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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복음 이야기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09 조회수1,424 추천수1 반대(0) 신고

 

사람을 알려면 오랜 세월 그 사람을 지켜봐야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고 흔히들 이야기합니다. 인생을 알려면 산전수전을 겪어봐야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아버지이신 성부 하느님을 알려주시려고 하십니다. 근데 설명 방식이 좀 독특하십니다. 아버지 자체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아버지 자신이 당신 자신과 같다고만 하십니다. 제자들 입장에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딱한 노릇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설명이 정답이지만 차원이 높은 정답입니다.

 

만약 어떤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알고자 한다면 그 열매를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배가 열리면 배나무입니다. 이런 원리를 예수님께서는 적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아버지를 보여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해서 아버지를 알려드리고 싶은 거였습니다.

 

사실 그 당시 사람들은 하느님이 성경에만 나오는 그 하느님이 어떤 분이실지 얼마나 궁금했겠습니까? 하지만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접근을 하면 형식은 당신 자신을 통해 아버지를 설명하시는 형식을 취하는 것 같지만 실은 당신이 몸소 스스로 당신 자신이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계시하는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신 자신이 하느님이시다라는 사실은 더더욱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 연유로 그에 대한 차선책으로 설명을 한 방식이 아버지 안에 당신이 있고, 당신 안에 아버지가 있다는 방식으로 설명을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신 것도 예수님 당신께서도 무턱대고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을 겁니다. 그동안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든 면만 보고 판단해도 그게 바로 하느님이 아니시면 절대 할 수가 없는 그런 일이였을 거라고 제자들이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은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을 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판단이 서셨기 때문에 바로 당신이 아버지의 모습 그 모습 그대로다.”는 것을 말씀하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뜻을 헤아릴 수가 없었다는 것은 바로 잿밥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통해서 만약 얻을 이익을 계산했다면 뭐가 있을까요? 가령 세상의 이익과 세상의 영광일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그동안 수차례 영광이라는 단어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생각하신 영광과 제자들이 생각한 영광은 완전 다른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끝 말씀을 유심히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저는 색다른 걸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복음을 그렇게 유심히 보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이 드러내시려고 하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근데 재미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이전에 말씀을 보시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면 모든 것을 다 이루어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이것도 잘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다음을 보시면 그리하여라는 이 말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전의 말씀이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전제조건이 된다는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일단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그렇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하느님께서 생각하시는 영광은 성부 하느님 자신이 드러나는 그런 영광을 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아들의 영광이 바로 하느님 당신의 영광이라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결국은 하느님의 영광도 당신 자신을 통하지 않은 영광은 아버지께 영광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왜 쉬운 내용을 이렇게 어렵게 설명하시는지도 딜레마입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당신을 제대로 보면 그 속에 제자들이 원하는 세상의 영광보다 더 좋고 비교도 되지 않는 영광인 하늘의 영광을 볼 수가 있는데 그들은 그런 영광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세상의 영광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와 같은 모습이 없을까요?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이들은 왜 이런 것을 못 봤을까요? 잿밥에 관심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예수님의 모습을 진정으로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지냈는데도 필립보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우리에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라간다고는 하지만 실제 예수님의 모습을 따르는 게 아니고 이 제자들처럼 또 다른 예수님을 진짜 예수님이라고 생각하고 신앙생활을 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지금 예수님을 잘 바라보고 진짜 예수님을 따르는 자녀인지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우리도 필립보 같은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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