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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23 - 섬 소년 (코스섬/그리스)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30 조회수1,399 추천수0 반대(0) 신고

 

섬 소년

 

 

 

코스”는 터키보드룸에서 배로 시간 거리에 있는 그리스 섬이다.

 

배로 여섯 시간 이상 걸리는 그리스 본토에서 보다 터키에서 훨씬 가깝지만

 

그리스 영토이다 보니 건물 모양이나 사람들 생김새 많은 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난다.

 

특히나 터기에는 마을 중심에 늘 이슬람 사원인자미 있는데

 

이곳에는 정교회 성당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서로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보니

 

보드룸에서는 잠깐이나마 그리스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코스

 

반대로 코스에서는 터키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보드룸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오전에 이곳에 도착한 나는 저녁 시간까지 여덟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지만

 

정보가 없다 보니 꼼짝 없이 항구주변에서 시간을 보낼 밖에 없었다.

 

코스 순전히 산토리니 가기 위해 들린 곳이다 보니

 

정보라고는 산토리로 가는 배가 있는 정도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일단 여행사로 가서 산토리니로 가는 배표를 끊고 배낭을 맡길 있냐고 하니

 

별로 새삼스럽지 않다는 표정으로 순순히 그러라고 하는 것이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는 모양이다.

 

코스의 항구 주변은 그리 크지 않았다,

 

휴양지답게 상점이나 레스토랑 그리고 숙소들이 해변을 중심으로 늘어서 있고

 

성과 로마 시대의 주거지 몇몇 오래된 유적들이 남아있다.

 

특별히 것이 없어 주변 구석 구석 돌아 보면서 사진도 찍고 점심도 먹고 했는데

 

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지쳐서 해변가 방파제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햇볕은 제법 따갑지만 아직 물이 차가워서인지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은 더러 있지만 물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데

 

멀리 남자아이 명이 발목 정도 오는 해변가에서 손으로 뭔가를 열심히 잡고 있다.

 

보통 같았으면 별로 관심 두지 않았을 텐데

 

그때 나는 시간까지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 일이 전혀 없어

 

(조금 과장하자면) 하늘에 떠있는 구름에라도 말을 걸고 싶을 정도로

 

엄청 지루해 하고 있던 참이었다.

 

 

 

도대체 뭐를 잡고 있는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조금 특이한 방법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물속에 버려진 붉은 벽돌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것처럼 그냥 통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속이 벌집처럼 사각형 격자 무늬로 비어있다.

 

벽돌을 통으로 만드는 보다 손은 좀더 가겠지만

 

튼튼하기로 치면 강도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볍고 재료는 들것 같다.

 

바로 격자 무늬 속에 물고기들이 들어가 있는데

 

벽돌을 건져내서 속에 물고기가 있으면 잡는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벽돌을 물속에서 건져 올리는 동안

 

물고기들이 도망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면 재빠른 놈들은 벌써 도망가고 그러지 못한 놈들만 잡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도 특이하고

 

어린 아이들이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도 재미 있어서

 

한참을 구경하면서 관심을 가져 주니 그런 내가 자기네들도 신이 나는지

 

펫트병에 잡아 놓은 물고기도 보여주고 잡을 마다 나한테 가져 와서 확인까지 시켜준다.

 

 

 


 

 

 

내가 어릴 생각했던 외국인은 나와는 전혀 다른 별세계의 사람들이었다.

 

생김새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배경이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같은 인간으로서의 공통점 마저 다를 같은 외계인 같은 존재였다.

 

그것은 내가 어린 시절 외국인이라는 존재를 실생활에서 직접 접할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러다가 나는 당시에는 그리 흔하지 않은 외국인들을 흔하게 있는

 

(거의가 미군이었지만) 지역의 중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일상적으로 외국인들을 보게 되었음에도 나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혹은 지식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할지라도

 

여전히 안의 세계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흑, , 백”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결국 안의 세계는 거대한 지구의 작은 일부분인 대한민국이 거의 전부이다 싶었다.

 

 

 

지금은 어린 시절에 비하면 외국인을 쉽게 접할 수가 있다

 

우리가 해외로 여행을 많이 가기도 하고 또한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여행을 온다

 

“화이트 칼라”던 “블루 칼라”던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많아졌고

 

무슨 이유에서이든지 국제결혼도 많이 늘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그대로 “글로벌화”되어 가고 있고

 

우리와 다른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물론 다양성 중에는 내가 원하는 것도 있고 원하지 않은 것도 있으며

 

옳은 것도 있고 옳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쪽이든 내가 원하지 않는 쪽이든

 

우리가 속한 세상은 계속해서 변해 것이고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문화를 접할 마다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거부할 것이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선택하게 것이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자유이지만 만큼 책임도 따르는 것이리라.

 

 

 

지금도 여전히 안의 있는 세계의 중심은 대한민국이다

 

그것은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그래서 속까지 대한민국 사람이라 어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상 대한민국이 “중심”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며 

 

이전 보다는 좀더 다양하고 넓은 세상이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나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코스"에서 소년을 만났다

 

처음 보는 동양 아저씨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아이들에게는

 

내가 어릴 생각했던 "흑, 황, 백"으로 나뉘어진 세상 보다 훨씬 크고 다양한 세계가 안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앞으로의 그들의 삶은 만큼 풍부할 것이다.

 

 

 

- "부켄벨리아"가 만발한 코스섬의 4월 풍경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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