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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칠 년 동안의 흉년[23]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0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3 조회수1,49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3. 칠 년 동안의 흉년

 

그리고 연이어서 아스낫은 둘째를 낳았다. 요셉은 하느님께서 내 고난의 땅에서 나에게 자식을 낳게 해 주셨구나.” 하면서, 둘째 아들의 이름을 에프라임이라 하였다. 이는 나를 번창하게 하셨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요셉은 고생하는 이집트에서 하느님께서 자식들을 주시고 번성하게 하셨다는 생각에서 하느님을 기억하여 둘째의 이름을 에프라임이라 붙였다. 이는 자신을 지켜주시고 돌보아 주시는 하느님을 찬양하고 기억하려는 뜻에서 지은 두 아들 이름이었다.

 

드디어 이집트 땅에 들었던 칠 년 대풍이 끝났다. 이제부터 요셉이 말한 그대로 칠 년 기근이 시작되었다. 비단 이집트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 기근이 들었다. 나라마다 제각기 양식이 바닥이 나 먹을 것이 없어 온통 야단법석을 피우는데, 유독 이집트만은 비축한 양식이 곳곳에 쌓여 있어 그런대로 넉넉하게 여유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 요셉이 지난 칠 년의 대풍 시기에 차근차근 준비해둔, 여유분을 적절히 쌓아두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대단한 풍작이었던지, 세금으로 받은 것마저도 너무 넘칠 지경이었단다. 그 정도가 얼마나 대단했기에 그 양이 바다의 모래처럼 엄청나게 쌓여, 아예 헤아리는 것조차 그만두었을 처지였다는 것만 보아도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 긴 풍년 뒤에 닥친 기근인지라, 백성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자 파라오는 요셉에게로 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명령한다. 그만큼 파라오는 그를 신임했다. 하느님께서 그를 믿게끔 하신 거다.

 

그래서 이집트 온 땅에는 그런대로 먹을 빵이 있었다. 창고에는 그간 비축한 비상식량이 곳곳에 산더미처럼 보관되어 이었다. 그렇지만 기근이 이집트 온 땅에 퍼지자, 요셉은 곡식 창고를 모두 열고 이집트인들에게 적정가격으로 비축 분량을 조금씩 내어 팔았다. 그 판매한 대금이 왕실로 들어와 막대한 부가 쌓였다. 그렇다고 덤벙대는 요셉은 아니다. 앞으로 장장 기나긴 칠 년을 견뎌내야 하기에 결코 서둘 필요는 없었다. 온 세상이 기근의 공포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제정신이 바르게 박혀야만 정녕 두려움에서 벗어나기에.

 

요셉에게 곡식을 사려는 사람들은 비단 이집트 백성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양식을 구하고자 요셉에게로 몰려온다. 그렇지만 요셉은 백성들에게 결코 선심을 쓰듯 식량을 함부로 반출하지 않았다. 그의 이런 지혜와 성실한 일 처리는 이집트뿐만 아니라 온 세상에서 밀려오는 이들까지도 구제하였다. 요셉의 그런 태도는 참된 공직자로서의 모범 표상이 될 정도로 치밀하고 예리했다.

 

우리도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를 저버림이 없도록 하여야 하겠다. 마치 요셉처럼 자신의 능력과 지혜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돌리고 겸손하게 산다면, 그분께서도 우리 공동체에 당신의 구원 계획을 구현하시고자 우리 각자를 당신의 귀중한 도구로 삼으실 것이다. 그러면 우리로 하여금 모든 이가 풍부한 삶을 위해서 영적인 기근마저 해소되는 기쁨을 함께 누릴 것이다.

 

이집트 땅에도 기근이 심하였지만, 요셉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배려로 다가올 그 긴 기간을 지혜롭게 극복할 것이다. 비록 요셉의 삶은 고달프고 억울했지만, 이제 하느님께서 그를 환한 빛 가운데로 초대하셨다. 그는 낮은 곳이나 높은 곳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겸손과 배려로 사람들의 축복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의 은총이 주어졌기에 가능했다. 그 은총은 그가 꾼 꿈으로 그의 삶의 행보를 드러내 주었고 여러 사람의 꿈으로 요셉을 그 축복의 자리로 초대하고 있다.

 

파라오의 꿈에서 드러난 칠 년의 그 긴 기근은 참으로 암울했기에 이집트 기근을 성경 저자도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근을 온 세상의 기근으로 확대하여 말함으로써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요셉의 형제들을 이집트로 내려오게 하는 동기를 마련한다. 또 일찍이 하느님께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실 때 말씀하신 남의 나라에서 사백 년이나 종살이(15,13)’의 서막도 준비한다. 이 종살이의 시작을 위해서 하느님은 의로운 요셉을 택하셨고 파라오의 두 시종장과 심지어는 파라오까지 동원하셨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꿈으로 요셉을 결국은 이집트의 재상 자리에까지 오르게 하셨다. 그러니 그들에게 꿈을 꾸게 한 것도 하느님이셨고 그것을 요셉을 통해 풀이하게 하신 것도 하느님이셨다. 다시 말해서 이 꿈 이야기의 핵심은 요셉을 통해서 야곱 가족의 이집트 이주가 시작되고 거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번성하고 강해져(탈출 1,7.20 참조), 하느님의 약속을 성취하는 계기가 되게 하셨다.

 

온 세상에 기근이 한창 심하였을 때, 야곱은 이집트에 곡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야곱은 아들들에게 어째서 서로 쳐다보고만 있느냐?”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곡식 사러 간 야곱의 아들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기근,창고,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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