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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라오의 초청[37]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2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28 조회수1,11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7. 파라오의 초청

 

이렇게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식이 파라오의 궁궐에 전해지자,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이 좋아하였다. 사실 야곱 집안의 전 가족을 이집트에 이주 시켜 살게 하려면, 파라오의 사전 승낙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 비록 요셉이 파라오 다음가는 이인자이지만, 가나안에서 이집트로 대가족의 이주는 아주 중대한 문제일 수도. 사실 야곱 집안이 지금의 가나안에 자리 잡은 지 벌써 몇 대가 지났을 게다.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유다와 그 아들로 치자면 이미 오 대째다. 요셉도 마찬가지다. 그가 이곳 이집트에 은전 스무 닢에 팔려서 온 지도 스무 해가 훨씬 지났다. 재상인 요셉 그도 이미 이집트에 므나쎄와 에프라임 두 아들을 두고 있지 않은가?

 

야곱의 맏이 르우벤도 이미 두 아들을 둔 상태다(42,37). 아마도 야곱의 제일 막내 벤야민도 이미 결혼을 해, 자식을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즈음 해서 야곱의 나이를 대충 추측해보자. 요셉이 재상이 되었을 때의 나이가 서른(41,46)이고, 형제들과 화해할 때가 칠 년 대풍과 이 년 기근이 지난 때이니만큼 아마도 마흔(45,11) 정도는 되었을 게다. 이때 아버지 야곱은 어느 정도였을까? 그리고 요셉의 할아버지 이사악은 과연 살아 계실까? 만약 계신다면 할아버지의 연세는?

 

요셉은 쌍둥이 형 에사우가 마흔에 결혼을 했을 때(426,34), 그는 형을 피해 하란의 라반 외숙한테 도망을 가, 거기에서 장장 십사 년을 지냈다. 이 무렵 그는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셉을 낳자 라반 외숙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담판(30,25)을 한다. 아마도 그때가 야곱의 나이 쉰다섯으로 추정이 된다. 이 담판 이후 그는 육 년을 더 외숙을 위해 일을 해 주고는 대가족을 이끌고 몰래 외숙 라반 댁에서 도망치듯 하란을 빠져나왔다(31,41). 이렇게 보면 야곱이 쉰다섯에 요셉을 낳았으니, 재상이 된 요셉이 마흔에 형제들을 만나 아버지 야곱을 이집트로 모셔 오려 할 때의 아버지 야곱은 아흔다섯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물론 이때 요셉의 할아버지 이사악의 나이는 백쉰다섯으로 헤브론에 계셨을 게다. 이사악은 쌍둥이 야곱을 예순에 낳았으니까(25,26).

 

아무튼 이집트 재상 요셉은 파라오의 신임을 그야말로 톡톡히 받고 있다. 그는 히브리인으로 이집트에서 특별한 세 가지의 지위를 지니고 있다. 요셉이 형제들에게 이미 자신의 신분을 소개한 바대로 그는 파라오의 아버지요, 그의 온 집안의 주인이며, 그리고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45,8)’이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요셉을 이집트에서 파라오 임금의 자문을 맡은 수석 조언자요, 파라오 궁의 최고 관리자며, 이집트의 모든 행정 모든 책임을 맡은 파라오 다음 자리인 재상이 되게 하셨다. 그는 이처럼 이집트의 내정과 외정을 다 함께 다스리는 실권자로, 이는 다 하느님의 원대한 구원 계획의 배려로 이루어졌다.

 

문제는 야곱 집안의 이집트 이주에 따른 문제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지만 우상 숭배가 만연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곳의 기운이 다할 때까지 그들을 이집트로 데리고 와 보호할 참이었다. 이것이 그분의 원대한 계획으로, 이미 성조사 아브라함과도 계약으로 언약 된 바다. 그렇다면 과연 이집트라고 해서 그들만의 우상숭배 사상이 없다고 여길 만큼 안전하다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아닐 수도. 그것은 하느님의 판단 몫이기에 더는 가타부타할 사항이 아니다.

 

사실 이집트 내에서도 히브리인들처럼 이민족과의 차별은 좀 있었을 게다. 이집트는 일찍부터 왕정 통치체제이다. 그들 나름으로 자부심을 가진 국가다. 일찍이 무역 교류가 심해 여러 지역에서 저마다의 고유 특산물을 거래하기 위해 이스마엘인, 미디안 상인들이 이집트로 드나들었다(37,25.28). 또한 당시만 해도 이집트인들은 떠돌아다니는 히브리인들과는 아예 역겹다면서 식사 자리도 함께하지 않았다(43,32). 물론 요셉이 형제들과 화해를 터는 자리에도 이집트인들은 묵시적으로 동석할 수가 없었다(45,1). 그것은 어떤 이민족도 형제들이 화해를 이루는 만남의 자리에는 감히 참석하기가 어쩌면 거북하기에.

 

좌우지간 요셉은 야곱 집안의 대가족을 이집트로 모셔오기 위해서는 파라오를 사전에 만나야만 했다. 그것은 어쩌면 이집트에서도 가나안처럼 여러 우상이 있기에, 그들만이라도 별도로 머물 곳을 나름으로 귀띔해 둘 필요도 있었을 테니까. 그래서 요셉은 이미 나일 강 삼각지 근처의 고센 지방을 사전에 물색해 둔 터다(45,10). 파라오가 요셉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형제들에게 이렇게 분명히 이르시오. ‘너희는 이렇게 하여라. 너희의 짐승들에 짐을 싣고 가나안 땅으로 가서, 너희 아버지와 집안 식구들을 데리고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이집트에서 가장 좋은 땅을 주고, 이 땅의 기름진 것을 먹게 해 주겠다.’”

 

그리고 파라오는 그대들은 또 나의 전권을 받았다면서 내가 명령하는 말을 이렇게 전하시오.’라며 마치 자기 일처럼 신하들에게도 말을 덧붙여 잇는다. “너희는 이렇게 하여라. 너희의 어린것들과 아내들을 생각하여, 이집트 땅에서 수레들도 끌고 가거라. 거기에다 너희 아버지를 태워 오너라. 너희 세간들을 아까워하지 마라. 이집트 온 땅의 가장 좋은 것들이 너희 차지가 될 것이다.” 여기서 가져갈 수레는 전쟁이나 군의 사열식 때 사용하기 위해 말이 끄는 가벼운 병거용인 것이 아닌, 짐이나 이주민 또는 죄수들을 운송하기 위해 소가 끄는 큰 수레를 가리킨다.

 

이처럼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으로 아브라함 후손인 야곱 집안의 이집트 이주는 그분 계획대로 이제 차질 없이 진행될 태세다. 요셉과 그의 신하들은 파라오가 명령한 대로 여러 준비를 하여, 형제들에게 수레들을 마련해 주고 먼 가나안 여행길에 먹을 양식을 충분히 제공해 준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하라는 대로 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 형제들이 가나안으로 돌아감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파라오,초청,고센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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