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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17.“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7 조회수1,617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한 14, 15-21(부활 6주 주일)

 

 

 

부활 6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부활을 보증해주는 성령의 기쁜 삶을 보여줍니다. <1독서>에서 사마리아로 파견된 베드로와 요한은 안수하여 성령이 충만하게 하고, 당신 사랑을 사도들에게 체험시켜줍니다. <2독서>에서 베드로는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는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1베드 3,18)라고 선포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직전에 행하신 <고별담화>의 일부로, 사랑하는 제자들을 떠나면서 세 가지로 위로하시는 장면입니다.

<첫 번째> 위로는 먼저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청하면 제자들과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주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요한 14,16-17)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바로 다음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모순되는 말씀을 하십니다. 성령을 아버지께서 보내주실 것이라고 하시면서 동시에 성령이 이미 제자들 안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있기 때문이다.”(요한 14,17)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진리의 영이신 그분이 이미 우리 안에 머무르고 있기에 우리가 그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이토록,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서 부활의 삶을 보증해줍니다.

<두 번째> 위로는 당신께서 아버지께 돌아가시지만,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요한 14,18)는 약속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도 역시 이어서 모순된 말씀을 하십니다. 아버지께 돌아가셨다가 다시 오시겠다고 하시면서, 동시에 언제나 제자들 안에 현존하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요한 14,19)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가시면서도 현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곧 부활생명은 항상 우리 안에 살아있음을 말해줍니다.

사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어긋나는 진술은 우리에게는 모순처럼 들리지만 예수님께는 모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두 시간, 두 공간 속에 동시에 있을 수 없는 우리에게는 모순이지만, 부활 예수님의 시간은 과거와 미래가 따로 없는 언제나 지금이며, 그분의 장소는 여기와 저기가 따로 없는 모든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가셨지만 지금 이곳에 우리와 함께 계시고, 예수님께서는 세례 때 당신의 영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날마다 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모순적인 진술 속에 담긴 진리입니다. 바로 이것이 당신께서 아버지께 가시면서 사도들에게 남겨주신 선물이며,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당신의 선물입니다.

<세 번째> 위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여주신다는 약속입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요한 14,21)

 

 

 

그렇습니다.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사랑의 표시가 됩니다. 곧 말씀을 받아 믿고 간직하고 지키고 준수하는 것이 그분을 사랑한다는 표시가 됩니다. 그러니 주님의 말씀을 지키고 있다면, 진정 주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그런데 혹 자기 자신을 지키고 있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자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따라 살게 됩니다. 돈을 사랑하면 돈을 따라 살게 되고, 예수님을 사랑하면 예수님을 따라 살게 됩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는 분명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을 따라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내 삶이 바로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지금 여러분은 누구를 따라 살고 있는지요? 혹 자기 자신을 따라 살고 있는지요? 그렇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혹 세상의 물질이나 명에나 권력이나 힘을 따라 살고 있다면, 그것들을 사랑하고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진정, 내가 지금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고 있다면, 진정 그분을 사랑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다른 그 무엇을 사랑하는 데는 자신이 스스로 사랑할 수 있지만, 예수님을 사랑하는 데는 반드시 성령의 도움으로만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다른 보호자(요한 14,16)진리의 영(요한 14,17)을 보내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을 우리와 함께 사시고, 우리 안에 계시게.’(요한 14,17 참조) 하시어, 제자들이 당신 사랑을 지키게 하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성령께서 함께 머무르시지 않으면, 결코 우리 스스로는 사랑의 계명을 지킬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성령의 도움으로 사랑하는 일은 가능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류 구원의 거대한 밑그림을 그리실 때, 사랑이란 물감으로 그 구원의 초상화를 그리셨습니다. 사랑의 초상화는 결코 입술로 하는 사랑의 고백이나, 그 어떤 감상이나 감정이나 지성으로는 그릴 수도 그려지지도 않는, 오로지 사랑을 몸소 행함으로만 그려지는 초상화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계명을 지키고 순명함으로써만 색칠되는 그림이요, 직접 사랑의 삶으로 온갖 색체를 짜내어야만 그려지는 그림입니다. 사랑은 순명의 실천으로 그려지는 삶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빈 도화지 위해 우리의 사랑의 삶으로 초상화를 그려갑니다. 우리 삶의 빈 도화지 위에 꽉 찬 예수님의 초상화를 베껴 그려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요한 14,21)

 

주님!

당신을 사랑하오니, 당신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저 자신보다 당신을 앞세우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하오니, 당신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해도 받아들이게 하소서. 당신을 믿고 신뢰하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하오니,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지키게 하소서. 당신을 따르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하오니, 당신의 말씀을 받아 지키고 실행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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