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7 조회수2,603 추천수14 반대(0)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 갔던 것은 199510월입니다. 벌써 25년이 지났습니다. 교구에서는 보좌신부들에게 성지순례를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당시 대한항공은 이스라엘에 처음으로 취항하면서 교회에 홍보를 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리스도교인들에게는 성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성지순례를 많이 가는 편이지만 그때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뒤로 복음화학교 담당신부를 하면서 공동체 회원들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함께 했습니다.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고, 하느님의 은총이고, 제게는 기쁨의 시간이었습니다. 베들레헴 성전에 카타리나 성당이 있습니다. 들어가는 문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만일 당신이 여행객으로 이곳에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순례자로 이곳에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모든 순례자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였던 아인카렘, 예수님께서 탄생하셨던 베들레헴, 예수님께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던 나자렛, 첫 번째 표징을 보여주셨던 가나, 거룩하게 변모하셨던 타볼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저녁을 함께 드셨던 다락방, 밤 세워 기도하셨던 겟세마니 동산, 베드로가 회개했던 닭 울음 성당, 예수님께서 고난의 십자가를 지셨던 예루살렘 성전이 있습니다. 제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곳은 갈릴래아 호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서 복음을 선포하셨고, 제자들을 부르셨고, 하느님나라를 말씀하셨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는 예수님께서 표징을 보여주신 곳이 많습니다.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주신 곳,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어 보신 곳,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곳, 그리고 참된 행복을 선포하신 곳이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를 바라보면 예수님께서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두려워마라! 왜 믿음이 약하느냐? 내가 있지 않느냐? 너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2005년 이스라엘 성지순례의 기억입니다. 참된 행복 선언 성당에서 기도를 마치고 순례오신 분들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예수님이라면 지금 우리에게 어떤 행복을 선포하시겠습니까?’ 저는 마리아의 행복선언, 요셉의 행복선언, 아가다의 행복선언, 안드레아의 행복선언을 들었습니다. 순례에 오신 분들은 모두 저마다의 행복선언을 하였습니다. 각자가 처한 환경과 자리에 따라서 행복선언도 내용이 달랐습니다. 현실적인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아픈 사람이 건강을 회복하는 것, 남편이 회사에서 승진하는 것, 자녀가 혼인을 하는 것, 자녀가 취직을 하는 것, 봉사하는 단체가 잘 되는 것, 성전 신축이 잘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본인의 행복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전쟁이 없는 것, 남과 북이 일치를 이루고 통일이 되는 것,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것, 병든 사람이 없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행복을 말하고 싶습니다. “행복하여라!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 발전과 성장이 모든 것이 아님을 알았을 겁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음을 알았을 겁니다. 행복하여라! 암인 줄 알았는데 오진이었음을 알게 된 사람들, 하루하루가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행복하여라! 오늘 새벽에 눈을 뜬 사람들,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토록 원하던 하루였습니다. 행복하여라! 신앙을 가진 사람들, 이 세상에서 이미 하느님나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월요일 아침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여러분이 행복선언을 하신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시겠는지요? 예수님의 행복선언과 여러분의 행복선언을 한번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비슷한지, 어떤 점이 다른지도 알아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시는 행복의 기준은 비움, 나눔, 희생, 봉사, 평화, 가난입니다. 이렇게 살면 세상에 채울 것은 적어지지만 하늘나라에 많은 것들을 채울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내 초의 불을 다른 이웃의 초에 옮겨 주어도 내 초는 잃은 것이 없지만 세상은 더 밝아지듯이 우리의 희생, 나눔, 헌신, 비움은 우리를 영적으로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그만큼 더 환해지고 밝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사라지고 말 것을 채우기 위해서 애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한 주간되시기 바랍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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