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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일곱 해의 풍년[21]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0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1 조회수1,61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1. 일곱 해의 풍년

 

요셉은 재상 자리에 오르자 즉시 전국 방방곡곡을 시찰한다. 이는 각 지역 민심을 살피고 이집트의 풍물 등 문화와 풍습을 익히기 위함이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서른 살이었다. 이집트로 팔려갔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열일곱 십 대 소년이었다(37,2). 그로부터 파란만장한 피눈물 나는 십삼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오욕으로 물든 수치의 그 세월은 이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화려한 영광으로 바뀌었다.

 

요셉이 이집트 임금 파라오 앞에 섰을 때, 그의 나이 서른 살이었단다. 성경이 이렇게 요셉의 나이를 알려 줌으로써 덕을 얻어 쌓고, 그 덕을 사용하는 데는 젊음이 방해되지 않거나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려는 의미일 수도. 그러기에 요셉이 재상이 되었을 때 아무 의미 없이 그의 나이를 언급했다고 생각지 말자. 어쩌면 이는 비록 요셉이 나이는 어릴지라도 재상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자질이 충분하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사실 서른 나이의 요셉에게는 일국의 재상 자리는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을 게다. 그것도 히브리인이라는 이민족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유는 단지 하나다. 그것은 그만한 일을 요셉이 수행할 것이라는 자신감과 신뢰를 이집트 임금 파라오에게 주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파라오의 마음을 이끌었을까? 또 그 계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누구나가 다 꾸는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것도 하느님께서 주관하시는 꿈이었기에. 그 꿈들이 요셉의 젊은 시절의 파란만장한 삶을 바꾸어, 화려한 변신을 가져오는 단초를 마련해 주었다.

 

이쯤 해서 요셉이 재상이 된 그 서른 살 때, 그의 가족의 나이도 한번 추측해 보자. 성조사에서 아들을 낳은 나이가 간단간단 소개된다. 대게는 참으로 어렵게 낳았기에 그럴 게다.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백 살(21,5)에 낳았다. 이사악은 쌍둥이 아들을 예순(25,26)에 낳았다. 그러나 동생 야곱은 아들을 열둘이나 두었지만, 맏이 시메온은 물론 하나같이 그 낳은 나이를 알 수가 없다. 다만 하란에 머무는 기간인 이십 년(31,38.41)에 걸쳐 열하나를 낳았다는 것만 알 뿐이다. 거기에서 막내로 태어난 이가 요셉이다. 그는 야곱이 하란에서 십사 년의 긴 세월이 지날 때 그토록 사랑한 라헬에게서 태어났다(30,23).

 

사실 정확한 게 아닌 추측이지만, 야곱은 나이 마흔(26,34)에 쌍둥이 형 에사우를 피해 하란으로 도망을 왔다고 여겨진다. 그의 하란에서의 도피 생활은 두 단계로 구분할 수가 있다. 라반 외삼촌 집에서 그의 두 딸을 얻으려고 십사 년, 또 그의 가축을 얻으려고 육 년 해서, 거기에서 도합 이십 년간 머물렀다. 거기에 머물면서 아마도 십오 년 차 되던 해에 요셉을 낳았다고 보면(30,25; 31,41) 될 게다. 그러니까 야곱이 쉰다섯 살 근처에서 요셉을 낳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성조사 나이는 요셉을 기준으로 본다면, 일단은 야곱이 쉰다섯에 요셉을 낳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면 야곱이 요셉을 낳을 때의 아버지 이사악은 백열다섯으로 헤브론에 살았다고 여겨진다. 이제부터 다시 요셉 이야기의 첫머리로 다시 돌아가 보자. 요셉이 이집트로 팔려 간 나이는 열일곱(37,2) 살이었다. 이때 야곱의 나이는 일흔두 살이다. 물론 할아버지 이사악은 당연 백서른두 살로 이전과 같이 헤브론에 살았으리라. 모르긴 몰라도 요셉과 그의 동생 벤야민은 아버지 야곱은 물론 할아버지 이사악으로부터도 각별한 사랑을 담뿍 받았으리라.

 

이렇게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각별한 사랑을 받던 요셉은 형들의 시기로 끝내 이집트로 팔려 와, 그 모진 어려움을 뒤로하고 서른 살에 왕 다음가는 재상의 자리에 등용되었다. 그때 아버지 야곱은 여든다섯, 할아버지 이사악은 백마흔다섯으로 여전히 살아계셨다. 그는 이 사실을 가족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 알렸다는 근거는 아예 없다. 그렇지만 그는 종이자, 죄인의 신분에서 일약 재상이 되기까지는 하느님의 방법으로 되었기에, 언젠가 사랑하는 가족의 만남도 하느님의 방법으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알고 있었을 게다. 물론 자신을 미디안 상인에게 은전 스무 닢에 팔려고 흥정하는 형들의 음흉한 모습(37,28)도 당시에 정말 생생하게 기억을 되새겼으리라.

 

요셉이 예고한 대로 이집트 온 땅은 그야말로 대풍이었다. 일곱 해 동안 그 땅은 풍성한 곡식을 내었다. 요셉은 이집트 땅에 대풍이 든 일곱 해 동안, 모든 양식을 거두어 앞으로 다가올 긴 칠 년의 흉년을 대비해 각 성읍에 마련한 창고에 저장하였다. 그리고 각 성읍에서 주위 밭에서 나는 양식의 오분의 일을 세금으로 받아 별도의 곳에다 따로 저장하였다. 워낙 풍작이라 세금으로 받은 것마저 너무 넘쳐, 바다의 모래처럼 엄청나게 쌓여 헤아리는 것조차 아예 그만두었다. 그 양이 너무나 많아 감히 헤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요셉은 자신에게 맡겨진 재상직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자신을 신임하는 파라오에게 충성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백성 전체를 위해서도 헌신적으로 일한다. 그는 중앙에서 지시만 하는 관리가 아닌, 이집트 전국을 돌면서 민정을 철저히 파악하였다. 칠 년의 대풍에도 흥청망청하지 않고 부지런히 창고를 지어 식량을 비축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어지는 대 흉년에 대비하여 그야말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대풍 기간인 흉년이 들기 전에 요셉에게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 아들이 태어났다. 온의 사제 포티 페라의 딸 아스낫이 그에게 낳아 준 아들들이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의 아들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풍년,재상,오분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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