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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야곱 손자에게 축복[46]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3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6 조회수1,878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6. 야곱 손자에게 축복

 

참으로 슬픈 사연이다. 거기에는 야곱의 막내 벤야민의 탄생 배경도 아주 슬프게 깔려 있다. 그토록 그녀가 바라던 아들이다. 출산에 따른 고통이 얼마나 심했기에 아기의 이름을 내 고통의 아들을 뜻하는 벤 오니라 하였을까! 아무튼 그가 가나안 땅에서 실제로 묻힌 땅은 그녀가 있는 에프라타 곧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가(35,19)가 아니라, 브에르 세바의 막펠라 동굴이었다. 그곳에는 그의 조상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사악, 어머니 레베카가 묻혀 있는 곳(49,31)이다.

 

이스라엘이 요셉의 곁에 있는 두 아들을 보고 이 아이들은 누구냐?” 하고 물었다. 그때까지도 야곱은 눈이 어두웠기에 요셉의 아들이 곁에 와 있는 것을 정녕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제야 요셉이 이 아이들은 하느님께서 이곳에서 저에게 주신 아들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이스라엘이 그렇구나, 그 아이들을 나에게 데려오너라. 내가 아이들에게 축복하겠다.” 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서 앞을 볼 수 없었다. 요셉이 아이들을 가까이 데려가자, 이스라엘은 그들에게 입 맞추고 끌어안았다. 그런 다음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얼굴을 다시 보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제 하느님께서는 네 자식까지 보게 해 주시는구나.” 온갖 고통을 안겨 준 그 어린 요셉의 실종이 이제는 야곱뿐만 아니라 집안의 기쁨의 원천이 되었다.

 

요셉은 아이들을 아버지 무릎에서 물러나게 하고,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였다. 무릎에 앉히는 것은 입양을 위한 작은 하나의 몸짓이다(30,3; 50,23 참조). 이제 요셉은 자식들이 아버지 야곱에게 입양된 다음 아버지의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무릎에서 물러나게 한다.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하려 한다. 그리하여 요셉은 두 아이를 데려다, 에프라임은 오른손으로 이끌어 이스라엘의 왼쪽으로, 므나쎄는 왼손으로 이끌어 이스라엘의 오른쪽으로 가까이 가게 하였다.

 

지금 우리에게도 작은 미풍양속으로 남아 있기도 하지만, 당시 풍습으로는 왼편보다 오른편을 명예와 축복의 위치로 여긴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뜻밖에도 손을 엇갈리게 내밀어, 에프라임이 작은아들인데도 오른손을 에프라임의 머리에 얹고, 므나쎄가 맏아들인데도 왼손을 므나쎄의 머리에 얹었다. 손을 엇갈리게 하여 야곱은 맏이에 앞서 막내를 축복한다. 이 야곱의 두 손자 축복에서 처음으로 손을 머리에 얹고 축복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실 야곱은 요셉의 의도와는 달리 노골적으로 아우를 형보다 먼저 축복하는데, 이는 야곱이 형에 앞서 축복을 받아 가로챘던 과거의 사례를 회상시킨다. 축복은 손을 얹음으로써 이루어지며, 이러한 방법은 고대 페르시아 이후 누군가에게 신의 가호를 청하는 관습으로 자리하게 된다. 아무튼 야곱은 그렇게 에프라임과 므나쎄에게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을 아주 엄숙하면서도 장엄하게 시작한다.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이렇게 축복하였다. “저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을 당신 앞에서 살아가게 하신 하느님, 제가 사는 동안 지금까지 늘 저의 목자가 되어 주신 하느님,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 나의 이름과 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이름이 이 아이들에게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으리라. 또한 이들이 세상에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게 불어나리라.”

 

야곱의 축복 내용에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해 주신 모든 일이 다 담겨 있다. 야곱은 하느님이 베풀어 주신 모든 복과 베풀어 주신 구원의 내용을 내세운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과 성조들의 이름이 이 아이들에게 계속 기억되기를 기원한다. 이렇게 조상들이 소자들에게 계속 살아있기를 바란다. 조상들이 얻은 명성이 후손들에게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살았던 그들의 역사가 손자들에게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자들 역시 항상 어디서나 하느님과 함께 살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 축복과 기원은 비록 에프라임과 므나쎄가 이집트 여인에게서 이집트에서 태어났더라도 결코 이집트인이 아니라 이스라엘인이라는 사실을 후대의 두 지파에게 반드시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참으로 야곱의 이 축복은 비록 눈은 어두워졌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하느님과 함께하는 밝은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요셉은 아버지가 오른손을 에프라임의 머리 위에 얹은 것을 보고는 못마땅하게 여겨, 아버지의 손을 잡아 에프라임의 머리에서 므나쎄의 머리로 옮기려 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야곱 손자에게 축복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축복,벤 오니,오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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