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요셉[13]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9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03 조회수1,475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3.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요셉

 

마치 자신이 요셉에게 자행한 추잡스러운 농락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면서, 그녀는 요셉의 옷을 증거로 남편을 일방적으로 떠밀어 부친다. 이에 포티파르 경호대장 역시 당신 종이 나에게 이렇게 했어요.” 하는 아내의 그 말을 듣고 화가 몹시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경호대장은 요셉을 잡아 감옥에 처넣었다. 그곳은 임금의 죄수들이 갇혀 있는 곳이었다. 이렇게 해서 요셉은 그곳 감옥에서 살게 되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요셉과 함께 계시면서 그에게 자애를 베푸시어, 감방장의 눈에 들게 해 주셨다.

 

임금의 죄수라면 주요 관직에 있는 이들이 죄를 지어 머무는 곳이기에, 나름으로 저명 있는 인사들도 쾌나 있었을 게다. 문제는 죄 없는 요셉이 죄 있는 이가 머무는 감옥에 들어갔다는 거다. 임금의 죄수라면 임금의 눈에 거슬렸거나 단지 임금의 독자적인 판단만으로 잘못으로 낙인이 된 이다. 어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이곳에 들어오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일 수도. 마치 요셉처럼 일방적인 판단을 받아 아무 심사도 없이 그냥 그렇게 들어 왔을 게다.

 

어찌 보면 요셉의 경우는 참으로 아무 절차도 없이 감옥살이하게 된 경우다. 일종의 괘씸죄다. 하기야 팔려서 온 그의 주제에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불행 중 다행일 수도. 왕실의 경호대장인 포티파르는 단지 아내의 말을 듣고는, 화가 몹시 치밀어 올라오는 격분을 이기지 못해 요셉을 붙잡아 감옥에 처넣은 셈이다. 그는 요셉과는 한마디 사전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물론 요셉도 단 한 마디 건네지 않았다. 사실 포티파르는 누구 때문에 화가 그토록 치밀었을까?

 

요셉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평소 매사에 처신을 잘못한다고 여겨지는 아내 때문이었을까? 정말 그가 무엇 때문에 몹시도 화가 치밀어 올랐으며, 또 누구에게 그토록 심하게 짜증을 냈을까? 이는 다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만이 답변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아무래도 좀 씁쓸하다. 그 이유는 포티파르의 왕실에서의 경호대장이라는 직책과 그의 됨됨이에서 나름으로 추측해 볼 수가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왕실의 요직에 있었고 처음부터 요셉을 자신의 집 관리자로 세운 것을 보더라도 포티파르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면서 일말의 사리분별력 있는 자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는 평소에 아내의 생활 방식에 다소 불만을 품고 있었을 수도. 그녀가 요셉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멀건 대낮에 나와 함께 자요!’라고 말할 정도라면, 그녀의 처신술은 아예 남편 눈에도 대충 어느 선까지는 이미 찍혀 있었을 게다. 그래서 그는 아내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일단 화부터 먼저 내었다. 그는 요셉에 대해서도 생각했을 게다. 만약 그가 아내의 말대로라면, 사전에 자기에게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했을 수도. 더구나 그에게는 이런 수치스러운 일이라 판단된다면, 그가 옷마저 내던지고 달아날 리도 만무하였으리라.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에 대해서는 그는 가장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비록 자기 아내와 요셉 사이의 문제이기에 아내 말을 먼저 믿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요셉을 감옥에 보내기 전에 최소한 몇 마디 추궁하고자 그의 말을 일단은 들어보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를 감옥에 보냈다. 다른 곳으로 쫓아낸 게 아닌, 자기가 관리하는 임금의 죄수들이 머무는 곳으로. 이는 예상치 못한 처벌이다. 종의 신분으로 주인댁 마나님을 범하려 했으니, 원칙대로 한다면 사형감인데도 불구하고, 단지 감옥에만 가두어 놓는 것으로 끝내는 것 자체가 좀 석연하다.

 

어쩌면 이는 평소에 보여주었던 요셉의 충직성을 참작했거나, 아니면 아내의 평소의 비뚤어진 정조 관념이나 경멸스러운 씀씀이 모습에서 원인 제공자는 의당 아내에게 더 있겠다고 짐작했을 수도. 아무튼 사악한 욕망을 만족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의 그 못된 짓을 감출 수 없게 되자, 뻔뻔스럽게 죄 없는 요셉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면서 남편을 졸라댔다. 그리하여 요셉은 결국 감옥행 신세를 지게 되었다.

 

의로운 요셉은 끝내 자신의 신세를 남 탓으로 고발하지 않았다. 덕분에 그 음탕한 여자는 멋대로 행동하고도 아무런 탓도 잡히지 않았다. 비단 그녀는 요셉의 옷을 들었지만, 어쩌면 그 여자야말로 발가벗긴 상태가 아닌가? 그녀는 순결함이라는 장식과 정결이라는 가리개를 모두 내던져 버렸기에, 그녀의 더러운 욕정은 이제 만천하에 드러난 상태다. 그래도 순결성을 지닌 요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런 요셉과 함께 계시면서 그에게 자애를 더 베푸시어, 감방장의 눈에 들게 해 주셨다. 하느님은 변명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아니 변명도 아예 하지 않은 요셉의 사람됨을 아시고는 그를 버려두지 않으셨다. 그리하여 감방장은 감옥에 있는 모든 죄수를 요셉의 손에 맡기고, 그곳에서 하는 모든 일을 그가 처리하게 하였다. 감방장은 요셉의 손에 맡긴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았다. 하느님께서 요셉과 함께 계셨으며, 그가 하는 일마다 그분께서 잘 이루어 주셨기 때문이다.

 

사실 요셉이 감옥이 아닌 경호대장 포티파르의 집안일만 맡은 집사로만 머물렀다면, 그는 결코 왕의 부름도, 그의 신하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요셉이 감옥에서 겪는 여러 가지 난관은 미래의 이집트 재상이 되는 예비 수업일 수도 있다. 요셉은 이집트에 팔려 왔지만,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의로움으로 결국은 승리자가 되어, 온 이집트를 다스릴 파라오의 뜻을 받들어 다스리게 될 것이다. 이는 하느님께서 요셉에게 베푸시는 깊은 배려 때문이기도 할 게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뒤, 이집트 임금의 헌작 시종과 제빵 시종이 그들의 주군인 이집트 임금에게 잘못을 저지른 일이 일어났다. 파라오는 자기의 이 두 대신 곧 헌작 시종장과 제빵 시종장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경호대장 집에 있는 감옥에 가두었는데, 그곳은 요셉이 부당하게 갇혀 있는 곳이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의 감옥 생활‘ / 요셉[4] 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임금의 죄수,감옥,시종장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