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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야곱의 유언[44]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2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4 조회수1,563 추천수2 반대(1)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4. 야곱의 유언

 

이스라엘은 이집트 땅 고센 지방에 머물게 되었다. 그들은 그곳에 소유지를 얻어 자식들을 많이 낳고 크게 번성하였다. 야곱과 요셉이 살아 있을 때도 하느님의 보호 아래 이렇게 번창하였지만, 요셉과 그의 형제들과 그 세대 사람들이 모두 죽었을 때도,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식을 많이 낳고 늘어만 갔다. 그래서 탈출기도 이렇게 시작한다. ‘그들은 번성하고 더욱더 강해졌다. 그리하여 그 땅이 이스라엘 자손들로 가득 찼다.’(탈출 1,7 참조)

 

사실 나일 강 삼각지 근처에 위치한 지방 명칭인 고센근접해 있다’, ‘가깝다는 뜻이다. 이 말이 알려 주는 것은 이스라엘이 비록 이집트 땅에 머무르고 있지만, ‘나도 너와 함께 이집트로 내려가겠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26,3; 46,4)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그분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이집트에 사는 동안에도 아브라함의 아버지, 이사악의 아버지 가까이 머물렀다.

 

야곱은 이집트 땅에서 십칠 년을 살았다. 그래서 야곱이 산 햇수는 백사십칠 년이 되었다. 죽을 때가 다가오자 이스라엘은 자기 아들 요셉을 불러 말하였다. “네가 나에게 호의를 보여 준다면, 나에게 효성과 신의를 지켜 나를 이집트 땅에 묻지 않겠다고, 네 손을 내 샅에 넣고 맹세해 다오. 내가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되거든 나를 이집트에서 옮겨 그분들의 무덤에 묻어 다오.” 이는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일찍이 마련한 히타이트 사람 에프론의 밭에 있는 동굴을 가리킨다(23,17-18; 49,29).

 

또 야곱이 요셉을 불러 요구한 맹세에 대한 이러한 몸짓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의 배필을 친족에게서 구해오도록 자기 재산을 맡아보는 집안의 가장 늙은 종을 자신의 본고장으로 보낼 때의 동작(24,2)으로, 남자의 생식력을 끌어들임으로써, 맹세를 더욱 엄숙하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이렇게 했음에도 만약 맹세를 어기는 사람은 하느님의 저주를 받아 아기를 낳을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여겼다나.

 

그리고 야곱이 요셉을 불러 맹세까지 받으면서 내리는 유언의 핵심은, 자가가 죽으면 자신의 시신을 이집트 땅이 아닌 가나안에 꼭 묻어달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조상들과 함께 묻히는 것은 유목민의 오랜 전통이었으며, 가족 묘지에 안장되지 못함을 불행으로 여겼기 때문이다(1열왕 13,22; 14,13). 한편으로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후손들이 언젠가는 약속의 땅으로 돌아갈 기대를 끝까지 품게 하려는 의도일 수도.

 

이렇게 이스라엘이 자신의 시신을 조상들의 땅에 묻도록 요셉에게 이런 식으로 맹세시킨 것이다. 요셉이 제가 아버지의 유언 말씀대로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이스라엘이 그러면 나에게 맹세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요셉이 아버지의 말씀대로 하겠다고 맹세하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맡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요셉의 맹세로 자기의 마지막 뜻을 이룰 수 있게 된 데 대해 침상 머리맡에 엎드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형 에사우의 축복을 가로채고 야뽁 건널목에서 하느님과 밤샘을 하며 씨름한 야곱이 이제 너무 허약해서 세상을 떠날 때가 되었다. 가나안 땅에서 장수를 누린 노인으로 한껏 살다가 숨을 거두고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가신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사악(25,8; 35,29)과는 달리, 야곱은 비록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이 재상으로 있지만, 남의 나라 땅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할 서글픈 처지다. 그는 이렇게 마지막 유언을 하는 자리인데도 맏이 르우벤은커녕, 아무도 부르지 않고 단지 요셉만을 불러 이렇게 조촐하게 유언을 한다.

 

하느님께서 야곱의 선조들에게 약속하신 것들은 인간의 노력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은 그분의 권능으로 이루어지리라. 죽음을 준비하는 이 마당에 그에게는 사후의 세계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이 오로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후손들의 장래에 대해서는 유언으로 남기려 한다. 그것은 우선은 자신의 시신만이라도 약속의 땅 가나안에 묻히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하느님께서 언젠가는 당신 백성을 그곳으로 인도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뜻이기도 하다. 아무튼 마지막 유언은 조촐하게 요셉에게 전달된다.

 

이런 일들이 있은 뒤, 요셉은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손자가 아들이 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유언,고센,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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