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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실수로 다음주 목요일 복음을 묵상했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21 조회수1,448 추천수0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하나를 강조하십니다. 사랑을 계속해서 되풀이하셔서 강조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아버지의 사랑을 세상 사람들이 잘 알 수 있게 되기를 눈물겹도록 강조를 하십니다. 예수님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 세상에서도 누구나 한번은 다 사랑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사랑하면 꼭 이성적인 사랑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성별은 이성이라도 나이를 초월한 사랑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도 있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도 또 자신이 낳은 아이도 아닌데도 마치 자신이 낳은 아이인 것처럼 사랑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머리로는 때로 미워해야 하는 게 지극히 정상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인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사랑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그를 미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해할 수가 없는 감정입니다.

 

제가 올린 글에서 아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한 남편의 아내 사랑 이야기는 하나의 나약한 인간을 보는 게 아니라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제가 가슴으로 낳은 것 같은 아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나오는 제가 오랜 시간 거의 10년 가까이 지도를 하면서 정이 들 대로 들어서 이 아이가 먹다가 남긴 음식도 아무렇지도 않고 먹을 수가 있을 정도이고 더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애가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떤 생각이 들 정도였는지 아세요. 심지어 애한테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만약 정말 만약인데 그런 일이 없어야 되겠지만 만약 너가 심장이 안 좋아서 누군가의 심장이 필요한데 만약 그 심장이 이 세상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의 심장만 이식할 수 있을 정도로 조직이 맞다면 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한테는 줄 수가 있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모르겠어요. 정말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마음이 그대로 지속될지는 모르겠어요. 실제 그 당시에 그런 마음에 조금의 거짓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 마음이 변했다기보다는 무뎌진 것 같습니다. 작년 1월에 대학에 진학해서 앞으로 3학년 실습을 나가기 위해 필요한 토익 성적 때문에 두 달을 저한테 배운 이후로 14개월 동안 얼굴 한 번 보지 않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주말이라도 한번 얼굴 보려면 볼 수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아무리 그렇게 절절하게 정이 든 애도 보지 않으니 마음에서도 생각에서도 멀어진다기보다는 그런 감정이 작아지는 건 사실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사랑을 묵상하면서 이 애를 생각하며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도 눈에서 멀어지니 차라리 간혹 한 번씩 목소리라도 들으면 모를까 목소리도 듣지 않으니 그렇다고 제가 예전에 서울 애들은 애교라도 있지 이 앤 저도 경상도 사람이지만 애교라곤 눈꼽만큼 정도만 보여주는데 그런데도 그애가 그렇게 좋은 걸 보면 참으로 인간의 정은 미운정, 고운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특히나 미운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 아이를 통해서 제가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미운 짓을 해도 좋은 걸 보면 그렇습니다. 다른 애가 그런 짓을 했다면 전혀 에누리도 없었을 겁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마음도 끈을 놓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하느님과 우리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도 계속 가질 수가 있을 겁니다.

 

이 아이는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마법의 시간이면 어김없이 동반하는 그 고통이 아주 심한 아이입니다. 정말 어떨 땐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그런 정도의 고통이 심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때 이 아이를 보면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아주 중요한 것을 깨우친 사실이 있습니다. 아파하는 그 모습을 보면 제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 사랑은 이런 것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남이 아플 때 자기도 그 아픈 심정을 똑 같이 육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마음으로 똑같이 아파하는 것입니다. 아니 어떨 땐 그 마음이 너무 아프면 그걸 보는 제 마음이 얼마나 아프면 제가 대신 아파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게 한두 번이 아니였습니다.

 

아마도 하느님도 저희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런 마음이시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이 아이가 이런 제 마음을 모르듯이 저희도 하느님의 저희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하신지 우리가 모를 것 같습니다. 다음에 하늘나라에 가면 알 수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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