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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이 형들을 만날 준비[30]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1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20 조회수1,938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0. 요셉이 형들을 만날 준비

 

이스라엘은 하느님에게 간절한 기도를 청하면서도, 벤야민을 형들 편에 딸려 보내는 두려움이 앞서 그래도 여전히 탄식한다. 이는 하느님이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 담긴 하소연이다. 그러나 유다의 요청에 그는 그래도 일말의 안도감을 가져, 이처럼 벤야민을 그들에게 내어 준다. 이제는 형제들 간에 그 오랜 시기와 반목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형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막내 벤야민 하나만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꼭 챙기겠다니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그리하여 요셉을 제외한 야곱의 전 자식들은 아버지의 당부대로 선물을 담뿍 마련하고 돈도 갑절로 준비하여, 어렵사리 먼 길을 떠나 이집트로 내려가 요셉 앞에 섰다. 막내 벤야민이 철없이 형들을 제치고 제일 앞에 섰다. 요셉은 그들과 함께 벤야민이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자기 집 관리인에게 정중하게 일렀다. “이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가 모셔라. 짐승을 잡고 상을 차려라. 이 사람들은 오늘 나와 함께 점심을 먹을 것이다.”

 

관리인은 요셉이 말한 대로 다 해 놓고서는, 이스라엘의 자식들을 요셉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 형제들은 자기들을 요셉의 집으로 데려가는 것을 보고, 다들 하나같이 두려워하며 서로 말하였다. “아마도 지난번 우리 곡식 자루에 담겨 돌아왔던 그 돈 때문에 따지려고 우리를 이렇게 데려가는 거야. 모르긴 몰라도 우리에게 달려들어서 우리를 덮치고는, 나귀와 함께 우리를 저들의 종으로 삼으려는 것인 줄로 몰라.”

 

이스라엘의 형제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재상의 초대에 놀라다 못해 두려워한다. 그들은 관리인의 안내로 요셉의 사저로 불려가게 되자, 이처럼 불안에 사로잡힌다. 이제 또 무슨 액운이 자시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지 초조 그 자체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그들은 지난번 곡식을 사러 왔을 때 되돌려 받은 그 대금 때문에, 관저로 불려 가는 것으로 단정을 짓고서는 안내하는 그 관리인에게 미리 선수를 친다.

 

그래서 그들은 요셉의 집 관리인에게 다가가, 그 집 문간에서 그에게 말을 정중히 걸며 물었다. “나리, 저희는 지난번에도 양식을 사러 이곳에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하룻밤 묵을 곳에 이르러 곡식 자루를 열어 보니, 각자의 곡식 자루 부리에 저희 돈이 그대로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번 그것을 이렇게 도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번에 또 양식을 살 돈도 별도로 따로 가져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때 누가 곡식 자루 속에 그 돈을 집어넣었는지는 아직도 저희는 정말 모릅니다.”

 

그러자 관리인은 말하였다. “안심하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하느님, 여러분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그 곡식 자루에 보물을 넣어 주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돈을 이미 다 받았습니다.” 관리인의 대답은 참으로 의외이다. 그는 그 돈의 출처를 하느님께 두면서 자신은 분명히 곡식 대금을 다 받았다면서 그들은 안심시킨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토록 부담을 가진 간첩 혐의는 벗었지만, 그래도 뭔가가 뒤숭숭하다.

 

이렇게 이스라엘 형제들을 일단은 안심을 시킨 그 관리인은, 거기에 머물고 있는 시메온을 그들에게 데려왔다.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은 말이 필요 없다. 맏이 르우벤도 동생 시메온에게 말을 건네지 못한다. 어쩌면 못난 형 탓이려니 여기면서, 용서해 달라는 눈치일 수도. 시메온도 형에게나 다른 동생들께 입을 다문다. 이는 그동안 아무 별일 없이 잘 먹고 잘 지냈다는 뜻이기도 할 게다. 아버지가 걱정도 되었지만, 어렵사리 따라온 막내 벤야민을 보니 그래도 마음이 풀린다. 이렇게 막내를 보내 준 아버지가 고맙게 여겨지기도 한다. 모르긴 몰라도 시메온은 동생 요셉의 숨은 배려에, 생전 처음의 환대다운 환대를 형제들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받았으리라.

 

고대 근동 일대의 일반 관습에 따라, 그 관리인은 요셉의 형제들을 주인의 집으로 데려가서는 발 씻을 물을 주고, 그들의 나귀들에게도 먹이를 풍족히 주었다. 그들이 요셉과 점심을 들 정오가 되려면 아직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한다. 그들은 각자 발도 씻고 몸단장도 다 한 터라, 정오가 되기만을 다들 초조하게 기다린다. 그리고 짬을 내어 그들이 미리 준비해 가져온 갖가지 선물을 정돈한다.

 

드디어 정오 무렵 요셉이 집에 들어온다. 초조하게 그 순간을 기다렸던 형제들인지라, 그들은 그를 보자마자 일어나, 그들이 아버지의 주문대로 가나안에서 가져온 선물용인 토산품을 요셉 앞에 가지런히 내놓고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이 형들과 식사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벤야민,식사,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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