았지만, 그의 영혼마저 붙잡지는 못했다. 요셉은 옷을 버림으로써 죄는 짓지 않았다. 그는 옷을 벗었지만, 알몸이 아니었다. 더 고귀한 옷인 순결이 그를 여전히 감싸고 있었다. 옛날에 아담이 하느님의 명령을 어기고 알몸이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그때 그는 에덴에서 하느님의 부름에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3,10)라고 대답했다.

 

아담이 알몸이라고 말한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양심의 옷을 스스로 내팽겨 쳤기 때문일 게다. 그 양심의 치장을 벗어버렸기에, 그는 하느님께 알몸임을 고백했다. 그러나 요셉은 욕정에 눈이 어두운 여주인에게 비록 겉옷은 주었지만, 양심의 속옷은 온몸을 감싸고 있어 알몸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악한 욕정을 요셉의 옷으로 감추면서 중상모략하려는 그녀가 되레 알몸 상태로 드러나는 모양새이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이를 기억하실 것이다. 끝내 일말의 양심을 저버리면서 착한 요셉을 목청 높여 고발하는 그녀의 교활한 모습이야말로, 인간의 탈을 벗어버린 알몸 그 자체였다.

 

그녀는 하인들에게 동조를 얻고자 위선을 드러낸 그것도 모자랐는지자기 주인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그 옷을 곁에 놓아두었다가는 고자질할 참이었다. 그래서 자기 주인이 집에 돌아오자, 이번에는 하인들에게 한 말보다는 좀 점잖게, 그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일러바치는 것이었다. “당신이 데려다 놓으신 저 히브리 종이 나를 희롱하려고 나에게 다가오지 않겠어요? 그래서 내가 목청을 높여 소리 질렀더니, 자기 옷을 여기 내 곁에 버려두고 밖으로 도망쳤답니다.”

 

그녀는 요셉을 한낱 비천한 신분의 외국인 종으로 비하하면서, 그에게 희롱의 수모를 당한 것은 그를 당신이 집안에 들인 탓인 만큼, 그 책임은 전적으로 당신이 져야 한다고 남편 포티파르를 연루시킨다. 마치 자신이 요셉에게 자행한 추잡스러운 농락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면서, 요셉의 옷을 증거로 남편을 일방적으로 떠밀어 부친다. 이에 포티파르 경호대장 역시 당신 종이 나에게 이렇게 했어요.” 하는 아내의 그 말을 듣고 화가 몹시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경호대장은 요셉을 잡아 감옥에 처넣었다. 그곳은 임금의 죄수들이 갇혀 있는 곳이었다. 이렇게 해서 요셉은 그곳 감옥에서 살게 되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요셉과 함께 계시면서 그에게 자애를 베푸시어, 감방장의 눈에 들게 해 주셨다. [계속]

 

[참조] : 이어서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요셉‘ / 요셉[4] 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감옥,유혹,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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