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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07 조회수1,313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의 구성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십니다. 이것을 하신 후에 종이 주인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신분상의 차이인 주종관계를 언급하신 내용이 아니실 겁니다. 오히려 우리가 아는 상식과 정반대일 겁니다예수님 자신을 성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종으로 비유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낮추시는 겸손을 보여주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실제 주인은 종을 종처럼 대하는 게 아니고 종을 주인처럼 섬기는 자세가 진정한 주인이라는 것일 겁니다. 언어 유희일 수도 있지만 좀 다른 시각으로 다시 한번 보시면 재미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인이 주인이 아니고 오히려 종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이유야 어찌 되었든 주종관계가 성립됩니다. 그럼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갑이 되느냐 을이 되느냐는 원래의 관계로 형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이 내용을 우연히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 아주 명쾌하게 언급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그것도 성경을 인용하셔셔 언급하셨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번 묵상하고자 합니다.

 

을의 위치에서 갑이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을로서 일을 하더라도 갑이 하는 일처럼 하면 실제 을이 을이 아니고 갑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오리를 누가 가자면 오리를 가면 그걸 요구한 사람의 요구조건대로 하면 자신이 그 사람에게 종속이 되어 을이 되는 관계가 되지만 오히려 10리를 가게 되면 내가 그 사람의 요구조건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그걸 그렇게 하면 오히려 자신이 을의 위치에 있어도 실제로는 자기가 갑이 되는 위치에 있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이해가 잘 안 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에서 왜 갑자기 주인과 종의 이야기를 언급하시면서 아마도 유다의 배반을 상징하는 내용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게 이루어질 때 실제 예수님 당신이 당신임을 알 수 있을 거라고 말씀을 하신 의도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내용은 좀 복잡한 듯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배반을 상징하는 내용이 이루어져야 하신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 지금까지 예수님의 복음 말씀을 여러 차례 보면 예수님께서는 고난과 수난 뒤에 영광을 얻게 된다는 것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유다의 배반만이 고난을 겪는 것의 절대적인 원인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일부의 요인은 될 수가 있을지언정 말입니다.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그냥 예수님을 진실로 메시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순수한 제자가 없었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그중 한 명이라도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제자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건 지극힌 인간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길을 가셔야 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때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은 결국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그런 길을 가실 때 제자들이 예수님을 진짜 메시야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신 목적이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그건 그렇게 해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데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해서 사람들이 당신보다 당신의 아버지인 성부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걸 원하셨던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 16절에서 강조하신 내용입니다. 강조하시기 위해서 진실로 진실로 두 번이나 강조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된 이보다 높지 않다.” 이 말씀은 제자들을 향한 말씀도 되지만 당신 자신은 숨기시고 성부 하느님을 드러내시려는 의도도 있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중의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복음을 묵상한다면 이런 결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실로 예수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단지 예수님이 하나의 구세주라는 사실로 인정을 하는 게 아니고 실제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 주시면서 실제 주인과 종의 비유처럼 종의 신분처럼 섬기는 삶을 사는 게 진정한 주인이고 그렇게 사는 게 실제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나의 제자가 되는 것이며, 이런 제자가 될 때만이 결국 성부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려는 게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묵상을 해봅니다.

 

달리 말하면 실제 종처럼 사는 삶이 비굴한 삶이 아니고 그게 진정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삶이 되고 하느님을 받아들인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말씀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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