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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집트 재상이 된 요셉[20]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0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0 조회수1,65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 이집트 재상이 된 요셉

 

사실 요셉은 딱 한 사람을 잘 가려내시어책임자로 임명하시라고만 했다. 아무튼 그가 자기를 콕 집어서 말하지 않은 것은 겸손과 양보인 겸양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이가 그 일을 맡으리라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았다. 장차 그들을 덮칠 그 엄청난 재앙을 맡을 이는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어쩌면 그 자신은 지례짐작으로 알고 있었기에. 아무튼 요셉의 해몽과 여러 조언은 파라오를 사로잡았다. 그만큼 요셉의 조언에 담긴 좋은 제안들은 그를 더욱 유능한 이로 드러내기까지 했다.

 

따라서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은 이 제안을 대단히 좋게 여겼다. 그리하여 파라오는 자기 신하들에게 요셉을 재상 자리에 추천하고자 말하였다. “이 사람처럼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을 우리가 어디 또 찾을 수 있겠소?” 이는 그가 하느님의 영이 그 위에 있는것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며, ‘지혜를 지닌 사람임을 넌지시 제시한다. 이렇게 파라오는 하느님의 영을 요셉이 지녔다 함은 그가 지혜로운 사람으로 처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뜻하면서, 한편으로는 현명한 행정가에게도 부여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 수도.

 

그런 다음 파라오는 요셉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이 모든 것을 알려 주셨으니, 그대처럼 슬기롭고 지혜로운 사람이 또 있을 수 없소. 내 집을 그대 손 아래 두겠소. 내 모든 백성은 그대 명령을 따를 것이오. 나는 왕좌 하나로만 그대보다 높을 따름이오.” 요셉은 파라오에 의해 파라오 다음가는 재상으로 임명되었다. 사실 기원전 이천 년대와 천 년대의 이집트의 여러 문헌에 따르면, 상당수의 아시아 사람들이 이집트의 조정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었다. 요셉의 이 이야기는 이러한 역사적 증거를 반영하기도 한다.

 

아무튼 요셉은 자신의 지혜와 해몽할 수 있는 능력을 하느님께 돌렸다. 그러나 파라오는 요셉의 신통력이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졌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요셉의 슬기와 지혜를 높이 평가한다. 파라오는 하느님을 믿지 않았지만, 하느님이 요셉에게 그 모든 것을 알려 주셨음을 믿었다. 파라오가 다시 요셉에게 말하였다. “이제 내가 이집트 온 땅을 그대 손 아래 두오.” 그런 다음 파라오는 손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인장 반지를 빼어 요셉의 손에 끼워 주고는, 가장 값비싼 아마로 만든 예복 옷을 만들어 입히고 고관들에게 명예의 표시로 선사하는 금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임금의 반지는 말 그대로 직무에 직접적인 표징이 된다. ‘인장구실을 하는 이 반지를 요셉에게 수여함으로써, 파라오는 상징적인 최고 권력자로 남고 자신의 모든 권력을 그에게 쥐여 준다. 이렇게 요셉은 포티파르 경호대장 집에서나 그 집의 구덩이 감옥에서처럼 윗사람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을 만큼 신뢰를 얻었다. 이는 늘 그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무한정한 배려일 것이다.

 

그리고 파라오는 요셉을 자기의 두 번째 병거에 타게 하고는 문무백관과 백성들 앞에서 함께 행진하니, 그 앞에서 사람들이 무릎을 꿇어라!” 하고 외쳤다. 이 외침을 음역하면 아브렉!’인데, 이집트 말을 히브리 말로 음역한 것인지, 본디 셈족 말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냥 조심하여라!’ 정도로 무난하게 옮기기도 한다. 이렇게 파라오는 화려한 열병식으로 요셉의 재상 임명을 공식적으로 알리고는 이집트 온 땅을 요셉의 손 아래 두었다. 파라오가 다시 요셉에게 말하였다. “나는 파라오요. 그대의 허락 없이는 이집트 온 땅에서 그 누구도 손 하나 발 하나 움직이지 못하오.” 참으로 단호하고도 명쾌한 선언이다.

 

파라오는 요셉의 이름을 차프낫 파네아라는 이집트 식의 새 이름을 지어 주고, 온의 사제 포티 페라의 딸 아스낫을 아내로 주었다. 이집트에서 고위 관리직을 수행하던 셈족인은 모두 이렇게 이중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요셉의 차프낫 파네아라는 이 이름은 아마도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를 뜻했던 것 같다. 이렇게 요셉이 새 이름을 받은 것은 새로운 사명을 받았음을 뜻한다.

 

그리고 은 카이로 북동쪽에 위치한 헬리오폴리스로서, 태양신 에 대한 경신례의 중심지였다. 그곳 사제 포티 페라의 딸 아스낫의 이름은 여신 나잇에게 속한 여자라는 뜻이다. 성경 저자는 요셉과 이집트 여인의 혼인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거부감을 표시하지를 않는다. 단지 이집트 여인인 그녀를 요셉이 이집트의 재상이 되어 그 직무를 수행하는데 충실한 내조자로서, 또 이스라엘 열두 지파들 가운데 두 지파의 조상, 곧 에프라임과 므나쎄의 어머니로만 간주할 정도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보아온 바와 같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결정들을 실행에 옮기고자 하실 때는, 그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한다. 여러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더라도 이를 확신할 수가 있다. 사실 요셉은 시기하는 형들의 손에 하마터면 구덩이에서의 미아는 물론 살해당할 뻔한 지경까지 갔고, 이어서 상인들에게 팔려갔고, 끝내 음흉한 여인에게서 누명을 써서 극단적인 위험에 처해 졌고, 그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이 모든 일이 있은 뒤 드디어 들어 올려져, 거의 임금 다음의 자리인 재상이 되었다.

 

이렇게 요셉은 죄수의 신분에서 한순간에 거의 왕좌에까지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그의 생애는 시공을 초월하는 역경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온 이집트 내에서는 아주 막강한 권력을 쥐었다. 그러기에 시련을 감사히 견디어 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로마 5,3-4)라고 의롭게 된 이들의 삶에서 시련은 희망을 자아낸다고 설파한다. 이처럼 요셉은 인내로 그 시련을 견디어 냈다.

 

요셉은 재상 자리에 오르자 즉시 전국 방방곡곡을 시찰한다. 이는 각 지역 민심을 살피고 이집트의 풍물 등 문화와 풍습을 익히기 위함이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서른 살이었다. 이집트로 팔려갔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열일곱 십 대 소년이었다(37,2). 그로부터 파란만장한 피눈물 나는 십삼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오욕으로 물든 수치의 그 세월은 이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화려한 영광으로 바뀌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일곱 해의 풍년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재상,아브렉,차프낫 파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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