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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복음 이야기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2 조회수1,627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도 너무나도 익숙한 복음입니다. 이건 어쩌면 일자무식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쉬운 말씀입니다. 겉으로는, 머리로는 알기 쉬운 내용이지만 이 내용이 머리로 아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슴으로 이 말씀이 와 닿아야 진정 이 말씀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저 같은 사람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느냐 하면 어림도 없습니다. 다만,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일까 하고 어렴풋이 짐작이나 할 따름입니다. 그나마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할 뿐입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가지라고 하셨습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가지에 열매가 맺을 수가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씀입니다. 여기서 저는 우리는 붙어 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붙어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좀 더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들여다 보면 단순히 붙어 있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하느님은 농부에 비유를 하셨습니다. 농부는 농사를 짓는 사람입니다.

 

이 말씀을 하기 전에 우선 세상에 기업을 한번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창출입니다. 기업은 이윤을 내지 못하면 기업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이처럼 농부는 농부가 하는 일인 농사에서 뭔가 농사를 지었으면 그 결과물이 나와야 합니다. 수확물이 나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근데 수확물인 열매가 잘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늘 복음에 나옵니다. 오늘 복음 7절을 유심히 봐야 할 겁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 질 것이다.” 이 말씀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게 결실을 맺으려면 조건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예수님 안에 머무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예수님 말씀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논리상은 두 가지 조건이지만 실제는 하나인 것 같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는 게 우리가 예수님 안에 있는 거랑 동일할 겁니다.

 

우리가 유혹에 빠지거나, 죄를 짓는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순간에 말씀이 우리 마음속에서 살아 있으면 절대 유혹에 빠지지 않고 죄도 짓지 않을 겁니다. 유혹과 죄도 말씀으로 이겨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표본이십니다.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받으실 때 말씀으로 물리쳤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그것도 빛으로 오셨다고 하시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포도나무인 예수님과 가지인 우리의 이런 관계의 비유가 단순히 실제 나무와 열매의 관계에 몰두하면 예수님 말씀을 이상하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열매는 가지를 통해서 몸통인 나무에서 영양분을 잘 공급해 주게 되어야 열매가 튼튼할 겁니다. 이때 영양분이 아마 오늘 비유적으로 7절에 언급된 말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지에 공급되는 영양분이 말씀과 같을 겁니다. 우리는 말씀을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성당에 열심히 잘 나오는 신자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비추어 묵상을 해보면 이런 신자는 그냥 포도나무에 붙어 있기만 한 가지입니다. 가지라도 가지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실 오늘 복음이 나무와 가지의 비유이지만 벼에 비유하면 좀 더 실감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쭉정이와 같은 것입니다.

 

성당도 열심히 나오고, 말씀도 가까이 하는 신자는 알곡이 될 확률이 높을 겁니다. 다만 말씀이 머리에만 있는 말씀은 그것도 영양가 없는 영양분일 겁니다. 좋은 영양분은 말씀이 가슴으로 내려와 가슴에 머물 때 좋은 영양분이 될 겁니다.

 

말씀이 가슴에 머무는 말씀인지 머리에 머무는 말씀인지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말씀을 알기는 아는데 실천을 하지 않으면 머리에 머무는 말씀이 됩니다.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죽은 믿음이라고 하신 말씀처럼 머리에만 있는 말씀도 실제로 보면 죽은 말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논리가 될 겁니다.

 

따라서 말씀도 가슴에 머물 때 진정 그게 살아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 되어 우리의 영이 그 말씀으로 인해 정화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거룩한 몸으로 변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이게 진정으로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이신 농부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열매를 맺는 충실한 가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런 가지가 되어야 오늘 복음 마지막 말씀처럼 많은 열매를 맺는 가지가 되어 예수님의 제자가 될 때 비로써 그 영광이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을 발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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