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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에프라임을 므나쎄 앞에다[47]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3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7 조회수1,62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7. 에프라임을 므나쎄 앞에다

 

요셉은 아버지가 오른손을 에프라임의 머리 위에 얹은 것을 보고는 못마땅하게 여겨, 아버지의 손을 잡아 에프라임의 머리에서 므나쎄의 머리로 옮기려 하였다.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닙니다, 아버지. 이 아이가 맏아들이니, 이 아이 위에 아버지의 오른손을 얹으셔야 합니다.” 이렇게 야곱은 아버지가 눈이 안 보여 실수한 것으로 생각하여 이스라엘의 손을 바로 두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이 한 게 바른 것이니 그냥 그대로 따르라는 눈치를 드러낸다.

 

그래서 야곱은 자연스럽게 딱 자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들아, 나도 그것쯤은 안다, 나도 알아. 이 아이도 한 겨레를 이루고 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우가 그보다 더 크게 되고, 그의 후손은 많은 민족을 이룰 것이다.” 사실 이것 역시 하느님의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 그날 야곱은 그들에게 이렇게 축복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너희를 들어 말하며 이렇게 축복하리라. ‘하느님께서 너를 에프라임과 므나쎄처럼 만들어 주시리라.’”

 

이는 요셉과 그 후손에게는 실로 놀라운 특권이자 대단한 축복이었다. 이렇게 요셉의 아들들은 축복을 받았다. 여기서도 형보다 아우 에프라임이 더 복을 누렸다. 사실 야곱과 쌍둥이 에사우가 축복을 받을 때도 눈먼 아버지 이사악이 속아서 동생 야곱을 축복했지만(27,27), 이번에는 눈먼 야곱이 의도적으로 동생 에프라임을 선택해 축복한다. 의도하지 않았던 이사악의 축복조차도 야곱에게는 복이 되는 축복이었다면, 하물며 므나쎄보다 우선해서 동생을 축복하려는 야곱의 의도적 결정도 큰 효과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야곱은 에프라임을 므나쎄 앞에 내세웠다. 역사적으로도 두 부족 가운데 에프라임 쪽의 사열을 받은 부족 숫자가 사만 오백 명으로 므나쎄 지파의 삼만 이천이백 명보다 훨씬 더 많았다(민수 1,33.35 참조). 이처럼 동생이 형을 앞서는 것은 야곱과 에사우의 경우는 물론, 유다가 타마르에게서 얻은 쌍둥이 페레츠와 제라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이는 솔로몬 왕궁의 서기관들이 형을 제치고 왕위를 차지한 솔로몬의 왕위 계승을 정당화하기 위해 마련한 배려라는 설이 있기는 하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 나는 이제 죽는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와 함께 계시면서, 너희를 다시 조상들의 땅으로 데려가 주실 것이다. 그리고 나는 너의 형제들보다 너에게, 내 칼과 활로 아모리족의 손에서 뺏은 스켐 하나를 더 준다.” 이는 요셉의 후손들이 훗날 가나안의 아모리 족속이 차지하는 땅을 빼앗을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하느님께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분명히 그 땅을 차지할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때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잘 알아 두어라. 너의 후손은 남의 나라에서 나그네살이하며 사백 년 동안 그들의 종살이를 하고 학대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네 후손이 종이 되어 섬길 민족을 나는 심판하겠다. 그런 다음, 네 후손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너는 평화로이 네 조상들에게로 갈 것이다. 너는 장수를 누리고 무덤에 묻힐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 대째가 되어서야 여기로 돌아올 것이다. 아모리족의 죄악이 아직 다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15,13-16)

 

그리고 히브리 말로 스켐 하나를 더 준다라는 표현에는 무언가 숨은 뜻이 있는 것 같다. 스켐은 어깨를 뜻하면서, 동시에 요셉 자신이 묻히게 될 성읍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셉의 형제들이 어깨에 짊어지고 갈 요셉의 유해가 묻힐 스켐 성읍을 암시할 수도 있다. 사실 모세는 요셉의 유언(50,25)대로 이집트를 탈출할 때 그의 유골을 가지고 나왔고(탈출 13,19), 요셉의 후손들이 야곱이 스켐의 아버지 하모르의 아들들에게 돈 백 닢을 주고 산 밭에 묻었다(여호 24,32).

 

이처럼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에게 주는 축복의 내용은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땅과 후손에 관한 것이다. 지금 그는 비록 기근 때문에 이집트 땅에 와 있지만, 설사 이곳에서 죽더라도 하느님께서 주시기로 한 그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절대 잊지 않고 있다. 야곱의 후손들은 이곳 이집트에서 하느님의 보호 아래 많은 인원으로 불어나, 저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곳에 묻힌 요셉의 유골을 들고서 말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난 뒤에, 야곱은 그의 아들들을 불러 모아놓고 그들에게 축복하며 장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말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유다를 뺀 레아의 아들 축복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에프라임,므나쎄,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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