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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1 조회수2,271 추천수13 반대(0)

연방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난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세금보고를 했기에 미국 시민이 아니었지만 받았습니다. 신분이 불확실한 사람도, 언론인 비자로 체류하는 사람도, 영주권자도, 시민권자도 배고픈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1,200불을 받았습니다. 감사하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기념으로 이웃에 있는 신부님들과 순대와 수육을 같이 먹었습니다. 전화로 주문하면 배달해줍니다. 한국도 국민 모두에게 재난 지원금을 준다고 합니다. 영주권을 받고, 시민권을 받으면 좋겠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것이 미국의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불행하거나, 불쌍하거나, 죄를 지은 것은 아닙니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면서 충실하게 사는 것이 필요합니다. 영주권이 있어도, 시민권이 있어도 불평과 불만이 있기 마련입니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를 꽃자리라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생깁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를 가시방석이라 생각하면 불평할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구원의 역사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한 곳에 안정되게 살지 못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낙원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와 함께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그곳이 낙원이 되는 것입니다. 카인은 동생을 죽이고 추방당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카인의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고난이 있어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아브라함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고통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광야에서 40년을 지내야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광야도 낙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시리아로, 바빌로니아로 유배를 가야했습니다. 예언자들은 유배지에서도 위로와 평화를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평화와 행복은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을 때 참된 평화와 참된 행복이 시작됩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사도들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매를 맞기도 했고, 돌에 맞기도 했습니다. 배가 난파되어서 죽을 뻔했습니다. 배교자의 밀고로 감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도들은 복음을 전했고, 복음은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평화를 주었습니다. 사도들이 박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박해 시대에 한국으로 왔던 파리 외방 전교회 신부님들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한국으로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았습니다. 순교할거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신부님들은 고향과 가족을 떠나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른 평화였기 때문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타볼 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주님 이곳에 초막 3개를 만들어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렇게 지내는 것이 행복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지내는 것이 평화로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세상에 내려가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고난을 겪고,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참된 행복과 평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경치 좋은 곳에서 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나의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알았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것들을 비워내는 평화를 알았습니다. 친숙하고 편안한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양보하고 새로운 곳을 향해 나가는 그런 평화를 알았습니다. 세상의 평화는 익숙하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것이며 풍요로운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무엇일까요? 자기를 비우고, 겸손하며, 기꺼이 삶의 거름이 되는 것을 감수하는 평화입니다. 기도를 하고, 덕을 쌓으려고 하지만 분명 저의 마음은 작은 일 때문에, 급한 성격 때문에 평화롭지 못할 것입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은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사랑을 주셨고, 길을 알려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도 이야기 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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